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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겸요한 2015.03.15 05:25

사순 제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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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께서 창조의 첫 날에 빛을 만드셨고, 주님께서는 빛으로 이 세상에 오셨지만, 여전히 세상에 어둠이 존재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의 얼굴은 기쁨을 간직하기 보다는, 고통과 어둠이 가득한 얼굴을 한 사람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알게 모르게 관계 안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그 상처는 내 안에서 치유되지 않고 더 깊어져서, 또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게 됩니다. 나의 욕심은 다른 사람의 상처를 보고 싶어 하지 않으며, 나만을 사랑하기에 바빠서, 다른 사람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상처의 치유를 위해 사랑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들은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린 듯합니다. 그렇게 세상은 점점 더 어둠 속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사람은 신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약점, 약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잘못을 저지르고, 그것으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그 상처로 아파합니다. 즉 잘못을 저지른다는 것은, 우리가 신이 아니라, 진정한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잘못, 그 상처를 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어둠 속으로 숨어듭니다. 우리의 약함이 드러나는 것은 고통으로 다가오기에, 우리의 약함을 드러내는 빛을 미워합니다.

 오늘의 복음은 인간이 하는 일이 악하기 때문에 빛을 미워한다고 표현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선으로 창조되었기에, 우리 안에 분명히 선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정하지 않을 때, 우리가 약함을 가지고 있음을 거부할 때, 우리는 완벽해지려 합니다. 그렇게 우리 안에서 욕심이 자라나고, 그 욕심을 채우다 보니, 나 자신만 보게 되고, 다른 사람은 나의 경쟁 상대일 뿐, 함께 가는 삶의 동반자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가진 약함은, 우리가 인간인 한, 완전히 극복할 수 없으며, 보고 싶지 않아도, 계속 반복해서 보게 됩니다. 약함을 보는 것이 너무 힘든 나머지, 어떤 사람은 아예 감정을 없애 버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이 강한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다시 그 약함을 보게 될 때, 그들은 다시 깊은 고통, 그 어둠 속으로 빠져듭니다. 욕심이 나의 약함을 가리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미워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죄를 지으면서도, 그 행위가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거나, 아예 그 행동이 죄인지도 깨닫지 못합니다. 그렇게 영혼은 어둠 속에서 서서히 죽어갑니다.

 약함을 인정하십시오. 그렇습니다. 약함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니 고통스럽습니다. 보고 싶지 않습니다. 나에게서 사랑이 떠나갈 것 같고, 나는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약함에서 오는 상처 때문에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서 오는 사랑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은,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그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고, 지금도 계속 하느님은 그 사랑을 우리에게 주고 계십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신다는 말씀은, 세상이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기 때문에, 하느님 마음에 들기 때문에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여기에 존재하기 때문에 사랑하시는 것입니다. 즉 우리에게 약함이 있어도, 그 약함 때문에 죄를 저지르고 악을 행해도, 우리가 여기에 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토록 갈망하는 사랑이 항상 우리를 향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를 향해 있다는 것을 믿어야만, 그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믿는다면, 그 사랑을 받아 우리의 상처, 우리의 죄가 치유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약함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그 무엇이 아니라, 우리가 참 인간임을 깨달을 수 있는,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빛이신 그분, 사람의 아들 안에서, 즉 그 빛 안에서, 영원한 생명, 하느님과 함께 하는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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