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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겸요한 2015.03.29 04:44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조회 수 938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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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환호합니다.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 우리를 해방시킬, 우리의 왕이, 왕의 도시인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십니다. 우리의 구원이, 우리의 해방이 눈앞에 다가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오시는 그리스도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겟세마니에서 예수님께서는 기도합십니다.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동물들을 도살장으로 끌고갈 때, 죽으러 간다는 것을 동물들도 느낀다고 합니다. 사형수들에게 사형 집행일을 알려 주지 않지만, 사형 집행일에 자신이 걷는 길이 사형장으로 가는 길임을 본인들은 느낀다고 합니다. 죽음을 향해 나아감. 그리스도에게 있어서,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감은 죽음을 향해 걷는 마지막 여정이었습니다. 여느 사형수들처럼, 그 자신도 그 길이 사형장으로 가는 길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피하고 싶을 정도로 그 길은 고통스러웠고, 오늘의 복음은 그것을 예수님께서 공포와 번민에 휩싸였다고 표현합니다.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그 길에,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함께 마음 아파하기 보다는, 환호로써 그리스도를 맞이합니다.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힘으로 적들을 물리치고 그들을 해방시킬 것이라는, 그러한 생각에, 전쟁을 이기고 성으로 들어오는 왕을 맞이하듯, 예수님을 맞이합니다.

 무력이 아닌, 자신의 죽음으로 인간을 구원하려는 그리스도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바로 등을 돌릴 사람들의 마음을 이미 알고 계시는 그리스도의 입장에서, 그러한 환영은 오히려 안타까움과 마음 아픔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가고 싶지 않은 길. 하지만 가야만 하는 길. 삶에서 우리도 한 번쯤은 그 길을 걷게 됩니다. 아니 매일, 매 순간 그 길을 걷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몸은 좀 더 편한 길을 원하고, 좀 더 휴식을 원하지만, 우리의 부모님들은 자녀들을 위해서, 가족들을 위해서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십니다.

 다른 사람과의 편하지 않은 관계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청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짐을 느낍니다. 나를 무시하는 사람을 인정하고 싶지 않고, 나 역시 그를 무시하고 싶습니다. 사랑의 길은 그럼에도 그를 감싸주고, 인내하고 받아들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 길은 가고 싶지 않은 길, 아니 내가 걷기에는 힘에 겨운, 버거운 길로만 생각됩니다.

 그리스도는 자신이 죽게 될 것을 알면서도, 왜 죽음의 길로 스스로 걸어갔을까요? 그것은 예수의 기도에서 나오는 것처럼,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 하느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것,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극단적인 사랑 표현이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가장 아끼는 것, 당신의 아들조차도 인간에게 내어주십니다.

 가고 싶지 않은 길. 하지만 가야만 하는 그 길. 그 길을 걸을 수 있는 유일한 힘은 그렇듯 사랑에서만 나옵니다. 가족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아무리 고된 직장 생활에서도 견딜 수 있고, 다시 출근할 힘을 얻습니다. 사랑 때문에,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에게 상처로 돌려주지 않고, 인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누군가를 사랑함에 있어서도 한계를 느끼곤 합니다. 사랑보다는 분노나 미움이 더 강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우리에 앞서서, 그 고통의 길을 가신 그리스도를 우리가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우리의 고통의 길에서 우리와 함께 하시면서 우리에게 사랑과 인내의 힘을 주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성주간,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복된 시간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길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는 은총의 시간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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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최소화데레사 2015.03.29 15:30:53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이 은총과 부활의 길임을 몸소 보여주셨기에
    세상의 온갖 어려움도 좀 더 가볍게 이길 수 있을 것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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