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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

 

오늘 복음을 읽다가 끝 말씀에서 생각이 멈췄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라.

그런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이 세상 곳간에는 쌓아둔 것이 많지만

하느님 곳간에는 쌓아둔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세상 곳간에 쌓아두지 않는 것만으로,

다시 말해서 이 세상에서 가난한 것만으로 하느님 곳간에 쌓는 것일까요?

 

이것이 오늘 제가 복음을 읽다가 든 의문입니다.

그리고 이 의문은 이런 묵상으로 이어졌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지 못함이란

재물 없음이 아니라 사랑 없음이고,

반대로 하느님 앞에서 부유함이란

재물에 대한 탐욕이 없음이 아니라 이웃에 대한 사랑이 많은 거라고.

 

그래서일까요?

옛날 공동번역은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지 못한 사람을

하느님 앞에서 인색한 사람이라고 번역을 하였습니다.

인색하다는 것은 가진 것을 나눌 줄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부유하다고 다 인색한 것이 아니고,

가난하다고 다 인색치 않은 것이 아니지요.

그러니 부유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이나

사랑이 없어 나누지 않으면 다 인색하지요.

 

그럼에도 많이 줄 수 있는데도 안 주는 사람이

많이 줄 수 없어서 안 주는 사람보다 더 인색한 것처럼

부유한 사람이 나누지 않으면

가난한 사람이 나누지 않은 것보다 더 인색하기는 합니다.

 

오늘의 복음은 또한 탐욕을 경계하라는 가르침입니다.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이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

 

 

그런데 부유하다고 다 탐욕스러운 것이 아니고,

반대로 가난하다고 다 탐욕이 없는 것 아닙니다.

역시 사랑 없이 부유한 것이 탐욕스러운 것이고

탐욕밖에 없는 부유함이 하느님 앞에서는 가난한 것이지요.

 

 

제가 참 이해하지 못하는 것 중의 하나가

어찌 우리나라 최고 부자들은 그 많은 재산, 죽을 때까지 쓰고도 남고,

1,000년을 써도 남을 재산을 갖고도 그렇게 좋은 일에 쓰지 못할까입니다.

10분의 1, 아니 100분의 1만 써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 텐데.

 

그런데 탐욕밖에 없는 그들의 인색함에 대해 생각다가

사돈 남 말하고 있네 하는 생각이 같이 들었습니다.

 

탐욕밖에 없는 그들의 부유함이나 탐욕밖에 없는 나의 가난함이나

탐욕밖에 없다는 면에서, 다시 말해서

탐욕밖에 사랑이 없다는 면에서 하느님 앞에서 가난하기는 마찬가지지요.

 

반대로 사랑밖에 다른 것이 없는 가난이 탐욕을 몰아내고

진정 하느님 나라를 소유하는 기쁨을 선사합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사랑밖에 없는 기쁨에 찬 가난을 이렇게 바꿔 노래합니다.

“기쁨과 더불어 가난이 있는 곳에 탐욕도 인색도 없습니다.”

 

이 말씀들을 묵상하며 오늘 하느님 앞에서 부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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