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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4.08.31 00:27

연중 제22주일

조회 수 939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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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따라 저는 가난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프란치스칸으로서 가난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그리고 매번 제 안에 남는 결론은, 프란치스칸 삶을 선택하길 잘 했고, 그렇게 가난을 살아가는 것이 참으로 복되다는 생각을 얻게 됩니다.

 우선 물질적인 면에 있어서, 부족함 없이 늘 채워주심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한 경험 때문에, 넉넉하지는 않지만, 필요하면 언제나 채워주실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또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 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저의 약점을 보게 됩니다. 인간적인 실수, 그 실수에서 오는 좌절감. 때로는 공허함에 빠져들기도 하고, 그 공허함을 잊고자 다른 것에 몰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매번 얻게 되는 결론은, 그 공허함은 없어지지 않고 다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또한 형제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들, 무시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들, 잘 보이고 싶은 욕심들. 완벽하고 싶고, 수도자로서 훌륭한 형제라는 말을 듣고 싶고, 참 열심히 살아간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집니다. 위가 무엇인지 모르면서도, 끊임없이 위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 그러면서도 여전히 밑에 있는 제 모습을 보게 되면, 그러한 공허함, 그러한 좌절감은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것은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무엇 때문에 저는 고통을 받고, 무엇 때문에 저는 위로 올라가고 싶은 것일까요?

 누군가 이야기 했습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로움, 공허함은 어쩌면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인간이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일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인간의 외로움, 인간의 공허함은 인간이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신이 아니고, 그렇기에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그렇기에 인간은 부족함이 있고, 그렇게 빈 공간을 가진 존재인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서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물질적인 측면에서 볼 때, 그 부족함을 돈으로 채우고 싶은 것처럼, 우리의 마음에서 느끼는 그 부족함을 그 무엇인가로 채우고 싶어 합니다. 누구에게는 그것이 술이고, 누구에게는 그것이 돈이고, 누구에게는 그것이 일입니다. 하짐나 그것들은 우리의 부족함을 채워주지 못합니다. 그것들로 우리의 부족함을 채우려 할수록, 우리는 그것들에 중독되어 갑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그 무엇으로도 우리 마음의 부족함을 채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부족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외로움, 공허함에 그대로 머무는 것입니다. 그 부족함을 다른 무엇으로 채우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즉 마음의 가난에 머무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복음에서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로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마음의 가난에 머무는 것을 넘어서, 예수님께서는 자기 자신마저도 버릴 것을 말씀하십니다. 자기 자신마저도 자기 것으로 남겨 두지 않는 것, 자기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마지막까지도 주님께 돌려 드릴 것을 말씀하십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필요하면 언제나 채워주실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면, 마음의 가난에 머물 때, 그 부족함 속으로 하느님께서 직접 들어오셔서, 그 공허를 채워주실 것이라는, 그렇게 충만함을 느낄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면, 우리는 주님께 우리의 마지막까지 돌려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다음 구절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가난을 선택할 때, 하느님께서 내 안에 들어오시고, 가진 것을 모두 내어 줄 때, 주님께서 나의 전부가 되어 주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프란치스칸으로서 가난에 머물며, 주님을 따르는 길을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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