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397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가 강물처럼...

"아저씨, 뭐해요...?"

향나무를 다듬고 있는 내 곁에 그렇게 한 남아 꼬마가 다가와 묻는다.

"응, 너 가끔 머리 깍지? ...그럼 예쁘지 않니? 이 나무들도 가끔 이렇게
다듬어 주면 훨씬 예쁘게 보이거든."
"그렇구나, 그면 저도 해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작은 가위를 손에 쥐어주었고 꼬마도 내가 하는대로
흉내를 내며 계속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거였다.

"그런데 너 몇 살...?"
"6살..."
"엄마 수녀님이 잘 해 주시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끄덕)

* * *

며칠 전 그렇게
응암동, '소년의 집' 나무 전지를 해주기로 한
원예학원생들과 진종일 전지 작업에 임했었다.

내 곁에 다가 온 그 꼬마는
그렇게 장시간 내 주변을 맴돌며 떨어질 줄 몰랐다.
수녀님들이 엄마처럼 아무리 잘 해 준단들
친 엄마 아빠만 할까...!!!

엄마가 있는 아이들에겐
엄마가 곧 하느님이자 성모님이다.
왜냐면 아이의 요구가 들어지던 아니 들어지든
그 자체가 부모의 존재란 아이에게는
언제든 속내를 이야기할 수 있는
그 자체로 하느님과 같은 존재여서
마음이 폭은해 질 수 있기에 말이다.

꼬마는 작업이 다 끝나 헤어져야 하는데도
내 전지 손가위를 줄려고 하질 않는다.
"꼬마야, 이제 친구들이랑 수녀님께 가봐야지...?
아저씨와 이제 빠이 빠이 해야해."
그렇게 등을 떠밀다시피 해서야 멀어지는 꼬마.

그 날 만난 그 꼬마를 생각하며
엄마없는 외로움이 어떤 건지...
밀려오는 슬픔에
자꾸만 눈물이 글썽여진다.

* * *

난, 지금도
매일 눈을 뜨면 제일 먼저
3년 전 돌아가신
머리맡 엄마의 사진을 보며, "보고픈 엄마, 오늘은요...", 이렇게
야그를 건네 곤 한다.
비록 하늘 나라로 가셨어도
이렇듯 감사할 수 있는 내 엄마가 늘 곁에 계시다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복된 놈인가!

영영 어릴 적부터 엄마가 없는
그 아이의 가슴엔 보고픈 엄마에 대한 상처가
참으로 깊고 넓게 쌓이고 있을 게다.

꼬마야,
비록 엄마가 없어도 구김없이 밝게 지내렴.
좋은 수녀님 엄마가 계시고,
성모님이 늘 널 보호해 주시도록
이 아저씨가 기도 중에 잊지 않으마.
  • 사랑해 2006.11.24 07:24
    오늘 하루, 특별히 무엇에 더 깊이 주님께 감사 드려야 할 지, 오늘 제 기도가 어떤 것이 되어야 할지 ..수사님의 나눔이 제게 또 큰 깨달음을 주시네요...
    이미! 제게 주신 이 소중한 '가정' 이라는 '성소'를 소중히 지켜나가고, 비록 제가 수사님처럼 수도복을 입은 수도자는 아니지만, 제 가정을 작은 또 다른 주님께 봉헌된 수도원으로 여기며 어머님이나 남편을 그리고 제 아들을 장상으로 여기며 참! 열심히 기쁘게 살아내야 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엄마 없는 그 꼬마아이...보진 않았지만, 가슴에 자꾸 밟힐 것 만 같아요...그 아이...
    제 아들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으니, 같은 반이 될 수도 있고, 친한 벗이 될 수도 있고, 같은 군대 침상을 쓰게 될지도 모르고, 어떤 식으로든 함께 이 세상을 떠 받치는 사람들이 될겁니다...
    내 아이만 끼고 잘 기르려고 애를 쓰기보단, 열린 마음으로(프란치스칸 답게) 기도로! 물질적인 내어놓음으로! 제가 만나게 되는 또 다른 그 응암동 아이와 같은 "하느님♥"을 섬겨야 겠다고 다짐하고 이 마음을 늘 "간직하고" "바라볼 수 있도록" 주님♥함께 해 주시기를 기도 할 겁니다...
    무수한 훌륭한 결심들도 주님♥ 도움 청하지 않으면 절대 실행이 안 된다는 걸 절감!!합니다..
    저를 엄마! 될 수 있게 여성으로 빚어주신 하느님♥은 찬미 받으소서!!
    제게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주시어 작아지게 해 주시는 주님♥은 찬미 받으소서!!!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내 친구, <병두>의 세례

    T 평화가 강물처럼 흘러 흘러. 지난 주일은 유난히 기뻤던 날. 멀리 청학리(남양주군)에 사는 친구, 병두의 영세식이 있었다. 걷고 뻐스 타고 지하철을 몇번이나 갈아 타 5시간 반이나 걸려 청학리 성당엘 도착할 수 있었다. 병두는 고교 1년 때 만난 짝꿍으로...
    Date2007.02.13 By Reply3 Views2429
    Read More
  2. No Image

    짧은 만남 긴 여운- 온야떼의 수녀님들

    T 가득한 평화 지난 여름, 8월 바스크와 스페인에 순례할 행운의 시간을 가졌었다. 마침 든든한 안내자 우요셉 신부님이 거기에 계셨기에 내 발길은 진작부터 그 곳을 향하기로 맘 먹었었다. 스페인이라면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스페인 북서쪽에 위치해 ...
    Date2007.02.08 By Reply0 Views2522
    Read More
  3. No Image

    김장은 했누...?

    T 평화/ 선 지난 김장철이었다. 김프란...형제, 왈: "형제님, 오늘 김장독 좀 함께 씻을라요? 맛..형제: "우리 김장은 언제 할껀대요...!?" 김프: "헛,허..., 김장이라고요? 한 번도 한 적이 없지요." 맛: "러면, 김장도 안하는데 왠 독을 씻을꼬?" 김프: "다 ...
    Date2007.02.05 By Reply1 Views2445
    Read More
  4. No Image

    한 겨울 이맘때면...

    T 평화가 강물같이. 나 어릴 땐, 동작동에서 바라다 본 한강이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 어쩌면 흘러가버린 과거를 기억하는 건 영영 되돌릴 수 없는 허구일런지도 모른다. 기억이 과거의 실체가 아니라 현재의 의식 작용일 뿐일지라도 기억할 수 있는 현재라는 ...
    Date2007.01.31 By Reply2 Views2416
    Read More
  5. No Image

    한겨울 개구리라니...!?

    T 평화와 선. 계곡이라야 비가 많이 올 때나 계곡 구실을 할까? 간헐적으로 어쩌다 물이 고여있는 수도원 옆 계곡. 신기한 것이 다른 계곡엔 빙판이 졌는데도 그곳은 겨우 내내 얼지않으니. 하지만 그 마저 낙엽이 켜켜이 쌓여 계곡 물인지 낙엽 웅덩인지 구분...
    Date2007.01.25 By Reply1 Views2360
    Read More
  6. No Image

    남원 아이들

    T 평화가 강물처럼... 얼마 전, 벼르고 벼르던 남원 아이들이 성거산엘 다녀갔다. 실은 아이들이 아닌 중년의 어른이지만, 난 맘 속으로 그 애들에게 만은 그렇게 부르 곤 하니, 바로 큰 이모님의 큰 딸인 이종 사촌 동생 '비비안나' 내외를 두고 그렇게 일컷...
    Date2007.01.23 By Reply1 Views2204
    Read More
  7. No Image

    감기와 함께 여행을...

    T 평화/ 선 서원식과 회의가 있던 정동에서의 몇날, 첫날부터 얇은 이블 덕으로 홈빡 감기에 들고 말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콧물과 재채기,가벼운 기침... 그렇게 며칠을 보내놓은 어느날 밤 사정없이 치솟는 고열로 그때서야 비로서 지독한 감기 자매가 찾...
    Date2007.01.22 By Reply1 Views2178
    Read More
  8. No Image

    쥴리아 할머니,오래오래 건강하셔요!

    T 평화를 빕니다. 할머니- 조선 이씨 왕가의 마지막 며느님이라는 소개를, 예전 몇 편의 글에 올렸다가 웬 이상한 스토커를 만나 급기야는 지워버릴 수 밖에 없었던 웃지못할 사연이 떠오른다. 어찌 지내시나 궁금해 성탄 및 새해 인사를 올릴겸 전화를 드렸다...
    Date2007.01.03 By Reply0 Views2327
    Read More
  9. No Image

    세밑과 생일오빠

    T 평화가 강물처럼... 2006년도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매년 성탄과 연말연시 이맘때면 사촌 여동생들의 어릴 적 생각이 난다. 그녀석들이 붙혀준 내 닉네임이 바로 "생일오빠"- 참으로 듣기에도 상큼한 별명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 어렸을 때 난 생일 ...
    Date2006.12.30 By Reply2 Views2190
    Read More
  10. No Image

    성거산에서의 첫 성탄

    T 축, 성탄! 지극히 가난하시고 하느님 아드님이시면서도, 스스로 겸비(謙卑:겸손하고 비천함)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시어 그것도 말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 죄많은 우리를 구원하시려 이렇듯 신비의 모습으로 오시다니, 어찌 놀랍고도 탄복할 경탄이 아니...
    Date2006.12.26 By김맛세오 Reply2 Views220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