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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5 05:42

삶,죽음 그리고 부활

조회 수 2036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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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축, 부활!

화사했던 벗꽃이 금방 낙화하는 걸 보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 아니라 "화무삼일홍(花無三日紅)"이라!
열흘이 아니라 고작 삼일 만에 뿔뿔히 흣날리는 꽃잎들!!!
마치 우리네 덧없는 인생만 같다.

사순절만 되면,
이렇듯 심히 병치례를 하는 까닭은 무얼까?
몸이 아프고 힘들 때,
가장 가까이 함께 살아가는 이들도
사실 낌새를 느끼지 못할 때가 허다하다.

이럴때
이만큼 세월을 많이 보냈노라 해도
가장 생각나는 분들- 할머니,엄마...앞에선 여전히 아이인걸.
시공이 다른 천국에 계신 분들이라 나와는 무관한 분들일까...?

작은 텃밭에
무,배추,상치...씨앗을 뿌리면서,
두 분의 음성이 들려온다.
삶,죽음 그리고 부활이 하나라는 걸...

"얘야,
네가 아픈만큼 죽음이 멀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부활하여 우리와 다시 하나 된다는 것을...
이 할매는 늘 너를 쓸어주며 기도한단다.
이 엄마는 네가 아프면 여전히 슬프단다.
성모님께서 그러셨지-
아드님이 십자가에 끌려가시고 달리셨을 적에
얼마나 아프셨을꼬!!!
그래도 한 마디 말도 못하셨쟎니?
너무 깊은 사랑은 그런 거란다."

부활은
삶과 죽음의 통합이라,
아픈 것은 일시적이요,
아픈만큼 새 생명의 싹이 트이는 게 정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그래도 아프면,
제일 먼저 할머니,엄마의 손길이 그립다.
  • 마리아 2006.04.18 00:56
    언제나 맛 수사님의 글 묵상 잘하고 있습니다.
    호수의 잔잔한 물결처럼 잔잔한 감동을 받습니다.
    수사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고 기도합니다.
  • 사랑해 2006.04.18 00:56
    아프실때면, '엄마와 할머니'의 손길이 그립다고 하시는 '맛'님의 글에 왜 이리도 눈물이 나는지요.. 이 한 줄로 '맛'님께서 주님만의 연인으로서, 수도자로서 지내오신 삶을, 세상속의 제가 부족하나마 묵상해 봅니다.. 울컥 울컥 목이 메여 왔습니다..
    세상 보통 사람으로 치면, 아내의 타박 섞인(함께 늙어가니 그 아내 역시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을 테니까요(-ㅣ-);;) 보살핌을 받으며, 엄마 할머니를 향한 그리움 보다는 그 아내의 타박과 보살핌에 머무를 수 있을 겁니다.. 혼자서 묵묵히 주님안에서 받아들이고 느끼며, 오히려 그 고통을 열렬히 사랑해야만 하는 삶이라니...
    수도자의 삶!! 전, 그 '수도자'라는 말에 가슴 한가득 (이상하게요) 눈물부터 고여옵니다..그래서일까요, '맛'님 저는 수도자들을 위한 기도에 씌여 있는 기도문처럼, 저희 평신도들이 "살아서는 수도자들의 기쁨"이 되게 해 주시라는 기도문을 정말 뜨겁게 바치게 됩니다.. 아이같이 순수한 영혼을 지니신 '맛'님!! 우리모두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 한 몸 이라 배웠습니다.. 부족하지만 저의 작은 기도가 '맛'님에게로, 그리고 '맛'님의 순결한 삶의 향기는 제 영혼에게로 나누어지는 거라고 믿습니다..
    자꾸만 넘 심각?해 지네요^^;; 어쨌든 저는 교회의 가르침대로 열심히 해 볼랍니다..
    '맛'님~ 힘!! 내셔요..
    '맛'님을 위해 초를 밝히며 밤새 뜨겁게 기도 하셨을 할머니 엄마쎄서는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맛'님께는 자꾸 바라고 달라는 저희같이 부족한 형제자매들이 있으니, 건강하셔서 많이 사랑 주셔야 해요^^;; 대신 저두 기도 많이 쏠께요~~
    홧팅~~!!
    우스갰 소린데요, 저희 시어머님께선 아침에 눈뜨시면서 주무실때까지, 주무시는 중에 자세 바꾸실때조차도 "에구 죽것다~ 에구에구~" 가 하루 대사중 거의 전부세요..
    그런데도, 허리 잘 아프고 다리 쑤시고 늘 골골하는 사람은 바로 허우대는 멀쩡한 저랍니당~^0^ 그래서 저두 어떤 날은 어머님처럼 에구 죽것다를 감탄사처럼 해보는데요, 와~~효과 있어요 .. 덜 아픈 것 같아요..*^^* 히히~~ '맛'님도 한번 해 보셔요..
    감기 조심하시고 주무실때는 양말 신으시고, 목도 따뜻하게 하고 주무셔요~~

생활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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