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571 추천 수 1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저는 한가위 명절 때마다 왜 이 복음을

한가위 명절의 복음으로 뽑았을까 생각해왔습니다.

명절 분위기에 소금을 뿌리고 초를 치는 내용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추수하고 그 수확의 풍요를 누리고자 하는 부자를

하느님께서는 그날 밤에 데려가실 거라는 내용이니 말입니다.

그러니까 한가위에 부자를 데려가실 거라는 말씀이나 마찬가지지요.

 

그렇습니다.

조금은 흥청거려도 좋고, 희희낙락해도 좋을 명절,

그것도 수확을 기뻐하는 한가위 명절에 수확을 마냥 기뻐만 하지 말라하니

얼마나 한가위 명절에 안 맞는 복음, 아니 재수 없는 복음입니까?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초치는 얘기로 듣지 말고

참으로 의미가 있고 행복한 한가위란 어떤 것인지,

그것에 대해 가르침을 주는 얘기로 들어야겠지요.

 

탐욕만 있고 사랑이 없는 명절,

소유만 있고 나눔이 없는 명절은 명절이라고 할 수 없지요.

 

한 번 상상을 해보십시다.

재물을 잔뜩 싸놓고 산해진미로 가득한 상 차려 놨는데

아무도 없고 혼자 그것을 먹어야 한다면

그런 명절을 어떻게 명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명절에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사람이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혼자 지내기에 명절이 더 슬픈 분들도 있지만

가족이 있는데도 혼자서 집에 있거나 여행을 간다면

그것은 공휴일을 보내는 것이지 명절을 지내는 것이 아닙니다.

 

둘째로 사람이 있다면 사랑도 있어야지요.

그런데 사랑 대신 욕심이 있다면 재산이나 상속 싸움이 날 것이고,

사랑 대신 경쟁이 있다면 서로 시기 질투하고 싸우거나

그러기 싫어서 아예 명절에 오지도 않게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명절에 사랑이 있다면 그 사랑은 두 가지로 나타날 것입니다.

하나는 기억이고 다른 하나는 감사입니다.

 

먼저 기억을 보면 곡식이 무르익을 때까지

농부 자신의 땀이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 , 바람, , 흙 등 많은 것들이 있었음을 우리가 알아야 하듯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많은 분들과 일들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하지요.

 

그래서 저는 이번 명절에 저에게는 어떤 분들이 있나 떠올리다 보니

여러 분들이 떠올랐지만 그중에서 특히 저의 외할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저의 외할머니가 1987년 한가위 전날인 926일에 돌아가셨는데

올해도 그해처럼 926일이 한가위 전날이라 어제 저는

외할머니를 위한 연미사를 드렸는데 그래서 더 생각이 난 모양입니다.

 

저의 외할머니는 푸닥거리를 하지는 않으셨지만 무당이셨습니다.

그래서일까 당신은 달이 환히 밝을 때 돌아가실 거라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진짜 달이 환히 밝은 한가위 전날 돌아가셨고, 그래서

부산 봉래동 본당에서 새 사제로 사목을 하고 있던 저는

본당의 명절 미사를 봉헌하고 장례미사를 드리러 부랴부랴 올라오면서

올라오는 내내 저의 외할머니의 사랑을 생각하며 속눈물을 흘렸습니다.

 

저의 외할머니는 대감댁 귀한 딸로 곱게 자란 분이셨는데

저의 외할아버지가 서울에서 횡사하시는 바람에

그 충격으로 무병을 앓다가 관운장 신이 내린 분이십니다.

 

푸닥거리를 하지 않고 부잣집 한 집만을 위해서 꿈을 꿔주는 무당이셨기에

산속에서 50년 이상을 도를 닦는 사람처럼 일생을 사셨고,

아들이 없으셨기에 저희들을 친 손자 이상으로 사랑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신품을 받게 되면서 저의 외할머니는 고민에 빠지셨습니다.

할머니 생각에 한 집안에 서양 귀신과 동양 귀신이 같이 있으면

저에게 해가 올까봐 당신의 신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신 것이지요.

 

무병이 너무 고통스러워 신을 받아들인 분이신데

그 신을 포기하려고 하니 또 다시 무병의 고통을 겪게 되셨지요.

관운장 신을 포기하고 세례를 받기까지 6 개월 동안

저의 할머니는 너무 고통스러워 몇 번이나 포기를 하려고 하셨지만

주변 기도하는 분들의 도움으로 마침내 세례를 받으시고,

1년 정도 신앙생활을 하시다가 돌아가신 것입니다.

 

손주에 대한 사랑 때문에 무병을 다시 앓고

손주를 위해 자신을 포기하신 저의 외할머니이십니다.

 

저나 여러분이 지금도 누구의 사랑을 받고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고 있다면

그건 제 할머니의 사랑과 같은 많은 사랑들을 통한 하느님 사랑 덕분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기억하며 살아야 하고 특히 이 명절에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사랑을 기억한다면 감사가 뒤따를 것입니다.

우리가 거둔 한 해의 추수가 다 나의 노력의 결과라면 감사할 것은 없고

자기를 뻐기고, 으스대고, 자랑할 것만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감사는 자기 자랑의 반대입니다.

내가 아무리 수고를 했고, 아무리 잘했다 해도

하느님의 사랑이 없었다면,

하느님의 사랑을 대신 전하는 이웃의 사랑이 없었다면

아무 수확이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감사입니다.

 

물론 이 가을, 이 한가위에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 감사할 것도 없고, 감사할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불행한 사람이 아니라면 우리는

하느님께,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이 한가위 감사하도록 합시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풍경소리 2015.09.27 10:15:54
    그렇습니다.
    황금빛 가을 들판을 바라보는 농부가 태양과 비를 내려주시는 하느님께
    감사함을 망각하고 자신의 땀의 결실로 만족한다면 아니되겠지요.

    살면서 제 자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보이지 않는 손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저녁에 떠오르는 쟁반같이 둥근달 바라보며
    밝은 마음, 풍성한 마음으로 감사기도를 드려야겠습니다.

    형제적 사랑으로 기쁜 추석명절되시길 축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5.09.27 03:51:51
    한가위 명절,, 기쁘고 즐거운 명절, 하느님 사랑 안에서 형제적 사랑을 풍성히 나누는 명절,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는 올해 명절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6Apr

    부활 5주 화요일-태연도 평화려니.

    오늘 사도행전은 바오로 사도의 1차 전도여행의 요약이며 마무리입니다. 오늘의 사도행전을 읽으면서 몇 가지 느낌이 남습니다.   엄청난 선교여정을 어쩌면 이렇게 간단히 기술을 할까! 반대자들은 어쩌면 이렇게 집요하게 반대를 할까! 바오로와 바...
    Date2016.04.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92
    Read More
  2. No Image 25Apr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오늘 복음에 의하면  복음은 모든 피조물에게 선포되어야 합니다.  즉 모든 사람을 넘어서서  하느님께서 만드신 모든 피조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게  기쁜 소식이 선포되어야 합니다.  창세기는 하느님께서 세상을 만드실 때 ...
    Date2016.04.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53
    Read More
  3. No Image 25Apr

    부활제 5주간 월요일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보편적 기적과표징-

    2016년 4월 25일 월요일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복음 나눔.   +그리스도의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온 세상 모든 피조물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믿는 이들에게는 마귀를 쫒아내고 새 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
    Date2016.04.25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867
    Read More
  4. No Image 25Apr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우리도 복음사가?

    “여러분과 함께 선택된 나의 아들 마르코가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마르코 복음사가는 바르나바의 조카이고, 바오로 사도의 조력자였으며, 베드로 사도의 제자입니다. 마르코 복음사가가 우리 교회의 두 기둥이었던 바오로와 베드로 두 사도와 이토...
    Date2016.04.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71
    Read More
  5. No Image 24Apr

    부활 제5주일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새로운 계명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그러나 여기에는 단서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인간의 사랑과 하느님의 사랑은 다르지 않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이 원래 하느님에게...
    Date2016.04.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29
    Read More
  6. No Image 24Apr

    부활 제 5 주일-사랑의 의지와 열망이 더 중요해!

    부활 제 5 주일의 주제는 새로움인 것 같습니다. 복음은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겠다.”고 새 계명을 얘기하고, 묵시록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고 새 하늘과 새 땅을 얘기합니다.   이 두 말씀을 연결시키면 이런 말씀이 되겠습니다. ...
    Date2016.04.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12
    Read More
  7. No Image 23Apr

    부활 4주 토요일-궁금한가요?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이토록 오랫동안”이란 말이 마음에 꽂혔습니다. 두 가지 마음 때문입니다.   하나는 “레오나르도야, 내가 이토록 오...
    Date2016.04.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04
    Read More
  8. No Image 22Apr

    부활 4주 금요일-<이제>와 <이미>를 잘 알고 잘 살자.

    오늘 독서와 복음을 합쳐서 요약을 하면 알아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이스라엘 백성과 제자들입니다. 좀 더 부연을 하면 이미 와 계신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주님이 이제 어디로 가실지를 모르는 백성과 제자들입니다.   저는 이 말을 하면서 두 가...
    Date2016.04.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28
    Read More
  9. No Image 21Apr

    부활 4주 목요일-하느님께 자비의 기회를 드리자.

    우리는 올해 <자비의 특별 희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회가 되는 대로 하느님의 자비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교회가 왜 지금 <자비의 희년>을 지내는지 생각해봐야 하는데 이에 대해 자비의 해 교황회칙 <자비의 얼굴...
    Date2016.04.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43
    Read More
  10. No Image 20Apr

    부활 4주 수요일-믿는 것은 보는 것이다.

    오늘 요한복음의 말씀을 깊이 이해하면 그 말씀에서 ‘믿는 것은 보는 것’이라는 말이 유추됩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나를 믿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보는 것이다.”   단세포적으로 보...
    Date2016.04.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6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00 601 602 603 604 605 606 607 608 609 ... 748 Next ›
/ 74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