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129 추천 수 1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솔직히 얘기해서 수도원의 설 명절은 명절 같지 않습니다.

억지춘향이라고 하는데 억지명절입니다.

이것은 성탄절이나 부활절하고 비교하면 확실히 다릅니다.

 

왜 그럴까요?

수도자들이기 때문에?

풀어 얘기하면 세상 명절에 초월한 수도자들이기 때문에?

 

그런 면도 있을 겁니다.

수도자들이 교회의 명절에 더 중심을 두고, 더 친밀하며

그래서 더 익숙한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의 명절, 그중에서도 설 명절은 떨어져 있던 가족이,

보고 싶은 가족을 만나기 때문에 기쁘고 즐거운 것인데

저희 수도원에는 그런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1년 내내 같이 사는 사람끼리 명절을 지내니 맨송맨송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어제도 형제들끼리 축구나 하고 밤에는 윷놀이 하는 것으로

명절 기분을 내고 오늘은 전부 외로운 사람 찾아 봉사하러 갑니다.

그런 심사의 발로일까 몇 년 전에 한 형제가

명절 기간 피정을 하겠다고 허락을 청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때 시간 내기 어려우니 이 때 피정하겠다는 것인데

제 정신입니까?하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대구를 하였지요.

다른 데 갔다가도 일부로 돌아오는 것이 명절인데 아무리

수도원 명절이 맨송맨송해도 명절 때 어디 가냐는 거였지요.

 

그런데 다른 형제들보다 저는 더 명절이 명절 같지가 않습니다.

그나마 어머니 계실 때는 찾아뵙지 못하더라도 명절 같았는데

어머니가 안 계시니 어머니의 부재만 더 느끼게 만들 뿐입니다.

명절이 돼도 찾아뵐 어머니가 안 계시구나 하고 외려 쓸쓸합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어서 어제는 저보다 10여 살 더 드신 형제님도

이 명절에 당신은 천애고아天涯古雅라고 하셔서 모두 웃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설 명절은 새 해 첫 날이기 때문에 명절인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물리적인 설 명절일 뿐이고

명절을 명절이게 하고 명절답게 하는 것은 역시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도 없이 오늘 혼자 지내는 분에게는 

오늘이 설이기는 해도 명절은 아니지요.

 

그리고 사랑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모이지도 않겠지만 아무리 여러 사람이 모여 있어도

같이 명절을 지내는 것이 하나도 기쁘지도 즐겁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두 사람만 있어도 명절입니다.

명절이 아니어도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늘 명절인데

명절에 둘이 같이 있으면 최고의 명절이겠지요.

 

그런데 이런 명절은 둘에게는 최고의 명절이겠지만

그리 칭송할만한 명절 쇠기는 아닐 것입니다.

왜냐면 그것은 세뱃돈 때문에 명절이 기다려지는

어린 아이의 명절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명절이 명절이게 해주는 명절을 지내야겠지요.

이 명절 아들이 없는 어머니에게는 아들이 되어주고,

엄마가 없는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되어주며,

세배 드리고 덕담과 복을 받고 싶은데 그럴 어른이 없는 사람들에게

어른이 되어 세배 받고 덕담과 축복을 해주는 어른이 되어주고,

세배 받고 싶은데 아무도 세배하러 오지 않고

그래서 아무에게도 덕담이나 축복을 해줄 사람이 없는 어른들에게는

세배 드리고 덕담과 축복을 청하는 아들이 되어드리는 명절 말입니다.

 

우리는 더 넓고 더 큰 가족을 살아야 하는 신앙 가족이고,

더 크고 더 넓은 하느님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하느님 가족입니다.

우리 주변에 우리보다 외로운 가족을 챙기는 그런 명절이 되어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요셉 2017.01.28 09:19:49
    감사합니다!
    새해 하느님의 복 많이 받으십시오!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7.01.28 04:13:15
    강론에서 제가 조금 엄살을 떨었는데 실은 제게 어머니가 안 계실 뿐이지 이 명절에
    어머니 같은 분이 많이 계시고, 아버지로 여기며 저를 찾아오는 아이들이 꽤 많습니다.
    이렇게 저를 아들도 되게 하고 아버지도 되게 해주시는 여러분 감사드리며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올 한 해 주님께서 주시는 복 충만하기를 기원하며 세배드립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3Aug

    연중 제 19 주일-두려움은 꼭 나쁜 건가?

    “나와서 산 위, 주님 앞에 서라.”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두려움은 꼭 나쁜 건가? 두려움이 있다는 것은 나쁜가? 두려운 존재가 있는 건가, 두려움이 있을 뿐인가?   오늘 연중 19 주일은 죽음의 두려움 가운데 있는 한 인간이 ...
    Date2017.08.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503
    Read More
  2. No Image 12Aug

    연중 18주 토요일-사랑도 힘이 있어야 하거늘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 두어라. 이 말을 너희 손에 표징으로 묶고 이마에 표지로 붙여라. 그리고 너희 집 문설주와 대문에도 써 놓아라.”   마음과 목숨과 힘을 다하여 주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오늘 말씀은 신명기 뿐 아니라...
    Date2017.08.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390
    Read More
  3. No Image 11Aug

    성녀 클라라 축일-시선의 강탈, 관상의 상실

    아시는 분들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오늘 축일로 지내는 성녀 클라라는 텔레비전의 주보성인입니다.   그런데 봉쇄 관상 생활을 한 성녀들이 많은데도 성녀 클라라가 텔레비전의 주보가 된 것은 전해져오는 얘기가 있기 때문인데 얘기인즉슨 어느 성...
    Date2017.08.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074
    Read More
  4. No Image 10Aug

    성 라우렌시오 부제 축일-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오늘

    “그가 가난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내주니, 그의 의로움이 영원히 존속하리라.”   우리 교회 전례력을 조금 알고 오늘 전례력을 눈여겨 본 분은 왜 라우렌시오 순교자의 경축일을 축일로 지내지? 다시 말해서 라우렌시오 축일이 기념이 아니고 축일이지? 하...
    Date2017.08.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847
    Read More
  5. No Image 09Aug

    연중 18주 수요일-무모함인가, 믿음인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을 앞두고 파란 광야에 진을 쳤는데 모세는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 미리 정찰대를 보내 가나안을 정탐하고 와 보고를 하게 합니다.   12 지파를 대표하는 수장들은 정탐을 하고 와서 똑같은 보고를 합니다. 곧 가나안은 과연 젖과 ...
    Date2017.08.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644
    Read More
  6. No Image 08Aug

    연중 18주 화요일-가슴까지

    모세가 이집트 여자를 아내로 맞은 것 때문에 친 형제들인 아론과 미르암은 모세를 비방하며 “주님께서 모세를 통해서만 말씀하셨느냐? 우리를 통해서도 말씀하시지 않았느냐?”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하느님께서는 아론과 미르암을 나무라고 미르암은...
    Date2017.08.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514
    Read More
  7. No Image 07Aug

    연중 18주 월요일-불평보다 불평의 기도가 좋지만

    오늘 독서와 복음을 굳이 공통점으로 묶는다면 먹는 것과 관련된 것입니다. 모세의 백성은 매일 먹는 만나에 싫증과 신물이 나서 불평을 하고, 복음에서 주님을 찾아온 군중은 하루 종일 굶주려 허기져 있는 상태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모세의 백성은 ...
    Date2017.08.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716
    Read More
  8. No Image 06Aug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주님께서는 왜 세 제자들에게만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다.”   저희 어머니는 저한테만 유언을 남기신 적이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다른 자식들은 가까이 있고 저는 미국에 있으니 혹시 제가 ...
    Date2017.08.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56
    Read More
  9. No Image 05Aug

    연중 17주 토요일-사라지기를 바라지 말고 두고두고 미워합시다.

    “헤로데는 요한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군중이 두려웠다.”   죄를 짓거나 잘못을 한 사람은 누구나 그 죄와 잘못을 숨기려고 합니다. 죄와 잘못이 드러나 모든 사람이 아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습니다. 오늘 헤로데와 헤로디아도 이런 우리와 다를 바 없...
    Date2017.08.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380
    Read More
  10. No Image 04Aug

    연중 제17주간 금요일

     질투하는 마음은  다른 사람 안에 있는 좋은 것을 알아보지 못하게  우리의 눈을 가리곤 합니다.  그저 목수의 아들에 지나지 않는 사람이  기적을 행하고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못마땅합니다.  아니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목수의 아들도...
    Date2017.08.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93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45 546 547 548 549 550 551 552 553 554 ... 750 Next ›
/ 75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