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06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공덕역에서였다.  바쁜 출근 길이라 너나없이 총총걸음으로 발길들을 재촉하고 있는 아침 시간.

마침 젊은 엄마가 애기(겨우 말을 익히고 걸음을 배우기 시작했을 여아)의 꼬막 손을 잡고 내 옆에서 갈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고 정도 또래 애기라면 응당 엄마 품에 안고 걸었어야 하는데, 손에 가방을 들었고 아마도 평소 그렇듯 걸리게 하는 습관에 익숙했나보다.


      "엄마 바쁘니까 얼릉 가야하거든...!"


   그런데 애기가 엄마에게 이끌리다시피 걸으면서 뭐라고 계속, "쫑알쫑알...!"

   하도 사람들이 많아 뭔 말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고 또래의 애기답지 않게 또박또박 엄마에게 말을 걸으며 하마 뒤처질새라 총총 걸음을 걷는 거였다.  


      "어쩜 애기가 고러콤 말을 잘 하고 잘 걸을꼬? 라고 내려다보며 말을 걸으니, 왠걸 나의 왼손을 순간적으로 답싹 잡으며 초롱초롱한 눈을 맞추는 거였다.  어쩌면 재촉하는 엄마에게 이끌려 가야하는 애기가 힘에부처, 생판 낱선 할아버지이지만 양쪽에 손을 잡고 걸으면 훨 수월하리라 여겼던 게다.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낯선 사람에 대한 의구심이 많아, 그런 경우 반대로 낯설고 의아한 행동으로 대처하기 일쑤인데...

  어쨌든 그렇게 긴 공덕역의 갈아타는 구간을 함께 손을 잡은 채 한동안 걸었던 것이다.


       "애기가 붙임성도 대단하네요!" 

       "예, 원래 성격이 활달해요."하며 엄마의 표정도 아주 밝았다.

       "엄마, 늦어서 회사에 빨리 가야 하거든!  영아원 선생님도 널 기다리고 계실껄!


    그렇게 갈라지는 구간에서 헤어지며 애기에게 "빠이, 빠이!"하니,

  응답도 얼마나 잘 하는지...고사리 손을 흔드는 고 모습이 여간 귀여운 게 아니었다.


  그랬다.  요즘 그렇듯 가사 일 하랴 직장에 다니랴 바쁘게 살아가는 젊은 엄마들의 모습이 무척 안스러웠지만, 오늘 귀여운 애기를 만나 미래가 환한 밝음으로 다가오는 듯...며칠이 지났건만, 애기와 엄마의 모습이 참으로 생생하여 내내 잊혀지질 않는 거다.  ^^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8 참으로 소중했던 만남들 T 평화와 자비   그렇습니다.  작년 한 해동안 참으로 많은 국내 성지를 찾아다니며 순례를 하였고, 그런 와중에 진솔한 만나들도 적지않아 행복하기 이를 데 ... 김맛세오 2017.01.01 1192
457 길 고양이 덕분에, 감사를... T 평화와 선   평소와는 달리 인왕산행 산책 코스를, 산 중턱쯤의 경비처소가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잡았다.  바로 옆 성곽이 내려다 보이는 경관이 한 폭의 ... 김맛세오 2017.07.14 1196
456 산(山) 아이 T 온 누리에 평화가...   꼭 11년 전에 보름 정도 막내 숙부 내외의 초청으로 미국, '롱 아일랜드'(뉴욕 바로 옆)라는 곳에 체류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김맛세오 2017.03.06 1203
455 좋음과 아름다움은 하나 T 온 누리에 평화를.   매일 1시간 이상은 운동삼아 오르는 인왕산 길.  같은 길을 오르내리면서도 실증을 내는 법이 없는 나의 천성!  집에 도착할 즈음엔 으... 김맛세오 2017.12.02 1208
454 소중한 네겝 사막의 추억 T 온 누리에 평화를...   지난 주간의 독서엔 계속 에짚트 땅에서 탈출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을 향해 가는 광야에서의 고난 여정을 <탈출기>와 <민수기... 김맛세오 2017.08.12 1209
453 나날이 좋은 날! T 평화를 빌며...   혼자 잘 놀 줄 아는 사람은 외로울 새가 없다는 것이 나의 평소 지론.     평생 결혼 생활을 하며 배우자가 곁에 있어도 결국 혼자일 수... 김맛세오 2017.02.21 1217
452 고향이 서울이면서도 시골스럽게 자란 덕분에... T 평화와 선   뉘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 '서울'이라 하면 말씨가 느려선지, '충청도' 사람같은데요 하는 분들이 많다.  하기사 흑석동 넘어 '동작동(동재기)'... 김맛세오 2017.02.13 1226
451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내 '인생의 의미' T 평화와 선   2017년 설 연휴 기간, 이렇듯 하이얀 눈발이 날리는 것은 귀성객들에게는 좀 힘들겠지만 심한 가뭄 끝 해갈의 대지에 어쩌면 축복의 의미일런... 김맛세오 2017.01.30 1229
450 청게산에서 만난 '준호'란 아이   며칠 전 오랜 가뭄의 와중에 달디 단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이었다.  안가 본 코스를 택해 어림잡아 산을 오르려 하니, 길이 잘 나지않은 골짜기로 들어... 김맛세오 2017.06.12 1240
449 제 2의 성장지인 흑석동 T 평화. 선   초교 4학년 무렵에 담뿍 어린시절의 정이 든 동지기(동작동)를 떠나 흑석동으로 우리 집은 이사를 하였다.  자연과 농촌의 순수한 시골스러움이 ... 김맛세오 2019.02.17 1250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