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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사람이 되어서 다른 사람을 찍어 누르고 죽이기까지 할 수 있을까?

특히 정치판을 보면 노골적으로 다른 사람을 찍어내고 죽이기까지 하지요.

 

저는 군 생활을 하사로 했는데 고참 하사로부터 괴롭힘을 많이 당했습니다.

분대장인 제가 부하병사들에게 욕도 안 하고 때리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

저보다 나이 많은 병사에게는 존댓말까지 한다고 저를 괴롭힌 것이었지요.

 

그런데 군기를 못 잡는다고 제가 6개월 넘게 그렇게 괴롭힘을 당해도

수도원에서 있다가 간 사람이어선지 제가 괴롭힘 당하는 것이 마음 편하지

병사들에게 괜히 욕지거리 하고 군기를 빙자하여 괴롭힐 수 없었습니다.

 

제 자랑 같지만 그 덕분에 제가 13 개월 만에 내무반장이 된 후

저희 부대는 구타가 거의 없었고 군대 갔다 온 남자들은 다 아는,

하사와 병들 간의 갈등과 불화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내가 져주고 죽어주면 이렇게 사랑이 오가고 평화가 넘치는데

그러나 우리 현실에서 이런 얘기는 너무 낭만적인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에게는 이 사랑과 평화의 길이 보이지 않는 걸까요?

그리고 어떤 사람은 동물이 학대받는 것도 마음 아파하는데

왜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무자비할 수 있는 것일까요?

 

오늘 지혜서는 그 이유를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들의 악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한 것이다.”

 

선이 하나도 없고 악만 가득한 사람,

악도 한 두 해가 아니라 수십 년 그 사람 안에서 숙성이 되고,

악에 관성이 붙으면 악은 독해지고 사람은 악독해지게 되지요.

 

그래서 그런 사람은 더할 수 없이 악독하게 되어 자기를 위한 선만 있고,

남을 위해서는 아무런 선도 없고 악만 있게 되는 것이며,

다른 것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오직 죽여야 할 것만 보이는 것입니다.

악독惡毒한 것은 악한 것 이상으로 악에 독이 오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앞에서 군 생활할 때는 욕도 때리지도 못하던 사람이었다고 했는데

제대하고 수련할 때는 닭도 잡고 부활 때는 어린양도 잡아야 했습니다.

처음 닭을 잡을 때 죽이기는 해야 하고 그러나 너무 겁이 나고 두려워

술을 먹고 잡았는데 맨 정신으로는 독기가 가득 차지 않기 때문입니다.

죽여야 한다는 생각 하나만 있어야지 다른 생각이 있으면 못 죽이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계속 잡다 보니 닭을 잡을 때 두려움이 점차 없어지고

죽일 때는 죽여야겠다는 생각 하나만 가득 차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때 깨달았습니다. 사람은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악독해 질 수 있음을.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악독하거나 무자비하지 않아도 남을 제거하곤 합니다.

참 어처구니없게도 우리는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제거하려 하지요.

마음에 들지 않는 도자기를 도기공이 깨버리듯,

시들어 보기 싫어진 꽃을 쓰레기통에 버리듯,

사람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제거하려고 합니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죽이기까지 하는 제거는 하지 않겠지만

눈에서 사라지게 하거나 관심을 꺼버리는 것과 같은 제거는 흔히 하지요.

 

저도 성당에서 종종 이런 유혹을 느낍니다.

성당에서 기도할 때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하거나

신경 쓰이게 하는 형제를 보면 마음이 자꾸 그리로 가

그 형제에 대한 관심을 아예 끄거나 그 형제를 제켜놓고

하느님과만 대면하고픈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럴 때마다 이것은 유혹이라고 하며 물리칩니다.

닭을 계속 잡다보면 죽이는 것이 그렇게 떨리지 않게 되듯

우리가 다른 사람을 내 안에서 몰아내고 관심을 꺼버릇하면

점점 무관심의 살인을 해도 마음 괴롭지 않고 편안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비록 악독하지는 않아도 무관심의 살인이 편한 나는 아닌지

성찰하는 오늘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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