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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5.09.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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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589 추천 수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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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은 수확의 계절입니다. 다른 시기에도 우리는 열매를 얻지만, 대부분의 곡식과 과일들을 우리는 가을에 얻게 됩니다.
  풀이 자라고 나무가 자라서 우리가 소출을 얻게 되는 것인데, 그 소출은 풀의 생명이며 나무의 생명입니다. 즉 풀과 나무가 자신이 지닌 생명의 일부를 우리에게 주는 것이고, 그것을 받아먹음으로 우리는 우리의 생명을 이어갑니다. 즉 풀과 나무의 생명 나눔을 통해 우리는 살아갑니다.
  물론 풀과 나무가 이성이 있어서 그들이 원할 때 우리에게 생명을 주고, 원하지 않을 때는 주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하느님에서 만들어 놓으신 질서 안에서 우리에게 자신들의 생명을 나누어 줍니다. 즉 그 말은, 하느님께서 풀과 나무를 통해 당신의 생명을 우리에게 나누어주심을 뜻하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살아갑니다.
  이러한 모습 안에서 우리는 생명의 특징을 알 수 있는데, 생명은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나눔이라는 방법을 통해 하느님으로부터 풀과 나무를 거쳐 우리 인간에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생명을 또 다른 사람들에게 나눔을 통해 전달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는 하느님의 나눔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다른 이들과 나눌 줄 몰랐습니다. 그 많은 것들을 자신을 위해 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의 생명을 거두어가시겠다고.
 우리의 죽음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생명의 흐름입니다. 생명이 내 것이기에 목숨을 빼앗기지 않으려 한다면, 죽지 않으려 한다면, 생명은 흐르지 못하고 한 곳에 머무르게 됩니다. 생명의 특징이 머무르지 않고 흐르는 것이기에, 생명을 한 곳에 가두어둔다면, 그것은 더 이상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죽어 있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죽음은 죽음이 아니라 또 다른 새로우 삶으로는 건너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나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자신의 생명을 나누어 준 적이 없는 사람은, 죽음의 순간에 하느님께 자신의 생명을 되돌려드리는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죽음은 벗어날 수 없는 것이기에, 결국 그는 생명을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빼앗긴다는 생각 속에서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생명은 나눔을 통해서만 전달되고 유지됩니다. 그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명절은 나눔을 위한 시간이고, 나눔이 이루어지는 장소입니다. 그 나눔을 통해 생명이 더 풍요로워지는, 하느님 안에서 더 기뻐할 수 있는 하루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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