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지 않더라도 불경한 자를 의롭게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받습니다.
로마서를 계속 읽다보면 이런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기만 하면 행위는 개떡같이 해도 되는 건가?
믿기만 하면 아무런 선행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고,
더 나아가 악행을 일삼아도 된다는 것인가?
실제로 하느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이
믿지 않는 사람보다 더 나쁜 짓을 많이 하여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믿지 않는 사람은 자기 양심을 믿기라도 하는데
믿는다는 사람은 하느님 용서만 믿고 맘 놓고 나쁜 짓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하느님을 깡패 우두머리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깡패 조무래기들이 자기 우두머리를 믿고
상인들에게 또는 아무 죄 없는 선량한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로마서의 말씀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선행이 의로움의 조건이 아니라 믿음이 의로움의 조건이라는 말씀이며
선행은 의로움의 조건이 아니라 믿음으로 의로워진 이의 행위이고,
믿음의 결과로서 하는 행위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이 사랑이시라는 것을 믿는 사람은
자기 죄가 용서 받는 것만 믿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처럼 자기도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 것이고
하느님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사실은 의로워진 거라고 믿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 얼마든지 이기적일 수 있고 더 이기적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주실 거라고 잘도 믿지만
달라고만 하고 줘야 할 때 아무 것도 주려하지 않습니다.
자기 먹고 사는 것만 신경 쓰고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람들 사는 것이 지금 얼마나 힘겨운지 나 몰라라 합니다.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런 것들 때문에 성가신 일이 생길까봐 관심을 끄거나 외면을 합니다.
그러므로 믿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어떤 하느님을 믿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믿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하느님은 참새 한 마리도 잊지 않으시는 참으로 좋은 분이시지만
또한 위선자는 용서치 않으시는 참으로 두려운 분이기도 하심을
우리는 알아야 하고, 그렇게 믿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