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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겸요한 2016.11.30 09:34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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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따라오너라'라는 예수님의 한 마디에

 첫 제자 네 명은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그들은 어부였는데,

 복음은 그들이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문자 그대로 읽으면,

 제자들이 너무 쉽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간 것처럼 생각됩니다.

 진정 그들은 물고기 잡는 일 밖에 할 줄 몰랐기에

 그물을 버렸다는 것은

 모든 것을 버린 것과 같은 의미일 것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예수는 목수의 아들이라는 것을 그들이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즉 예수를 따라 간다는 것은

 더 이상 그들이 살아온 방식으로 살아갈 수 없음을 뜻합니다.

 굶어 죽기 딱 좋은 상황이라는 것을 볼 때,

 제자들이 그러한 선택에 있어서

 쉽게 결단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삶에 있어서 어느 것 하나를 포기하면,

 그 포기에 대한 미련이 남아

 두고 두고 그것이 내 마음 속에서 움직입니다.

 마음 정리를 다 한 것 같이 느껴지지만,

 어느 순간 문득 떠오르는 것을 볼 때,

 내가 온전히 포기하지 못했음을 느끼게 됩니다.

 죽을 때까지 계속 반복해야 하는

 어떤 숙제로까지도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생명과 연결된 부부에 있어서

 포기는 쉽지 않습니다.

 목숨과 바꾸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포기의 다른 말은

 선택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더 좋은 것을 손에 쥐기 위해서

 덜 좋은 것은 놓을 수 있습니다.

 현세의 생명보다 영원한 생명이 더 좋은 것을 알기에,

 제자들은 영원한 생명을 손에 쥐기 위해서

 현세의 생명을 포기하는,

 굶어 죽기 딱 좋은 상황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오늘의 영성체송에서

 요한복음은 예수를 그리스도라 부릅니다.

 예수와 함께 하는 것이

 우리엑 영원한 생명을 준다는 것을 믿을 때,

 우리는 현세의 것들을 하찮게 여길 수 있습니다.


 물론 제자들의 모습도

 처음부터 그 믿음이 굳건하지는 않았습니다.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하는 베드로의 모습이나,

 순간 순간 예수에 대해서 의심하는 제자들의 모습,

 굳건한 믿음에 도달하지 못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그 믿음이 부족할지라도,

 그들은 그 믿음을 계속 놓지 않았고,

 그래서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안드레아는

 순교의 영광을 얻게 됩니다.


 우리의 믿음도 지금 당장 완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부족함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족함 때문에 더욱 붙잡으려 노력할 때,

 우리의 믿음은 점점 더 굳건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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