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온 누리에 평화
시월을 연중 가장 좋은 달이라 하여 상달(上月)이라 하던가요?
그래서 자고로 세시풍속에 의한 행사(감사제, 풍물놀이...등)도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합니다.
아닌게 아니라 풍성한 햇곡식하며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서로가 오가는 일이 많아 좋은 일들로
매우 분주한 달이거든요.
저 개인적으로도, 해외에 이민 가 계신 막내 숙부 내외가 시월 초순에 다녀가시어 접대해 드리느라 좀 분주했고, 한창 단풍철이라 조금만 눈을 돌려도 엉덩이가 들썩들썩...사진에 담으려
가만히 있을 틈이 없으니까요.
또 이런 달에 제 생일이 끼어 있으니, 언제든 맛난 먹거리가 늘 풍부하여, 가까운 주변 분들에게도
나눔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거지요.
정원의 3그루 감나무엔 그 어느 해보다도 감이 주렁주렁, 가지가 찟어질새라 일부 솎아주어 꼭지마다 소주를 묻혀 재어 놓았더니, 며칠 지나서부터는 20여명이 넘는 수도원 형제들이 실컷 먹는 당도 높은 홍시로 변한거 있지요.
지난 토요일엔 듬직하게 자란 성천(큰 이모의 손자)이란 조카 녀석의 결혼식이 있어, 좀체로 남의
결혼식에 나대지 않는 제가 먼 광주에까지 다녀 온 것입니다.
오는 길엔 홀로이 슬쩍 빠져 에둘러 인월(남원 근처)의 '정은산방'엘 들러 오기도 하여, 지리산 근교의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하기도 했습니다.
늘 자연에 대한 경외심으로 어느 것 하나 놓칠새라, 벌써 수확을 마친 다랑논들이 눈에 들어왔고 아직 베지않은 늦벼들의 샛노란 정경은, 또 다른 꽃들의 축제인 양 마냥 제 마음을 들뜨게 하는 겁니다.
이런 분망중에 재속회원이신 안 ..자매님의 권고로,
어제는 수묵화의 기초인 난치는 법을 배우러 전문가이신 소정(小庭) 선생님 문하생으로 첫 붓을 잡았으니, 사진은 언제 찍으며 좋아하는 등산은 언제 가야할지...!?
조금 전의 전화엔, 익산 봉쇄 글라라 수녀원의 M.그라시아 수녀님이 종신서원식에 와 달라시는 초대의 말씀- 그날 사회는 물론 성인호칭기도를 불러달라시는 거겠죠. 그런 실력도 미흡하면서 흔쾌히 가겠노라고 답해 드렸으니, 어제 바오로 사도의 독서 말씀처럼 그냥 전부 주님께 맡기면 모든 게 잘 되어가리라 믿습니다.
시월 상달은 그야말로 축제의 달!
기왕지사 우리 인생의 매시, 매일, 매월,...축제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