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986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누리에 평화...

인생의 좌우명처럼 늘 가슴에 와 닿는 아래의 귀절:

"생래일진청풍기(生來一陳淸風起)
(태어남은 한 줄기 맑은 바람이 이는 것)
멸거징담월영심(滅去澄潭月影沈)
(죽음이란 달 그림자가 못에 잠기는 것)

오늘따라 한창 자고 있을 시간에 눈이 떠지자 마자
위 귀절이 갑짜기 마음에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

* * *

며칠사이 몸이 몹시 아팠다.
아마도 풀이 나기 시작한 봄부터 풀뽑기 작업에
너무 무리를 해선지 살살 아파오던 허리의 통증으로
급기야는 참기 어려운 상황까지 온 것.

정형외가엘 가 보았지만 물리치료와 쉬는 방법 외엔
별 뾰족한 수가 없단다.
마침 사혈 전문가인 재속회 형제님이 이런 상황을 알고는
생전에 안해보던 부황까지 떴으니...시간 반 동안에 나온
놀랄 정도의 검붉은 어혈의 양!

간밤,
꿈 속에 말없이 나타나셨다간 사라지신 엄마의 모습!
늘 꿈 속에선 오랫만에 뵙는 엄마였고 그렇게 만난 엄마의 안부가
무척 궁금했지만,
한동안 그렇게 곁에 계신 것만으로도 꿈이었지만 넘 좋았다.

며칠 전,
연못의 비단 잉어 4마리중 1마리가 한동안 먹이도 안 먹고
시름시름하더니 끝내는 영면하고야 말았다.
평균 수명 70년은 산다는 비단 잉어라는데...그 녀석의 몸 길이가
50cm 정도는 되어 보였고, 작년에 심은 매실 묘목 밑에
고이 묻어 주었다.

곁을 떠난 비단 잉어를 대하면서,
평생 함께 살리란 큰 기대감에서였는지 그만큼 실망과 슴픔도 컸다.
한 형제가 늘 "그러게 기대를 하지 말라니까요!"라고 한 말대로,
고기가 놀던 연못을 보면서 투영된 내 자신을 읽게 된다.

그래, 기대감이 없으면 실망할 것도 없고
삶과 죽음이 스치는 바람이나 물에 비치는 달 그림자처럼
초연해 질 수 있는 것임을...

언젠가 멀지않은 내 인생도 그러하리라.

비단 잉어의 죽음과 꿈 속에 나타나신 엄마!
어쩌면 내 미래의 생(生)과 사(死)가 어떠해야 하리라는
암시를 주고도 충분하리란 느낌이 들어
오히려 썩 기분이 좋아지는 거다.
  • 소혜 2011.06.28 18:57
    수사님 얼른 완쾌되시기를요._()_
  • 2011.06.28 18:57
    T 오랫만이군요...감사!!! 한여름 잘 지내시길 빕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 사진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 T 평화를 빌며...   꼽아보면 사진찍기를 좋아해 취미로 찍어온지 어림잡아 25년 이상 되었으니, 적은 세월은 아니리라.   아마도 처음 사진을 대한 것은... 김맛세오 2018.11.19 1075
47 방하착(放下着) T 평화를 빌며...   이 아침, 얼핏 '방하착(放下着)'이란 용어가 떠오른다.   이 말은 "공허한 아상(我相), 즉 나의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한다."는 의미로, 흔... 김맛세오 2019.01.14 1150
46 제 2의 성장지인 흑석동 T 평화. 선   초교 4학년 무렵에 담뿍 어린시절의 정이 든 동지기(동작동)를 떠나 흑석동으로 우리 집은 이사를 하였다.  자연과 농촌의 순수한 시골스러움이 ... 김맛세오 2019.02.17 1250
45 안델센 동화에 심취해서... T 평화와 선일 관계로 평창동-정동을 오가면서, 느긋한 시간이면 곧잘 들르는 곳이 있으니, 바로 큰 길 건너 역사 박물관이다. 거기엔 도서실이 있어 볼 만한 책... 김맛세오 2019.06.21 985
44 아카시아 향기와 엄마 T 평화와 선 아카시아 향기가 온 누리에 진동하는 이맘때면, 이 향기처럼 엄마에 대한 추억이 더욱 짙어진다. 엄마는 우리 형제의 교육, 그리고 어려운 가정 살림... 김맛세오 2019.06.21 996
43 엄마와 할머니 사이 평화와 선 아주 어렸을 적, 배겟머리에서 잔뜩 심통이 나 잠자리에 선뜻 들지않고 앉아있는 자화상이 그려진다.  "인석아, 얼릉 자야지•••!?" 누워계신 할머니의 ... 김맛세오 2019.06.21 1337
42 달마사의 불자들 가끔 가는 현충원엔 '지장사'란 오래된 절이 있고, 그 넘어 흑석 3동의 산 꼭대기에 '달마사'가 있다. 지장사는 초교 1년생들이 으례히 가는 소풍 장소로서, 당시... 김맛세오 2019.06.21 1400
41 나의 사랑하는 세째 외삼촌 T 평화와 선   어젠 외삼촌의 초대로 오랫만에 피킨스 병을 앓고계신 큰이모 동네로 여덟분이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나눈 참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가... 김맛세오 2019.12.11 818
40 평창동 수도원에서의 생활 T 평화와 선 평창동 수도원은 북한산, 보현봉 자락에 위치하여 정동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공기가 맑아 좋은 곳이다. 한가지 예로서- 정동에서 지냈을 땐, 수도... 김맛세오 2019.12.11 1116
39 상선사란 절을 향해 걸었던‥ 성탄날 낮. 북한산 비봉 아래에 위치한 상선사를 향하여 걸었죠. 지난 봄, 한창 벚꽃이 만개할 무렵에 갔던 곳이고 아기자기한 비구니 사찰. 수도원에서부터 꼭 7... 김맛세오 2019.12.27 745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