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9.06.21 20:19

엄마와 할머니 사이

조회 수 133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평화와 선

아주 어렸을 적, 배겟머리에서 잔뜩 심통이 나 잠자리에 선뜻 들지않고 앉아있는 자화상이 그려진다. 

"인석아, 얼릉 자야지•••!?" 누워계신 할머니의 재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집스레 잠자리에 들지않는 손자가, 얼마나 안스러우셨을꼬! 한편 다른 쪽에 누워계신 엄마의 심기는 얼마나 불편하셨을꼬!
"너, 얼릉 안잘꺼야?" 
그렇게 엄마의 재촉에도 난 골난 모습을 쉽게 풀지않고 엄마에게 시위를 하는 거다. 여러번 재촉에도 풀지않는 자식이 그럴 땐 얼마나 밉상이셨을까!? 손자를 끔찍이도 여기시는 할머니가 계시니, 엄마는 드러내놓고 회초리를 드시는 법은 없었으니, 그런 상황에 엄마가 하시는 최종 비상책은 은근히 내 살집을 꼬집으시는 거다. "얼릉 안잘래?" 하시며 은근슬쩍 쎄게 내 허벅지를 꼬집으시면, 울며 겨자먹기로 어찌 계속 심통을 고집할손가, 끽 소리 못지르고 할머니 곁 이블 속으로 들 수밖에•••

가끔 그런 상황을 생생히 떠올리면서, "왜 난그렇듯 골이 난거지?" 자성해 보면, 사연인 즉은 그 답이 나오는 거다. 가끔 엄마는 옆집 아줌마와의 대화에서, 그냥 놀리시느라, "넌 저기 다리 밑에서 줒어 온 아이야, 알겠니?"

그런 말을 들은 날은, 정말 어디서 주어다 키우는 아이로 생각해 얼마나 슬퍼지는지! 그래서 엄마가 내게 못된 계모처럼 대해주시는 건가보다. 상상믜 나래는 급기야, ' 엄마찾아 삼만리' 길을 나서는 슬프고 초라한 아해로 전락하는 것이다. 
그런 아이의 심리를 괜히 심통만 부린다고 치부해버리는 어른들•••어쩌면 사소한 말 몇 마디가 아이에게는 자칫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그렇다. 무조건 품어주신 할머니가 늘 곁에 계셨고, 때로는 매정할 정도로 내치신 엄마였지만 분명 계모가 아닌 친모의 애뜻한 사랑으로 잘 키워주셨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리운 엄마, 할머니•••5월이면 그분들이 실상 아니 계셔도, 지긋이 웃음 띄우시며 늘 곁에서 바라보고 계심에랴!!! ^^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8 참으로 소중했던 만남들 T 평화와 자비   그렇습니다.  작년 한 해동안 참으로 많은 국내 성지를 찾아다니며 순례를 하였고, 그런 와중에 진솔한 만나들도 적지않아 행복하기 이를 데 ... 김맛세오 2017.01.01 1192
87 참으로 좋은 침묵의 시간들...! T 평화를 빌며...   말, 말, 말...말이 많은 이 세상에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말은 얼마나 될까?    평소 자연적으로 절제된 말의 분위기<침묵> 속에서 지... 김맛세오 2015.11.23 1454
86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들 T 평화/ 선 6년여 이곳 성거산에 살면서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수시로 (먼저 가신 형제들)묘지를 지나칠 때마다 형제들을 생각하며 두런두런 추억을 화두삼아 이... 4 김맛세오 2012.01.21 2577
85 참으로 희한한 만남 T 온누리에 평화를 고대하며. 할머니, 그리고 젊은이 두 분 다 하느님 품으로 가신 분들. 전자의 할머니는 가까운 안성 분으로서 바로 오늘이 장례날이시라 어제 ... 7 2006.12.12 2315
84 참을 수 없는 아픔이여, 고통이여! T평화/ 선 그러니까 정확히 1996년도, 을 기해 예루살렘의 성서 코스를 밟던 해, 성주간 바로 전 주였다. 나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예수님의 수난 체험을 톡톡히 ... 2 2010.03.14 2324
83 천인공명(天人共鳴), 천인공노(天人共怒)! T 온 누리에 평화     태종 때의 일입니다.  정확히 1405년 5월...   때아닌 집중 홍우로 곳곳에서 물난리가 났습니다.  그 와중에 쌀을 가득싣고 강을 건너던... 김맛세오 2015.04.14 1296
82 첫 순례(예루살렘)에서 생긴 일 T 온 누리에 평화   공부하던 도중 1986년도 여름방학이었습니다. 상주 학생들은 거개가 다 경험을 쌓기 위하여 다른 지방이나 나라로 파견되는 게 관례였죠... 1 김맛세오 2014.02.17 2381
81 청게산에서 만난 '준호'란 아이   며칠 전 오랜 가뭄의 와중에 달디 단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이었다.  안가 본 코스를 택해 어림잡아 산을 오르려 하니, 길이 잘 나지않은 골짜기로 들어... 김맛세오 2017.06.12 1240
80 청원기도보다는 감사기도를... T 평화와 선   요즘 며칠동안 '어떤 기도를 하며 살아가는 내 자신일까?'를 계속 묵상해 보았습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기도 내용이 감사보다는 ... 김맛세오 2013.10.17 2889
79 최근에 내게, '세상에 이런 일이...' T 평화와 선 요즘엔 오랜 기간 볼 기회가 없는 T.V의 프로그램중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프로를 꽤나 선호해 시청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내 최근 내 신상에 ... 김맛세오 2020.03.29 834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