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그러한 일을 저지르는 자!”

 

지난 주말 대전-서울-부산-대전으로 이어지는 기차를 10시간 넘게 탔는데

주말이라서 기차는 정말 완전히 만원이었고 또 공간은 완전히 열려있었기에

모든 소리와 모든 모습이 그대로 귀와 눈에 들어왔고,

그래서 요즘 우리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한 기차를 탔기에 어딘가 한 방향으로 가고 있었지만

앞만 보고 가지 옆 사람과 아무런 나눔이 없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옛날 기차를 타면 생판 모르는 사람끼리 인사를 하고

얘기도 나누고 먹는 것이 있으면 권해도 보고 하면서 갔는데

요즘은 일체 그런 모습을 볼 수 없고, 저도 그러는 것이 편했습니다.

 

두 번째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화면으로 뭔가를 보고,

자기 귀에만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뭘 하는지 신경 쓰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해도 들리지 않고, 듣지도 않습니다.

 

세 번째로 볼 수 있는 것이 원거리 통화입니다.

바로 옆 사람과는 아무런 통화가 없는데

멀리 있는 친한 사람과는 계속 뭔가를 주고받습니다.

멀리 있는 사람에 의해 가까이 있는 사람은 완전히 소외를 받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아는 사람과 같이 기차를 탔는데도

옆 사람과는 얘기하지 않고 각기 먼 데 사람과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네 번째로 볼 수 있는 것이 그런데도 한 공간에 같이 있음으로

서로는 서로를 괴롭히고, 서로는 서로에 의해 괴롭힘을 당합니다.

그러니까 친교니 나눔이니 사랑이니 이런 좋은 것은 발생하지 않고,

불쾌함과 짜증스러움과 같은 안 좋은 것만 발생을 합니다.

 

철야 기도회에서 강의를 하고, 미사까지 드린 다음

새벽 첫차로 부산에서 대전으로 올라오는 기차 안이었습니다.

제 뒤에는 청년이 타고 그 뒤에 60대 남성이 탔습니다.

청년은 잠이 부족했고, 60대는 아침잠이 없어서 생생했습니다.

 

그런데 이 60대 남성이 모두들 조용한 중에 혼자 큰 소리로 전화를 하는데

아침부터 이 전화, 저 전화 무슨 얘기가 그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예전 같으면 제가 화가 나서 조용히 전화하라고 한 마디 하였을 테지만

요즘은 그런 것으로 영향 받지 않고 수덕의 기회로 삼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런 것으로 화내지 않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밤을 새워 피곤했음에도

그 사람 때문에 화가 나지 않고 평온한 마음으로 계속 가는데

제 뒤의 젊은이가 어른이라 말은 못하고 계속 궁시렁거리는 거였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사는 모습입니다.

둘 사이에 아무런 티격태격은 없었고, 저는 죄짓지 않고 평안했습니다.

그런데 그들 중 한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 인해 괴롭고 그래서 죄를 짓지만

그 다른 사람은 자기가 괴롭힌 줄, 죄짓게 한 줄도 모르고 천하태평입니다.

 

옛날에는 죄 고백을 이런 말로 끝맺었습니다.

이 밖에 나 성찰치 못한 죄와

남이 나로 인해 지은 죄 있을 터이니

신부는 도무지 저를 벌하고 사하소서.”

 

요즘 우리의 삶은 무관하게 살려고 하나 무관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사랑만 단절되고 고통은 여전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며 옛날이 숫제 더 낫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랑하려고 했지만 사랑에 실패하여 싸우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고,

나로 인해 네가 아프고 죄지을까봐 마음도 쓰지만

사랑의 고통이 오늘날 단절의 불행보다 낫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의 고통이 단절의 불행보다 낫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공동체들이 사랑의 고통보다

단절의 불행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돌아보게 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풍경소리 2014.11.10 17:34:43
    그렇습니다.
    어디 선가 읽은 기억이 나네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고통도 많을 것이고
    적게 사랑하는 사람은 고통도 적을 것이다"라는 말,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죽으려고 오신 것은 아닐 것입니다.
    사랑의 삶을 살다보니 죽음으로 까지 갈 수 밖에 없었지 않았나 싶어요.
    진정한 사랑은 고통과 함께 갈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래서 인연을 맺고 산다는 것이 그렇게 낭만적인 기쁨만은 아니라는 걸
    조금씩 철이 들면서 관계를 통해서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고통이 오늘날 단절의 불행보다 낫습니다"라는 말씀은
    진정한 사랑의 맛을 안 사람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밖에 없다는 말씀으로 알아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6Dec

    대림 1주 토요일-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면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고쳐주셨다.”   어젠가, 그젠가 신문기사를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고, 불편했습니다. 아버지가 친딸을 8살부터 8년 간 성폭행을 했다는 ...
    Date2014.12.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37
    Read More
  2. No Image 05Dec

    대림 1주 금요일-끝 너머에는?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예, 주님!’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렸다.”   눈이 먼 사람을 일컬어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표현을 들을 때 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Date2014.12.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21
    Read More
  3. No Image 04Dec

    대림 1주 목요일-무너진 하느님의 집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버렸다.”   오늘 주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지 않으면 우리가 짓는 집이 마...
    Date2014.12.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96
    Read More
  4. No Image 03Dec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축일-복음이란 행복의 역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순전히 남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서 무엇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니고 오로지 남을 위한 것이어도 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아무리 ...
    Date2014.12.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760
    Read More
  5. No Image 02Dec

    대림1주 화요일- 봐야할 것을 보는 행복한 눈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살면서 이것저것, 온갖 것을 다 겪은 걸 일컬어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하고, 볼 ...
    Date2014.12.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2274
    Read More
  6. No Image 01Dec

    대림 1주 월요일-구원의 두 조건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   구원 발생의 두 조건.   오늘 복음은 백부장의 종이 치유되는 얘기인데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 인간이 구원 받는 두 조건을 볼 수 있습니다.   ...
    Date2014.12.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90
    Read More
  7. No Image 30Nov

    대림 제 1 주일-우선 깨어나는 것부터

    “깨어 있어라.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지난 한 주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지나갔고, 그래서 참으로 마음가짐을 채 갖추지 못하고 오늘 대림절을 맞이...
    Date2014.11.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21
    Read More
  8. No Image 30Nov

    대림 제1주일

     오늘 복음의 핵심은,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깨어 있으라는 것입니다. 교회가 이 복음 말씀을,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시기의 시작을 위해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집주인이 돌아온다는 것은, 종말이 다가온다는 것이고, 그가 언제 돌...
    Date2014.11.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1 Views896
    Read More
  9. No Image 29Nov

    연중 34주 토요일-조심하기보다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조심操心 조심을 우리말로 풀이를 하면 <마음을 잡다>입니다. 반대말은 방심放心<마음을 놓다>가 되고요.   그런가 하면 마음이 무르거...
    Date2014.11.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64
    Read More
  10. No Image 28Nov

    연중 34주 금요일-이제 우리의 사랑만 있으면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제는 저의 본명축일이자 백 종순 안젤로 수사님의 기일이었습니다. 관구 회의 중이라 많은 형제들이 저의 축일을 축하해주었는데 그 중의 한 형제도 축하를 해주며 제 축일 무렵...
    Date2014.11.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82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29 630 631 632 633 634 635 636 637 638 ... 725 Next ›
/ 72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