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0.10.05 08:26

물매화를 보셨나요?

조회 수 256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벌써 몇년째 성거산에 살다 보니,
이곳 토양에 무엇이 잘 자라는지 확연히 알게 되었다.
주로 소나무, 참나무, 영지,더덕, 도라지, 취나물, 밤...등
그래선지 먹거리가 풍부해 야생 동물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이맘때면 빼어 놓을 수 없는 몇몇 야생화 군락지도 있어
꽃을 좋아하는 내 마음엔 덩달아 예쁜 가을 꽃들이 수놓아지고.

천흥리 저수지를 휘돌아 옆 계곡으로 가면
아마도 지금쯤 '물매화'들이 그 곱고 새초롬한 자태로
하이얀 군락을 이루기 시작했을 테니,
수일 내로 갸들과 데이트를 하러 가야겠다.
봄에 피는 하이얀 매화꽃을 닮았지만
습지 계곡에서 피어나는 꽃이기에
그 이름, '물매화'라고 했나보다.
물매화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쪽진 머리에,
젊었을 때의 청초한 엄마 모습이 아련하다.
그리고 어쩌면 이곳 성거산 자락에 순결한 피로 물들었던
거룩한 순교자들이 '물매화'로 환생했는지도 몰라
하이얀 눈물을 찍어내게도 되니...!!!

또 얼마 후면 장관을 이룰
먼저 가신 선배님들의 묘지의 '구절초'도 빼어놓을 수가 없다.
어디 그 뿐이랴! 구절초가 질 무렵이면
차례를 기다리기라도 하 듯 짙은 쪽빛 바다 빛갈을 닮은
'용담(龍膽)'이 피어나게 된다.
'용의 쓸개'처럼 쓴 뿌리여서 약재로도 사용한다는 용담!
그 용담을 대하며, 옛날 얘기로 손자 사랑이 지극하셨던
할머니가 무척이나 그리워진다.
그 할머니의 '용왕님과 거북이 토끼 이야기...'에
턱을 괴고 빠져들게 초롱초롱하던 눈망울!

가을은 그렇게 할미의 사랑에 깊어가는 그윽한 계절!
아랫집 앞마당에 가득 핀 코스모스가 하늬 바람에 살랑이고
새하얀 취꽃들이 질 이맘때면,
여기저기 짙어가는 하늘 빛 속,
갖가지 색갈의 싱그러운 꽃들이 빚어져
더욱 푸르른 그리움이 묻어나는 사랑의 계절!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3 바보 有感 바보는 바보다. 내가 보매, 암만 생각해도 예수는 바보다. 그는 그렇게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대제사장 앞에서, 빌라도 앞에서 그는 챤스가 많았다. 근데, 그는... idiot 2008.10.04 1767
362 일상의 작은 기쁨들 T 온 누리에 평화가 가득   오늘은 진종일 천둥번개, 소나기가 오락가락합니다. 이런 날이면 잊을 수 없는 기억이 하나 떠오릅니다.   오래 전, 수도회에 입... 김맛세오 2014.06.25 1783
361 왠지 슬픔이...! ,T 축, 성탄/ 평화가 온누리와 함께 창 밖을 보다가 괜스레 눈물이 난다. 잔설이 분분하고 희끗희끗 쌓인 눈 사이로 뾰르롱 비상하는 작은 새와 창 문을 두고 눈... 1 2008.12.24 1791
360 좋은 사람은 가슴에 담아 두기만 해도 좋은 법  T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모든 이들에게...   자못 고단한 삶을 두고 곧잘 아래와 같은 표현들을 하게 됩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세월', 멀고도 먼 험... 김맛세오 2016.01.26 1794
359 포르치운쿨라 행진 2일째 소식 나눔 도보순례 2일째 순례목적ᆢ기억과회개 순례방향ᆢ진도성당에서 해남 사교 마을까지(18km) 아침에 일어나 보니 (진도성당 여행자 숙소) 바나나랑 귤이 박스 채 배... file 홈지기 2015.07.21 1799
358 여정을 마치고... T 평화와 함께 한국을 떠난지 꼭 2달 10일 만에 이제는 가장 편안한 내 고향 서울,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번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다녀 본 곳곳을 통해 내 인... 2 2006.09.08 1801
357 봄이면 왜 이리 가슴이 뛸까? T 온누리에 평화가 가득 겨우내 조용하기만 하던 성거산이 요즘엔 더없이 부산스럽다. 봄 눈 녹아 흐르는 계곡 소리가 남다른가 하면 새들의 소리 또한 예전에 없... 2008.03.15 1806
356 어쩔 수 없는 애증(愛憎)의 관계일런가? T 평화와 선   평소에 늘 평화와 선을 지향한다 하면서도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사랑과 미움의 관계가 얼키고 설킨 실타래처럼 꼬여 있음을 알게 된다. ... 김맛세오 2015.08.11 1814
355 자연과 인간의 기막힌 조화 T 평화와 선 참으로 오랫만에 컴 앞에 앉아 본다. 그동안 지난 3월 8일부터 시작한 공사로 정말 공사다망했거니와 낡은 콤퓨터가 시도 때도 없이 고장을 일으켰으... 3 2008.09.05 1815
354 이장 할머니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앞 작은 매점이 불이 났다. 아르메니아 인이 장사를 하는데, 작지만 제법 장사가 되었던 곳이다. 마피아가 큰 액수의 돈을 요구했고, 결국... 2 로제로 2009.01.23 1824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