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당쇠 2008.11.30 10:28

대림 1주일-주임을 기다리는 아줌마

조회 수 2422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전례력으로 어느덧 한 해가 가고 새 해가 왔습니다.
한 해가 가고 새 해가 오는 이 시점에서 제 마음이 착잡합니다.
그리고 대림절을 맞이하는 저의 마음은 더욱 착잡합니다.
새 해가 올 것을 기다려 기꺼이 새 해를 맞이해야 하는데
한 해가 가니 어쩔 수 없이 밀려서 새 해를 맞이한 것 같기 때문입니다.
노처녀가 신랑도 없는데 나이만 자꾸 먹는 것과 같은 심정이랄까요.

이렇게 얘기하면 반발할 노처녀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구 많은 비유 중에 왜 노처녀 비유를 드느냐 따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좀 더 논리적이고 당당하게 비유의 부 적절성을 따지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우선 왜 내가 노처녀냐고 따질 것입니다.
나는 노처녀가 아니라 한 여자이고
여자이기에 앞서 한 사람이라고 할 것입니다.
굳이 여자임을 강조한다고 해도 나는 처녀가 아니고
노처녀는 더더욱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처녀는 결혼을 전제로 결혼하지 여자를 일컫고
결혼 상대자인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지요.
그중에서 노처녀는 기다리는 남자를 못 만나
아직도 기다리는 처량한 여자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처량하기는 하지만 노처녀입니다.
노처녀라고 하는 것이 너무 거북하면
오늘 복음에 비유처럼 주인을 기다리는 종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아무튼 저는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제가 신랑을 기다리는 처녀라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이 아니고
주인을 기다리는 종이라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신랑을 만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새해를 맞이하지 않고
주님이 오실 것을 대비하는 종의 마음으로
대림절을 맞이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 제가 노처녀가 아니고 아줌마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줌마는 이미 결혼을 한 사람입니다.
이미 신랑을 만나 같이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만나야 할 신랑을 기다릴 필요는 없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이미 만났으니 정말 기다릴 필요가 없을까요?
그러면 신랑은 만나기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는 처녀에게로 가지 않을까요?

들은 얘기지만
결혼한 남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서방이 돌아올 때 아내가 기다리지 않는 것이랍니다.
잠자다가 운동복 차림의 부스스한 모습으로 맞이하는 것이지요.
진하게 화장하고 화려한 의상을 차려 입고 맞이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오든지 말든지 관심이 없다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성숙한 사랑은 참으로 기묘한 줄타기이고 조화입니다.
새 옷을 입듯이 맞선을 보듯이 편치 않아서도 아니 되고
종이나 아랫사람 대하듯이 아무래도 되고 막 대해서도 아니 됩니다.
이미 만났고
이미 서로에게 익숙하고 편안하면서도
늘 기다리고
늘 새롭게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입니다.
남편이면서 아직도 연인이고
친구이면서도 주인이게 하는 것,
이것이 성숙한 사랑의 관계이고
이것이 ‘이미 벌써, 그러나 아직 아니(already but not yet)'의 기다림입니다.

우리와 주님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은 2천 년 전에 이미 오셨고
그래서 우리는 이미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새로운 만남을 위해
아직 아니 만난 사람처럼 주님을 기다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주님을 새롭게 만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9Dec

    대림 제 2 주일- 길을 닦자!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대림은 주님께서 오...
    Date2012.12.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5928
    Read More
  2. No Image 08Dec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축일- 마리아의 운명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주셨습니다.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천지창조...
    Date2012.12.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5373
    Read More
  3. No Image 07Dec

    대림 1주 금요일- 능력의 주님이 아니라 사랑의 주님을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예, 주님!” 하고 대답하였다. 그때 예수님께서 그들의 눈에 손을 대시며 이르셨다.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렸다 주님께서는 하실 수 ...
    Date2012.12.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6198
    Read More
  4. No Image 06Dec

    대림 1주 목요일- 사랑 낙담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하늘나라에 들어간다고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데 참으로 난감합니다. ...
    Date2012.12.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5469
    Read More
  5. No Image 05Dec

    대림 1주 수요일- 어느 수련자의 강론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일곱개가 있고 물고기도 조금 있습니다.” “너희에게 사랑이 얼마나 있느냐?” “ 저에게 사랑은 조금밖에 없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의 핵심은 사랑인 것 같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초월...
    Date2012.12.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5958
    Read More
  6. No Image 05Dec

    대림 1주 수요일- 광야에서

    “이 광야에서 이렇게 많은 군중을 배불리 먹일 만한 빵을 어디서 구하겠습니까?” 광야에서는 빵을 구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배불리 먹일 빵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광야는 있어야 할 것이 없습니다. 식량이 없고, 안전...
    Date2012.12.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5419
    Read More
  7. No Image 04Dec

    대림 1주 화요일- 얻는 것이 아니라 받아서

    “그때에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루카복음에만 나오는데 파견되었던 일흔 두 제자들의 보고를 듣고 하시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일흔 두 제자의 파견은 루카복음에만 있는 얘기지요. 그런데 ...
    Date2012.12.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5331
    Read More
  8. No Image 03Dec

    성 프란치스코 하베리오 축일- 몸뚱이만이 아니라 온 존재로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라는 말씀은 참 여러 가지로 곱씹을 만합니다. 우선 모든 피조물에게 선포하라는 말씀이 그렇습니다. 모든 사람에게가...
    Date2012.12.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5549
    Read More
  9. No Image 02Dec

    대림 제 1 주일- 보고 있어도 보고픈 주님을 기다린다.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다.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 성도들과 함께 재림하실 때 흠 없이 거룩한 사람으로 나설 수 있게 되기를 빕니다.” 대림절이 시작되었습니다. 기다...
    Date2012.12.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5948
    Read More
  10. No Image 01Dec

    연중 34주 토요일- <영적인 깡다구>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퍼뜩 든 느낌은 주님 앞에 서는데도 힘이 필요한가 하는 거였습니다. 주님 앞에 서려면 ...
    Date2012.12.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632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22 723 724 725 726 727 728 729 730 731 ... 749 Next ›
/ 74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