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330 추천 수 2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어떤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무릎을 꿇고 도움을 청하였다.”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손을 대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복음은 <어떤 나병환자>의 치유 얘깁니다.

복음에는 어떤 부자, 어떤 눈먼 이 등, 어떤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오늘따라 이 <어떤 나병환자>가 어떤 사람일까 생각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지금 저희 유기 서원기 형제들의 피정을 동반키 위해

나환우들의 마을인 이곳 성심원에 와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에 와서 나환우들을 뵈올 때 처음에는 두려움으로 뵈었고,

자주 뵙게 되면서 두려움이 사라지자 한분 한분이 눈에 들어오면서

이 분은 어떤 분일까, 어떤 삶을 사셨을까 관심을 갖게 되다가,

최고로 관심이 많았을 때는 성 프란치스코와 나환우의 관계처럼

이분들과 어떤 특별한 친밀감과 유대감을 가진 적도 있었습니다.

 

그랬었는데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 저에게 이분들은

특별하지도, 개인적이지도 않은 분들이 되었습니다.

낱개로 팔지 않고 모개로 팔 때 쓰는 도매금이란 말이 있는데

저는 이분들을 지금은 한분 한분도 아니고, 나환우도 아니고,

병으로 고통 받는 많은 분들의 도매금으로 만나는 것입니다.

 

이런 저는 얼마나 무도한 자입니까?

성심원을 방문한 분들은 다 아시지만 이곳에서 평생을 살고 있는 대단한

저의 형제에 비하면 저는 정말 무정하고 무례한 것을 넘어 무도한 자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복음의 <어떤 나병환자>는 예수님께 어떤 존재였을까요?

당시 수없이 만나게 되는 수많은 병자들 중의 하나였을까요?

예수님은 절대로 저와 같은 분이 아니라는 것이 저의 믿음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따로 만나셨을 거라는 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이 나병환자도 어떤 집안의 귀한 아들로서 이름을 가지고 불렸을 것입니다.

귀한 아들이었기에 이 병을 고치려고 부모들이 무진장 애를 썼을 것이고,

본인은 더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그리고 필사적으로 병과 싸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병이 아무리 해도 고칠 수 없는 나병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가족들도 이 나병환자를 포기하고 집에서 내보내야했고,

본인도 사람서리에서 쫓겨나 절망 가운데서 살아야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곳의 많은 나환우들이 그러셨던 것처럼 거의 틀림없이

이 나병 환자도 자살을 몇 번 시도했을 것이고 그러나 실패하여

이렇게 사는 것이 운명이겠거니 하며 체념 가운데 살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자기가 사는 곳 가까이 오셨고

이 예수님께 대한 얘기를 이 나병 환자도 듣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라는 분은 차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똑같이 여기실 뿐 아니라

똑같이 여기지만 도매금으로 똑같이 여기는 분은 아니시라는 거였습니다.

여느 사람들과 달리 차별은 없지만 차이는 인정할 줄 아는 분이셨습니다.

 

이런 분이라면 되겠다고 이 나병 환자는 생각했을 것입니다.

체념을 거두고 나의 사정을 말씀드려도 되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러니까 차별은 없지만 차이를 인정하는 예수님의 그 사랑이

일생을 체념 가운데 살아온 사람의 용기를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그래서 몇 십 년 사람서리에서 떠나 살던 그가

사람들 가운데 그리고 예수님 앞에 나와 무릎을 꿇고 감히 청을 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사랑을 믿고 사람들과 주님 앞에 나아와 청하는 것, 이것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일단, 아니 무엇보다도 사람들과 주님 앞에 나아오는 것입니다.

무엇을 청하건 청하지 않건, 어떻게 청하건 그것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자기 안에, 특히 자기의 고통 안에 갇혀 있지 않고

선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추시는 하느님의 빛에로,

나병 환자에게나 성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내리시는 하느님의 사랑에로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그분과 그분 사랑 앞에 서는 것, 이것이 기도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구홍일구홍일 2016.09.28 10:40:58
    등록되어 프란치스칸으로서 영광입니다
  • ?
    홈페이지 풍경소리 2015.01.15 12:26:07
    그렇습니다.
    예기치 않은 좌절과 절망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절박함이 온 몸으로 조여드는 어두움의 순간 순간이 있었습니다.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는,
    아니, 대신 살아 줄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결심한 것이 있었습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살아 있는 말씀으로 저에게 용기를 부여하셨고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마다 이 말씀은 저에게 비상카드가 되었습니다.

    적어도 제 자신이 먼저 삶을 내려놓지 않는다는 것,
    제가 먼저 포기하지 않고 갈 때 까지 가보겠다는 용기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 작은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면 깨달음이고
    제 나름의 믿음이고 희망이고 삶을 사랑하는 힘이 아닐까............
    제 자신이 휘청거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때 휘청거리는 사람이 기댈 수 있는
    벽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오늘도 주님이 주시는 비상카드를 지니는 마음으로 새 날을 맞이합니다.

    "선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추시는 하느님의 빛에로,
    나병 환자에게나 성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내리시는 하느님의 사랑에로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그분과 그분 사랑 앞에 서는 것, 이것이 기도입니다.
    고맙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3Sep

    연중 25주 수요일-하느님의 일은 하느님의 힘으로만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아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보내시며, 그들에게 이르셨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오늘 주님께서 복음...
    Date2015.09.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04
    Read More
  2. No Image 22Sep

    연중 25주 화요일-내침과 들임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내침과 들임.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만나러 어머니와 마리아와 형제들이 왔고, 그 사실을 누가 예수께 알렸지만 예수께서는 그에 대해서는 이타저타 말 한마디 ...
    Date2015.09.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34
    Read More
  3. No Image 21Sep

    성 마태오 사도 축일-하느님 사랑의 필요충분조건인 마태오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오늘 복음에 의하면 마태오 사도는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당신 제자로 부르신 존재입니다. 여기에는 일부로 마...
    Date2015.09.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06
    Read More
  4. No Image 20Sep

    한국 순교 성인 대축일-부끄러움과 함께 성인들을 공경하는 오늘

    지금 우리 교회는 위대한 신앙의 또 다른 선배들을 복자품에 올리려 합니다. 103위 성인과 125위 복자가 박해시대의 성인들이라면 지금 시복작업을 추진하는 분들은 안중근, 이광재, 김선영 등 근대 역사의 격랑 가운데서 신앙을 훌륭히 증거한 분들이지요....
    Date2015.09.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60
    Read More
  5. No Image 19Sep

    연중 24주 토요일-나는 어떤 마음 밭?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묵상하다가 저는 어떤 땅에 해당될까 생각했습니다.   처음 탁 떠오른 생각은 제가 길바닥이라는 거였습니다. 누구나 왔다, 갔다하는 곳이 길바닥이고 거기에 씨를 내놓는 것...
    Date2015.09.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236
    Read More
  6. No Image 18Sep

    연중 24주 금요일-우리가 피해야 할 것들

      “하느님의 사람이여, 그대는 이러한 것들을 피하십시오.”   바오로 사도는 오늘 디모테오를 하느님의 사람이라고 하며, 하느님의 사람이라면 이런 것들을 피하라고 하는데 그 피해야 할 것들이란 <병적인 열정>과 <갖가지 욕망>입니다.   먼저 병...
    Date2015.09.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362
    Read More
  7. No Image 17Sep

    성 프란치스코 오상 축일-큰 불길도 작은 불꽃에서부터

    저는 작년 성모 통고 축일에는 성모 마리아처럼 예수님의 수난을 같이 느끼고, 다른 이들의 아픔을 같이 아파하고 위로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바람도 있었지만 ‘말이 씨가 되어, 정말 그리 되...
    Date2015.09.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13
    Read More
  8. No Image 16Sep

    연중 24주 수요일-올바른 처신

        “그대가 하느님의 집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 집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교회로서, 진리의 기둥이며 기초입니다.”   오늘 디모테오서를 읽으면서 하느님의 집에서 하느님의 사람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생각게 되...
    Date2015.09.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196
    Read More
  9. No Image 15Sep

    고통의 성모 마리아 축일-아드님과 함께, 우리와 함께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가 서 계셨다.”   아드님의 십자가 곁에 성모님이 계셨으니 아드님의 고통에 성모님이 함께 하신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오늘 미사의 본기도도 이렇게 기도를 합니다. “하느님, 십자가에 높이 달린 아드님 곁...
    Date2015.09.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921
    Read More
  10. No Image 14Sep

    성 십자가 현양 축일-나 혼자만은 죽지 않는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 져야 한다.”   오늘은 성 십자가 현양 축일입니다. 십자가가 거룩하다고 하면서 그 거룩한 십자가를 높이 우러르며 찬양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잘들 아시다시피...
    Date2015.09.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4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23 624 625 626 627 628 629 630 631 632 ... 748 Next ›
/ 74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