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6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어릴 적부터 강아지나 개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오죽하면 멋모르고 어른들을 따라 잘 먹던 보신탕을
수도원에 입회한 이후 절대로 입에도 안대었을 정도니 말입니다.

인왕산 산책길에 오며가며 꼭 두 번씩은 만나는
잘생긴 진도개가 있습니다.
예전에 성거산에서 함께 잘 지냈던 영리한 '진순이'
- 아랫 마을 개들에게 물어뜯긴 우리 집 염소 사건으로 나의
호된 질책을 받고는 며칠간 곡기마저 끊었던- 를 닮아선지
더욱 호감이 가,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고 꼭 몇 마디 말을 건네는데
요놈이 벌써 몇달째 얼굴은커녕 전혀 눈도 맞추지 않는
무심한 표정인거 있지요.
그런데 며칠 전, 어느 아가씨가 지나치다 아는 채를 하니
꼬리를 치며 반색을 하는 게 아닙니까.
물어보니 그 개와는 낯선 처지라나요.
그렇다면 저 개가 사람 차별을 하는 게 여실한 겁니다.

그 후 마침 집문깐에서 청소를 하는 주인 아저씨를 만나
그간의 자초지정을 이야기하며 '미래'라는 이름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미래'와 사귀기 위해 맛난 멸치를 한옹큼 가져 갔더랬지요.
제 이름도 불러주겠다 맛난 멸치도 주겠다...조금 꼬리를 쳐,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가 있었으니
사귐의 진전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때로는 정원에서 일을 하다보면
이름모를 새들이 내려다 보며 아는 척을 합니다.
그 흔한 참새일지라도 곁에서 짹짹거리면
세상이라는 공간이 더없이 훈훈해집니다.

만일 나무나 새, 고양이나 개들...이 전혀 없는
사람들 만의 세상이라면 얼마나 삭막한 세상이겠습니까.
한 마리 참새의 짹짹임조차도 얼마나 소중한 삶의 동반인지...
프란치스코 성인이 건성으로 형제 자매라 부르지 않은 건,
더불어 살아감이 얼마나 평화로운 세상인지를
진작부터 깨닫게 하신 소치가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 곤 합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8 포르치운쿨라 행진 4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오늘의 순례장소ᆢ해남 땅끝마을 감추어진 에고가 서서히 고개를 드는가 보다. 우리의 순례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향해 가는 딱 그... 1 file 홈지기 2015.07.21 2057
267 해바라기 나팔꽃 T 온 누리에 평화   '해만 온전히 바라보고 핀다'하여 '해바라기'이라 부르는 것이리라. 영어로는 'Sunflower'라고 하니 우리 말로 직역하면 '태양(해)꽃'이라... 1 김맛세오 2014.07.22 2059
266 안성을 오가며... T 평화가 강물처럼. 매월 한번씩 어김없이 안성을 다녀온다. 남다른 인연으로 그곳 재속 형제 자매님들과 만나기 위해서다. 안성하면 무엇보다도 몇 년 전에 하느... 2 2007.09.30 2065
265 얼마나 힘들까...! T 평화와 선. 워싱톤의 "안티모' 형제를 만났다. 우선 언어 연수에 임하고 있는 형제에게서 느낀 역역한 힘든 모습! 익숙치 않은 외국과 언어에 적응하느라 얼마... 2 2006.07.26 2069
264 등하불명(燈下不明) T 아기 예수님의 평화 소스라치게 놀래 깨어 보니, 4시를 가리키는 시각, 그건 꿈이었다. 현실이 꿈인 양 꿈이 현실인 양, 화살처럼 꽂혀버린 순간의 꿈이 내 가... 김맛세오 2008.12.26 2072
263 반갑다, 가재 형제 자매 ^*^ T 졸졸 흐르는 시냇물 평화 어젠 진종일 이슬비가 내려 나무 솎아내는 작업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밤들이 알암을 터뜨리며 후두득 소리를 내는 걸 보니 추석... 김맛세오 2009.09.22 2073
262 엄마가 넘 보고프다! T 평화/선 정동에서 지낼 때였다. 십수년을 '메니엘'이란 병으로 시도때도 없이 무척 어지러웠던 힘든 세월이기도 했었다. 그날도 일이 다 끝난 저녁에, 건강하시... 4 2009.08.24 2075
261 돌아가셨어도 아름다운 분들! T 평화와 선. 내가 아프면 할아버지는 늘 업어주셨다. 내가 머리가 아프거나 배가 아프면, 이마나 배를 쓸어주시던 할머니의 손은 약손이셨다. 내가 아픈 날 밤이... 1 2006.04.05 2076
260 포르치운쿨라 행진 마지막 날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순례구간ᆢ덕산공소에서 성심원 마지막 미사를 드리고 있다. 덕산공소 신자들이 새벽같이 일어나 우리 일행의 아침과 ... 1 file 홈지기 2015.08.02 2077
259 오메, 가을이 흠뻑 물들었네! T 온누리에 평화. 올 가을 단풍은 오랜 가뭄 탓으로 전국이 별로란다. 며칠 전 실재로 지리산 곁을 지나칠 때 나뭇잎들이 물들지도 못하고 마싹 말라 떨어지는 걸... 1 2006.10.29 207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