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07.10.30 20:41

속 깊은 꼬마

조회 수 2166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가 강물처럼.

여기 아랫 동네는 바로 '성거읍'이다.
그 성거읍에 최근 관할 본당에 갔다가 알게된 한 가정이 있으니,
바로 초등 1년생인 '요한'이라는 꼬마가 사는 집이다.
매우 열심한 엄마 아빠를 닮아선지
그 아이는 부모가 집을 비어 혼자일 때도
뻐스를 타고 꽤나 먼 거리에 있는 본당 미사에 빠지는 법이 없다.
물론 여느 아이들처럼 친구들을 만나면 개구장이에 불과하지만,
또 미사 참례는 잘 하면서도 내내 잠을 자거나 몸을 비틀기가 예사지만
그러면서도 신기할 정도로 강론 내용을 줄줄이 꽤어 이야기를 잘 하니 그 집중력이 대단한 아이다.
또 그 아이의 식성 또한 여느 아이들과는 판이하게 달라
피자나 햄버거 따위는 쳐다 보지도 않고
설농탕, 곰탕, 감자탕,...따위를 좋아해 애늙은이 같은 식성이어서
참으로 기이한 아이란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저녁을 들 무렵 요한이 내게 전화를 했다.
"저녁하셨어요? 감자탕 먹으러 가요."
"아직 안먹었지만 마을에 내려가고 싶지 않으니 엄마하고나 먹으렴."
"...!!! 그래도 수사님과 함께 먹고싶은걸요...?"
순간적으로 꼬마의 기특한 청을 거절하는 건 아니다 싶어
생각을 바꿔, "그래, 요한아, 같이 먹자꾸나." 답을 했다.

그렇게 만나자, 이런저런 야그를 하다가
그날이 바로 음력 9월 5일인 내 생일!
"요한아, 그리고보니 오늘이 내 생일이네.
요한이 덕분에 그냥 지나칠 뻔한 생일 먹게 생겼군."
그랬더니 요 귀여운 녀석, 엄마를 앞세워 편의점 앞에서 차를 세우더니
쬐만한 고급 케이크를 사야 한단다.
그렇게 케익에 촛불을 밝혔고 생일 노래도 불렀다.

참, 그 날 내 생일을 챙겨주는 이 아무도 없었건만
요한이 덕분에 엄청 큰 생일상을 받은 셈이어서,
살아계실 적 엄마 만이 꼬박꼬박 챙겨주실 수 있었던
자칫 그냥 지나갈 뻔한 생일을,
그렇게 속 깊은 꼬마가 큰 상을 차려준 셈이다.

요한아, 하느님 사랑받으며 그렇게 무럭무럭 잘 자라렴!
  • 수호천사 2007.11.02 22:30
    사랑하는 수사님
    재법 쌀쌀해진 날씨가 마음의 여유를 가져가나 봅니다.
    늘 그 자리에서 반겨주던 수도원 전경들이 서늘하고, 앙상한 느낌을 받고 춥다고 서둘러 내려 오면서 미안함을 감춰 뒀는데..
    처음으로 방문해서 인사드립니다.
    마음 속 고향의 향기를 전해주시는 수사님의 다정하고 어린아이처럼 해 맑은 느낌을 통해서 보지 않아도 성거산자락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동화와 같은 내용이군요?
    요한이 친구도 맛세오수사님과 세라피노 신부님 무지 싸랑해요~~~
    만남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려요..
    감기조심하시고 평화가 강물처럼 흘러 넘쳐나기를..
    기도합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긴 다리 거미 자매

    T 평화가 온누리에. 세면장과 화장실이 아랫층에 있는 집 구조라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곳엘 가면 몸체는 아주 작으면서도 긴 다리를 한 거미가 몇 마리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처음엔 징그러워 보여 빗자루로 쓸어버릴가도 했지만, 미물이...
    Date2008.03.07 By Reply2 Views3252
    Read More
  2. No Image

    어김없이 돌아온 봄,봄,봄,...

    T 평화가 봄 햇살처럼 지난 주 300mm 정도는 쌓였을게다 엄청 많은 눈이 내려 이틀간 눈쓸기에 바빴었다. 그런데 그것도 며칠...이내 따뜻한 봄기운에 다 녹아 버리고 말았다. 꽝꽝 얼어 붙었던 계곡엔 여전히 얼음이 남아 있어, 그 밑으로 녹아 흐르는 물소리...
    Date2008.03.02 By Reply2 Views1938
    Read More
  3. No Image

    하느님께 담뿍 사랑받으려면...?

    T 평화와 선 이렇듯 컴퓨터 방의 컴이 고장나면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욱 많아 좋은걸. 낮이면 새하얀 눈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좋고 밤이면 새까만 하늘에 별 헤이는 일이 많아 좋다. 더욱이 겨울 소나무 솔잎 곁에 일하는 낮 동안의 시간이면 성거산...
    Date2008.02.04 By Reply1 Views2131
    Read More
  4. No Image

    요사팟 할아버지의 부음 소식

    T 평화와 선. 요사팟 할아버지가 귀천(歸天)하셨단다. 심히 편찮으다고 하여 찾아 뵌 것이 지난 10월로 기억되는데... 참, 복이 많으신 할아버지! 30일에 돌아가셨다니, 바로 세모를 기해 기억해야 될 분들을 한 분 한 분 떠올리면서, 세류동의 루까 수사님과 ...
    Date2008.01.03 By Reply3 Views2329
    Read More
  5. No Image

    새하얀 눈과 함께...

    T 온누리에 평화 어제 밤부터 새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였다. 아직 눈다운 눈을 보지 못한 2007년 12월 31일에 이렇듯 백설애애 장관을 대하니, 성거산(聖居山)이 더욱 아름답고 거룩해 보인다. 아마도 2007년의 어렵고 힘들었던 일이나 사건... 모두를 순백색 ...
    Date2007.12.30 By Reply2 Views2115
    Read More
  6. No Image

    기도와 함께 했던 소중한 만남들

    T 축, 성탄/ 근하신년 2007년, 지난 해의 내 여정을 반추해 보며 가까이 만났던 분들을 떠올린다. 먼저 우리 수도회 가족인 여러 형제들이 떠오르고, 지난 해 세례를 받은 동창, 김병두(안또니오)와 노인원(가롤로)씨를 생각하면 마냥 기쁘고 감사스럽다. 도봉...
    Date2007.12.29 By Reply0 Views2292
    Read More
  7. No Image

    회상- 엄마와 기차

    T 평화와 선. 기차는 그리움이다. 특히 석탄이나 디젤로 움직였던 "칙칙폭폭" 긴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내 어린시절의 기차는 요즘에는 느낄 수 없는 향수나 미지의 세상을 향한 아련함을 실어 왔다. 유년 시절 외가집, 의정부에서도 외진 수락산 자락 밑, ...
    Date2007.12.12 By Reply0 Views2535
    Read More
  8. No Image

    이렇듯 눈이 내리면...!

    T 온누리에 가득한 평화 밤새 조금씩 눈이 왔나보다. 아직도 간헐적으로 내리는 눈, 시나브로 이렇듯 눈이 내리면 난 또 먼 데로 시간여행을 하며 동심으로 날아간다. 동지기(동작동) 어린 시절, 강아지를 좋아해선지 우리 집엔 거의 항상 꼼지락거리는 어린 ...
    Date2007.12.07 By Reply1 Views2374
    Read More
  9. No Image

    까맣게 잊혀졌던 수녀님.

    T 평화의 그리움 담아... 그 이름은 수녀님. 복자회 수녀님으로...30년은 족히 되었으리. 신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 학년은 달랐어도 참으로 내게 관심을 많이 써주셨다. 수녀님은 부친이 부산대학교..로 외동 딸로 태어나시어 당시 50세 정도는 되어 보이셨...
    Date2007.12.02 By Reply0 Views2261
    Read More
  10. No Image

    달, 별을 보는 행복

    T 온누리에 평화를. 유난히 밝은 달과 영롱한 별들이 자주 눈에 들어 옴은 요즘 만이 아닐진데, 여하튼 자주 새까만 밤 하늘을 올려다 보며 달과 별을 마주하면 그 아름다움에 절로 탄성을 발하곤 한다. 특히 공해로 가리워져 좀체로 제대로 보기 어려워 별 볼...
    Date2007.11.30 By Reply1 Views225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