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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쇠 2009.01.18 05:02

연중 제 2주일-눈여겨 봄

조회 수 2867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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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지난 주 세례를 통해
당신을 공적으로 세상에 드러내셨습니다.
요즘 흔히 하는 말로 하면 Coming out을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께서는
오늘 당신의 제자들을 뽑으십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뽑히는 얘기가 복음에 따라 다릅니다.
공관복음에서는
고기잡이하는 제자들을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다 부르시고
이 부르심에 제자들이 지체 없이 응답하는 것으로 얘기됩니다.
이 복음에서 제자들은 제자 될 생각이 전혀 없었고
제자 될 준비도 전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에 비해 요한복음의 제자들은
무언가를 찾고 있던 사람들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求道者들인 셈입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전에 요한의 제자로서 구도하고 있었던 것인데
어떻게 보면 예수님께서 요한의 제자를 가로챈 셈이고
제자들은 자기 스승 요한을 배신하고 다른 스승을 찾아간 셈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요한복음은 그런 것이 아님을 잘 얘기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주님의 첫 제자들은 제자가 되기 전 요한의 제자로서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요한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도록 가르친 스승이며
누구를 따라가야 할지 가리킨 인도자입니다.
오늘 복음은 얘기합니다.
“요한이 자기 제자 두 사람과 함께 서 있다가,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눈여겨보며 말하였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 양이시다.’”
이 짧은 문장 안에 두 개의 본다는 말이 나옵니다.
하나는 요한의 눈여겨봄이고
다른 하나는 보도록 초대를 받는 제자들의 봄입니다.
요한은 자기가 먼저 보고 제자들에게도 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요한은 先見者입니다.
다른 사람은 못 보는데 먼저 봅니다.
우리 삶에도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못 보는데 먼저 보고
“야, 저기 좀 봐!”하고 얘기하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지나쳐보는데 그 사람은 눈여겨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봄을 ‘지나쳐 봄’으로 만듭니까!
보긴 보지만 지나쳐 보기에 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수없이 보고도 못보고
좋은 시력의 두 눈을 멀쩡히 뜨고도 못 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고자 하는 관상이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눈여겨보는 것입니다.
무관심이 아니라 나의 봄에 관심을 싣고
건성이 아니라 나의 봄에 사랑을 싣는 것입니다.
꽃을 보든, 사람을 보든 이렇게 눈여겨봄에 관상이 있습니다.
하느님만이 아닙니다.
무엇을 보든 이렇게 눈여겨볼 때 하느님도 관상합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도 눈여겨보십니다.
“예수님께서 시몬을 눈여겨보며 이르셨다.”
그러니까 우리는 주님을 관상하고
주님께서는 우리 인간을 관상하십니다.

듣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은 못 듣는데 듣는 사람이 있고
다른 사람은 못 알아듣는데 알아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 사무엘기에서 사무엘은 못 알아듣고 스승 엘리는 알아듣습니다.
자기 생각에 머문 사람과
다른 사람의 말에 열려 있는 사람의 차이입니다.
자기 생각에 머물 때 귀는 닫힙니다.
자기 고집에 사로잡힐 때 말귀가 먹습니다.

구도하는 사람은 이렇게 먼저 보고, 잘 알아듣는 스승에게서
관상하는 법과 알아듣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스승이 보라고 할 때 봐야 합니다.
그래야 ‘와서 보라!’고 주님이 초대하실 때 가서 보고
이제 스승이 아니라 ‘우리는 그리스도를 만났소!’하고
고백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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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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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바라보다 2009.01.19 10:44:56
    자기생각에 머물때 귀는 닫힙니다. '에파타' 귀를 열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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