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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 & 선

 

이렇게 날씨가 추운 날에 외출이라도 하면,

체질적으로 추위를 많이 타 우선 손발이 시려워 4계절중 겨울은 제발 '빨리가라...'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어쩌랴?  "추위야 더위야, 주님을 찬양하라.  얼음과 눈들아, 주님을 찬미하라..."라고 성서에 말씀하시지 않는가?

나는 싫지만,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고귀한 존재에 대하여 겸허히 찬미, 찬양해야 한다는 뜻이리라.

혹한 추위에도 참새나 비둘기들...은 그 가녀린 다리로 잘도 눈밭을 헤집고 다닌다.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다볼라치면, 체질이 전혀 다른 생명체라고 치부하면 그 뿐이겠지만

손발이 유난히 시려운 나로서는 찬탄이 절로 가진다. 

 

몇 발자국 문 밖에만 나가도 쉽게 눈에 띄는 것이 비둘기들이다.

복잡다단한 사람들 틈바구니의 생활 전선에 끼어들어 요리조리 먹거리를 구하러 다니는 모습,

사람 만이 행려자 취급을 당하는 게 아니라 비둘기들도 영락없는 그 꼴이잖은가.   

왜 그리고 어떤 아이들은 가까이 앞에 비둘기가 보이기만 하면 먹거리를 주기는커녕

고약하게도 발길질을 해대며 쫒아버리거나 위협을 주기가 일쑤일까.

그런 자녀들을 대견해 하며 바라보기만 하는 부모들의 교육엔,

컴퓨터 게임의 전쟁놀이 따위로 생명을 쉽게 박살내는 따위에는 신명이 나 하여도

측은지심이라는 고운 마음이나 가르침 따위는 전혀 배제되어 있는 위험한 교육에 젖어 살아간다.  

 

하기사 추위에 견뎌야 하는 것들이 어디 새들 뿐이 겠는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꽃처럼 현란했던 단풍들을 다 떨구고 난 나목들!

벌거벗은 채로 겨울을 견뎌야 하는 생명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그렇게 겨울을 나지 못하고 동사하는 경우도 많으니,

어쩌면 생존경쟁이라는 것이 자연현상인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발에 밟힐새라 눈에 띄는 비둘기라도

그 치열한 경쟁에 일조해 주지는 못할지언정, 가던 길 좀 비껴서 진행을 방해는 말아야 겠다.

 

어쩌다 비둘기와 마주칠 때면,

         "에구, 비둘기야, 너의 진로를 방해해 미안하구나!"

그렇게 살짝 비껴주는 것도 먹거리에 걱정이 없는 사람이 취해야 할 지당한 도리가 아니지싶다.

겨울초, 하늘을 비상하여 남으로 남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들의 장관스런 모습을 대하면,

예전처럼 내년 가을이면 다시 만나리라는 희망과 기약에 뿌듯하였다면,

요즘엔 뭔가 우리 곁을 두고 영영 떠날갈 듯한...슬픈 아련함에 가슴이 미어진다.

 

그나마 복잡한 도시 공간 사이사이로 참새나 비둘이들이 공존해 가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언제부턴지 도시나 근교에서 사라져버린 제비들을 떠올려 보면,

이녀석들조차도 전혀 눈에 뛰지 않는다고 가정을 해 보곤 한다.

그야말로 도시 사막, 죽음의 공간이 바로 그런 정황이 아닐런지...

제비 집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얼마 후면 새끼들이 짹짹거리는 소리에

마치 흥부네 박씨를 물어다 준 복덩이 제비들을 기쁘게 연상하듯이,

우리네 주변 가까이에 흔한 새라는 이유로 함부로 박대하거나 천시해서는 아니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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