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그제야 제 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사순절이 회개의 시기이고 그래서 오늘 비유의 한 말씀에 초점을 맞춘다면,

다시 말해서 그제야 제 정신이 든이라는 말에 초점을 맞춘다면

회개는 <제 정신 차리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이때 하느님은 정신을 차리게 하시는 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여기서 제 정신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제 정신이 들었다는 것은 제 정신이 나가고 다른 정신이 들어와 있었는데

그 다른 정신이 나가고 이제 제 정신이 다시 들어왔다는 얘기이지요.

 

우리가 정신이 나가고 썩어빠진 정신으로 가득할 때를 보면

자기가족이니 자기본분이니 책임이니 하는 것들을 다 팽개치고

다른 무엇에 현혹이 되는데 그것이 보통 기만적인 만족들입니다.

 

부모를 팽개치고 여자들 꽁무니만 쫓아다니고,

여자도 사랑의 상대가 아닌 쾌락의 상대로만 사귀며,

사랑을 팽개치고 돈이나 권력과 같은 것에서 만족을 구하고

하느님 나라의 의와 진리를 팽개치고 이 세상의 허영을 추구합니다.

 

이런 썩어빠진 정신을 버리고 제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쓰시는 방식은 <내버려두기>입니다.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두시고,

그래서 가지고 있던 것을 다 잃게 내버려두시고,

바닥까지 내려가는 고통의 쓰라림을 겪게 내버려두시는 것입니다.

 

고통당할 것을 뻔히 알기에 안쓰러운 마음에 부모가 못하게 하면

자식은 내내 탓을 부모에게 돌리고 불평불만을 할 뿐 아니라

깨닫지도 정신 차리지도 못할 것이기에

너무 걱정이 되고, 너무 마음이 아프지만 내버려두는 것인데

이것이 아버지의 자비이고, 이것이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사실 우리의 자비와 사랑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보다 작기에,

작다는 것이 적당치 않다면 약하기에 제 정신 차리게 하는데 실패합니다.

 

실패 안 하게 하고, 고생 안 하게 하는 것이 크고 강한 사랑이 아니라

실패에서 일어나게 하고, 고생을 통해 깨닫게 하는 것이

더 크고 강한 사랑이라는 것을 우리는 머리로는 다 압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마음 약해서 사랑하는 사람, 특히 사랑하는 자녀가

실패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보기 싫고, 보는 것을 못 견뎌 합니다.

 

그러나 실패와 고통을 통해 잘못을 깨닫고 제 정신 차리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그 실패와 고통을 지켜보며 함께 해야 합니다.

 

그래야 실패하고 돌아오는 아들, 제 정신을 차리고 돌아오는 아들을

오늘 비유의 아버지처럼 멀리서도 알아보고 마중 나가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비유의 아버지는 아들의 고통을 줄곧 지켜보고 있었고,

아들이 돌아올 때를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었기에

아들이 돌아오는 것을 멀리서도 알아보고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얘기할 때

죄 지은 아들을 용서하고 환영하는 자비와 용서를 크게 얘기하지만

사실 이것보다 더 큰 자비와 용서는 내버려두는 자비와 허용입니다.

 

왜냐면 재산을 다 가지고 떠나는 것을 허용할 때

그때 이미 부모는 자식이 겪을 고통에 함께 하기로 각오를 한 것이며

정신 차리고 돌아온다면 용서할 것까지 미리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은 처음서부터 끝까지이지

나중에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것만이 아님을 감사하는 오늘이고,

그래서 죄 짓고 고생하도록 내버려두신 것까지 감사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2Sep

    연중 22주 금요일-성령으로 새로워진 새 부대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   그저께 새터민 아이들과 저녁밥을 같이 먹었습니다. 이번 여름학기로 졸업한 친구들이 있어서 축하해주기 위해서였지요. 만나 무엇을 먹으러 갈지 정하...
    Date2016.09.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394
    Read More
  2. No Image 01Sep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기적은 인간의 협력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시기 위해서  기적을 행하시지만,  베드로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았다면,  그래서 자신의 경험을 믿고 다시 고기를 잡으러 가지 않았다면,  물고기를 그렇게 많이 ...
    Date2016.09.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45
    Read More
  3. No Image 01Sep

    연중 22주 목요일-내게도 수작을 거시는 주님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베드로의 배에 오르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베드로와 첫 번째 제자들이 주님의 부르심을 받는 얘기는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이 전혀 다르고, 공관복음 중에서 오늘의 루카복음은 다른 두 복음과 ...
    Date2016.09.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78
    Read More
  4. No Image 31Aug

    연중 22주 수요일-안정이 안주로 바뀐 삶

    “날이 새자 예수님께서는 밖으로 나가시어 외딴곳으로 가셨다. 군중은 예수님을 찾아다니다가 그분께서 계시는 곳까지 가서,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 주십사고 붙들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
    Date2016.08.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382
    Read More
  5. No Image 30Aug

    연중 22주 화요일-나도 아무 상관이 없기를 바라는 사람?

    “당신께서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제게 아직도 풀리지 않는 것이 있어 오늘은 그 문제를 묵상할까 합니다.   30년 전 제가 본당사목을 잠깐 할 때 악령에 들린 분이 있었습니다. ...
    Date2016.08.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97
    Read More
  6. No Image 29Aug

    성 세례자 요한 순교 기념일-이 시대의 헤로데와 세례자 요한-

    T.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시대적 배경과 헤로데왕과 세례자 요한의 모습은 한마디로 불안정한 시대였고 정치 사회의 모습 또한 안정치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로마의 식민지로써 당시 세상을 손아귀에 넣고 천하...
    Date2016.08.29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357
    Read More
  7. No Image 29Aug

    세례자 요한의 수난 기념일-오늘도 헤로디아 같은 사람 많고, 세례자 요한 같은 사람 많다.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세례자 요한은 정말 요망한 계집 헤로디아 때문에 죽었을까? 헤로디아만 없었으면 요한은 죽지 않았을까?   세례자 요한의 수난 기념일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
    Date2016.08.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29
    Read More
  8. No Image 28Aug

    연중 제 22 주일-낮추는 겸손이 아니라 맡기는 겸손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세상사 꼴불견 중의 최고의 꼴불견은 스스로 높은 자리에 오르려는 것이고, 그것도 겉으로는 그럴 마음이 없는 것처럼 겉꾸밈 하는 경우입니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데도 말입...
    Date2016.08.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30
    Read More
  9. No Image 27Aug

    연중 21주 토요일-게으를 뿐인데 악하다니!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내가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냐?”   제 생각에 악하고 게으른 종은 틀림없이 억울할 것입니다. 자기는 악하고 게으른 종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고, 적어도 혹 게...
    Date2016.08.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99
    Read More
  10. No Image 26Aug

    연중 21주 금요일-사랑에도 슬기가 필요하다.

    “하늘나라는 저마다 등불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계속해서 슬기로움에 대한 비유입니다. 어제는 슬기로운 종의 얘기였고 오늘은 슬기로운 처녀입니다.   그런데 ...
    Date2016.08.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6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83 584 585 586 587 588 589 590 591 592 ... 748 Next ›
/ 74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