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292 추천 수 0 댓글 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어릴 적부터 강아지나 개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오죽하면 멋모르고 어른들을 따라 잘 먹던 보신탕을
수도원에 입회한 이후 절대로 입에도 안대었을 정도니 말입니다.

인왕산 산책길에 오며가며 꼭 두 번씩은 만나는
잘생긴 진도개가 있습니다.
예전에 성거산에서 함께 잘 지냈던 영리한 '진순이'
- 아랫 마을 개들에게 물어뜯긴 우리 집 염소 사건으로 나의
호된 질책을 받고는 며칠간 곡기마저 끊었던- 를 닮아선지
더욱 호감이 가,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고 꼭 몇 마디 말을 건네는데
요놈이 벌써 몇달째 얼굴은커녕 전혀 눈도 맞추지 않는
무심한 표정인거 있지요.
그런데 며칠 전, 어느 아가씨가 지나치다 아는 채를 하니
꼬리를 치며 반색을 하는 게 아닙니까.
물어보니 그 개와는 낯선 처지라나요.
그렇다면 저 개가 사람 차별을 하는 게 여실한 겁니다.

그 후 마침 집문깐에서 청소를 하는 주인 아저씨를 만나
그간의 자초지정을 이야기하며 '미래'라는 이름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미래'와 사귀기 위해 맛난 멸치를 한옹큼 가져 갔더랬지요.
제 이름도 불러주겠다 맛난 멸치도 주겠다...조금 꼬리를 쳐,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가 있었으니
사귐의 진전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때로는 정원에서 일을 하다보면
이름모를 새들이 내려다 보며 아는 척을 합니다.
그 흔한 참새일지라도 곁에서 짹짹거리면
세상이라는 공간이 더없이 훈훈해집니다.

만일 나무나 새, 고양이나 개들...이 전혀 없는
사람들 만의 세상이라면 얼마나 삭막한 세상이겠습니까.
한 마리 참새의 짹짹임조차도 얼마나 소중한 삶의 동반인지...
프란치스코 성인이 건성으로 형제 자매라 부르지 않은 건,
더불어 살아감이 얼마나 평화로운 세상인지를
진작부터 깨닫게 하신 소치가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 곤 합니다.
  • 산새 2012.06.20 19:36
    성거산을 그리워하는 맛 수사님!
    이 아침
    알프스 산자락을 울리는 호른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 2012.06.20 19:36
    T 성거산에서처럼 다양한 새 소리에 취할 수는 없어도, 여기 정동 정원에도
    매일 노래하는 텃 새가 있어 씩- ^*^을 하지요.
  • 산새 2012.06.20 19:36
    도시로 간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떠올렸거든요~^^
  • 2012.06.20 19:36
    T 저녁식사 후 인왕산 성곽에 앉아 시원한 바람과 함께 서녘 노을을 바라 보노라면
    바로 앞 높은 나무에서 노래하는 '뻐꾸기' 또한 한폭의 그리움을 담은 산수화라고나 할까요...!
  • 산새 2012.06.20 19:36
    하이디는 도시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산을 그리워하다 몽유병까지 걸리게 되죠.
    그래서 다시 산으로 돌아온답니다.~^^

    성거산을 품고 사시는 맛 수사님께서는 물론 잘 주무시겠지만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8 해바라기 나팔꽃 T 온 누리에 평화   '해만 온전히 바라보고 핀다'하여 '해바라기'이라 부르는 것이리라. 영어로는 'Sunflower'라고 하니 우리 말로 직역하면 '태양(해)꽃'이라... 1 김맛세오 2014.07.22 2059
497 해거름녘   T 온 누리에 평화   '해거름'하면 으례히 제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2가지 장관이 선명히 떠오릅니다.   그 하나는 오래 전 인도에서의 ... 김맛세오 2014.01.08 2366
496 할아버지의 손자 사랑 T 온 누리에 평화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10여년을 살았던 흑석동보다는 초교 3학년 까지의 어린 시절을 보낸 지금의 '현충원' 자리를 단연 내 고향이라 하겠... 김맛세오 2012.07.03 3853
495 할아버지와 꿀꿀이 죽 T 평화/선 떠오르는 마음의 풍경 한가지- 내 어린 시절 한강에는 다리가 둘 밖에 없었다. 노량진과 용산을 잊는 한강 대교와 철교... 실상 사람과 차가 왕래할 수... 1 2009.02.08 2040
494 할아버지, 그 때, 참 죄송했어요   난 할아버지에 관한 일화도 적쟎게 간직하고 있으니, 그마만큼 손자에 대한 내리사랑이 각별하셨던 게다.   가족들 뉘게든 호랑이같이 무섭게 대하셨던, 그런 ... 김맛세오 2021.02.14 812
493 할미꽃 T 온누리에 평화. 선배님들 무덤가에 할미꽃이 소복히 피고 있다. 꼭 이맘때면 피어나는 할미꽃을 만나면 정말 옛적 내 할머니를 닮은 모습에 언제나 보아도 편안... 5 2007.04.05 2488
492 할머니와의 데이트 T 평화와 선. 참, 대단한 분! 이씨 조선 왕가 마지막 손의 며느님으로서 그 강직함에 손색이 없으신 '쥴리아' 할머니! 84세의 노구에다 한 쪽 손이 마비되고 한 ... 1 2006.06.03 2394
491 할머니와 어린 손자 T 평화와 선. 며칠 전 어린이 날, 천안행 지하철에서였다. 탈 때부터 내 곁에 할머니와 4-5살쯤 되어보이는 손자가 있어, 손을 꼭 잡고 나들이를 가는 그 다정한 ... 2008.05.09 1886
490 할머니와 샘 T 평화가 샘물처럼...   어린 시절, 세상에 대해 처음으로 제 의식에 자리잡은 것은 다름아니 '동재기 능말'(4-5살 무렵)이라는 곳의 할머니와 샘터이지요. ... 김맛세오 2013.04.30 2020
489 할머니 손은 약손 T 평화와 자비   "할머니, 옛날 얘기 해 줘요."   "인석아, 지난 번에 해 줬구먼.  또 해 달라구...?  옛날 얘기 너무 좋아하면 가난해져요...!"   "응, 응,... 김맛세오 2016.06.20 1741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