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0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오전 재속회 월례회를 마치고, 여유로워진 오후에는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이번엔 늘상 택했던 인왕산 길이 아닌 시청 앞- 광화문- 경복궁역- 인왕산 코스를 염두에 두었으니, 요즘 이곳 주변에는 문화 예술에 관한 거리 행사가 많다는 정보를 접했기 때문.  예상대로 긴 연휴란 이유도 있겠지만, 덕수궁 돌담길을 끼고 시청앞에 이르는 거리마다 설왕설래하는 인파들로 들끓고 있었다.  광화문 네거리쯤에선 다양한 장식의 퍼레이드가 있어 그야말로 문화 예술 측면에서의 볼거리들로 흥미진진!  그중엔 꼬마 여아들과 아가씨들이 화려한 배꼽 의상을 차려입고 악대에 맞춰 발리 댄싱을 하며 행렬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왔고, 하나같이 미남인 몇은 길고 긴 의족을 하여 장대같이 큰 키의 자태로 율동에 맞춰 흔들며 걷는 양이 매우 익살스럽고 재밋어 보였다.  그러나 보는 이들이야 축제를 대하는 양 그렇듯 흥미롭겠지만, 대중 앞에서의 광대 역할처럼 얼마나 다리가 아플꼬, 매우 안스러워 보이며 사뭇 측은해지는 거였다.

  그런 한 마당 거리 퍼레이드를 대하면서, 언뜻 화려한 불꽃놀이가 뇌리에 스친다.  깜짝 스쳐 지나가는 우리네 인생사처럼 결국 무상함의 뒤안길을 대할 수 밖에 없는...!  불꽃놀이에 대하여는 나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한 순간 즐기려는 유희와 같이, 지극히 짧은 시간에 소요되는 그 경비가 군비를 위하여 소요되는 엄청난 경비처럼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드는지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겠다.  평화를 위해 써도 모자랄 혈세의 돈이, 시민들의 잠깐 즐거운 눈요기를 위해 한순간에 날아나 가버리는 것이 바로 불꽃놀이 따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잠기게 때문. 


  광화문 네거리에 이르니, 조금 전에 대했던 화려한 퍼레이드와는 대조적으로, 아직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여러 천막들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그 뒤로 이순신 장군의 근엄한 동상이 언제나처럼 거리를 내려다 보고 있어, 마치 강대국(미. 중. 일)의 틈바구니에 낀 이 가련한 나라를 보살피기라도 하려는 듯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그런 형상이었다. 

  그 동상의 멀고 먼 배경으로 청와대 뒷 산인 북악산과 더 멀리에 자리하고 있는 북한산 보현봉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더욱 돋보여 한 컷 앵글에 담았다.  또한 멋진 북한산을 뒷 배경으로 자리잡은 서울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고,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런던이나 빠리, 도꾜...같은 도시에서는 전혀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자연 경관이 걸출한 수도 서울!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덧 경복궁역을 지나 사직 공원을 옆으로 해 인왕산에 다다랐다.  인왕산 중턱쯤의 장관이던 코스모스 길은 때가 이미 지나 거의 끝무렵이다.   


  오늘 걸으면서, 세상을 보고 대하는 척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인생의 화두처럼 떠오르는 상념들로, 내 가까운 주변의 것들이 결코 가벼운 묵상꺼리 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었음을...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8 아카시아 향기와 엄마 T 평화와 선 아카시아 향기가 온 누리에 진동하는 이맘때면, 이 향기처럼 엄마에 대한 추억이 더욱 짙어진다. 엄마는 우리 형제의 교육, 그리고 어려운 가정 살림... 김맛세오 2019.06.21 996
477 T 평화와 선 「평화와 선'에 관하여...」  엄격한 규율에 맞추어 십자가를 따르는 기존의 오래 된 엄격한 수도회의 수도자들에 비해, 형제애를 바탕으로 십자가의 삶을 살았던... 김맛세오 2020.10.04 1012
» 광화문 문화 예술 축제 마당을 지나치면서... T 온 누리에 평화   오전 재속회 월례회를 마치고, 여유로워진 오후에는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이번엔 늘상 택했던 인왕산 길이 아닌 시청 앞- 광화문- 경... 김맛세오 2017.10.09 1060
475 어쩜 애기가 고로콤 귀여울꼬! T 평화와 선   공덕역에서였다.  바쁜 출근 길이라 너나없이 총총걸음으로 발길들을 재촉하고 있는 아침 시간. 마침 젊은 엄마가 애기(겨우 말을 익히고 걸음... 김맛세오 2017.09.25 1064
474 사진 이야기 T 평화가 온 누리에...   사진...하면, 역시 어린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떠오르는 것들이 참으로 많다.   사진기가 매우 귀했던 동작동 어린시절에 우리 집엔 ... 김맛세오 2017.07.18 1075
473 사진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 T 평화를 빌며...   꼽아보면 사진찍기를 좋아해 취미로 찍어온지 어림잡아 25년 이상 되었으니, 적은 세월은 아니리라.   아마도 처음 사진을 대한 것은... 김맛세오 2018.11.19 1075
472 추억 사진 T 온 누리에 평화를...   오랫만에 페북(Face book)을 통해, 바로 밑 사촌 동생이 안부를 묻는 짤막한 글과 함께 가족 사진을 올렸다.  그 녀석 식구들은 흑석... 김맛세오 2017.09.12 1092
471 사랑을 듬뿍 주신 분들 덕분에... T 평화와 선   "난 사랑을 많이 받으며 지내왔다."는 표현을 곧잘 하는데, 실제가 그랬다.   지난 달에 영면하신 막내 숙부님을 비롯하여, 참으로 많은 어른... 김맛세오 2017.11.15 1098
470 평창동 수도원에서의 생활 T 평화와 선 평창동 수도원은 북한산, 보현봉 자락에 위치하여 정동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공기가 맑아 좋은 곳이다. 한가지 예로서- 정동에서 지냈을 땐, 수도... 김맛세오 2019.12.11 1116
469 자연의 계절, 인간의 계절 T 온 누리에 평화   어젠 가리봉동 수녀원의 주일 미사에 참례한 후, 가까운 산으로 산행을 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딱히 정해진 산은 없었지만 지하철 노선을... 김맛세오 2017.08.08 1122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