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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1 08:39

앵초의 계절

조회 수 2564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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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가 온누리에...

진달래, 산벚꽃, 철쭉,...순으로 산을 수놓더니
지금은 바야흐로 '앵초'의 계절이라!
이곳 담장 바로 밖으로 자연 습지가 조성이 되어 있어
연분홍 앵초들이 보아주는 이들은 없어도
하느님만 봐 주시면 그만이라,
가녀린 듯 연분홍 새악시 입술처럼
바람이라도 살랑이면 콧노래라도 부르 듯...

앵초가 피어나는 사이사이엔
하이얗게 필 '으아리' 덩굴의
여린 줄기들이 한껏 기지개를 펴고 있어
귀엽기 짝이 없다.

또 다른 한켠엔- 3년 전 공사도중에 멸종 위기에 처해 있어 다른 장소로 몇 그루를 옮겨놓음 -옅은 푸르름을 띈 '참꽃마리'가
아기들처럼 옹기종기 무리를 지어 피고 있고,
작은 구슬같은 보라빛 '구슬봉이'가 눈에 띄면
손바닥에라도 올려놓아 굴려보고 싶어
나도 모르게 땅 가까이 얼굴을 낮추게 된다.

십자가 오르는 길섶엔 '각시붓꽃'과 '황금붓꽃'이 제철을 만난 듯
가는 길 총각 앞에 배시시 웃곤 하니,
어찌 발길을 멈추지 않으랴!

어쩌면 무명 순교자들의 숨결이 야생화로 되살아
끊임없이 피고지는 성거산이라,
산넘어 줄무덤 성지엔 '야생화 축제' 한마당이 열리고 있어
그 정결하고 고결한 영령들이
그렇게 야생화로 피어나고 있는게라.

슬픔과 환희가 어우러져
발길마다 눈길마다 사랑이 피어나는
앵초의 계절!

화사했던 앵두, 살구꽃이 피던 자리엔
제법 눈에 띌 만큼의 열매들이 다닥다닥 달려있는 걸 보면
그 달려있을 열매의 풍치도 그만이지만
벌써부터 앵두와 살구의 감칠맛이 입에 뱅그르르...
  • 숲길따라 2011.05.22 07:28
    오물거리는 분홍앵초며, 형광빛 꽃불을 켠 참꽃마리며, 자유로이 딍구는 구슬봉이가
    좋아라 하겠어요. 수사님의 예쁜 표현에 들꽃들이 환호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네요. ㅎ
  • 2011.05.22 07:28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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