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38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가 강물처럼...

"아저씨, 뭐해요...?"

향나무를 다듬고 있는 내 곁에 그렇게 한 남아 꼬마가 다가와 묻는다.

"응, 너 가끔 머리 깍지? ...그럼 예쁘지 않니? 이 나무들도 가끔 이렇게
다듬어 주면 훨씬 예쁘게 보이거든."
"그렇구나, 그면 저도 해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작은 가위를 손에 쥐어주었고 꼬마도 내가 하는대로
흉내를 내며 계속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거였다.

"그런데 너 몇 살...?"
"6살..."
"엄마 수녀님이 잘 해 주시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끄덕)

* * *

며칠 전 그렇게
응암동, '소년의 집' 나무 전지를 해주기로 한
원예학원생들과 진종일 전지 작업에 임했었다.

내 곁에 다가 온 그 꼬마는
그렇게 장시간 내 주변을 맴돌며 떨어질 줄 몰랐다.
수녀님들이 엄마처럼 아무리 잘 해 준단들
친 엄마 아빠만 할까...!!!

엄마가 있는 아이들에겐
엄마가 곧 하느님이자 성모님이다.
왜냐면 아이의 요구가 들어지던 아니 들어지든
그 자체가 부모의 존재란 아이에게는
언제든 속내를 이야기할 수 있는
그 자체로 하느님과 같은 존재여서
마음이 폭은해 질 수 있기에 말이다.

꼬마는 작업이 다 끝나 헤어져야 하는데도
내 전지 손가위를 줄려고 하질 않는다.
"꼬마야, 이제 친구들이랑 수녀님께 가봐야지...?
아저씨와 이제 빠이 빠이 해야해."
그렇게 등을 떠밀다시피 해서야 멀어지는 꼬마.

그 날 만난 그 꼬마를 생각하며
엄마없는 외로움이 어떤 건지...
밀려오는 슬픔에
자꾸만 눈물이 글썽여진다.

* * *

난, 지금도
매일 눈을 뜨면 제일 먼저
3년 전 돌아가신
머리맡 엄마의 사진을 보며, "보고픈 엄마, 오늘은요...", 이렇게
야그를 건네 곤 한다.
비록 하늘 나라로 가셨어도
이렇듯 감사할 수 있는 내 엄마가 늘 곁에 계시다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복된 놈인가!

영영 어릴 적부터 엄마가 없는
그 아이의 가슴엔 보고픈 엄마에 대한 상처가
참으로 깊고 넓게 쌓이고 있을 게다.

꼬마야,
비록 엄마가 없어도 구김없이 밝게 지내렴.
좋은 수녀님 엄마가 계시고,
성모님이 늘 널 보호해 주시도록
이 아저씨가 기도 중에 잊지 않으마.
  • 사랑해 2006.11.24 07:24
    오늘 하루, 특별히 무엇에 더 깊이 주님께 감사 드려야 할 지, 오늘 제 기도가 어떤 것이 되어야 할지 ..수사님의 나눔이 제게 또 큰 깨달음을 주시네요...
    이미! 제게 주신 이 소중한 '가정' 이라는 '성소'를 소중히 지켜나가고, 비록 제가 수사님처럼 수도복을 입은 수도자는 아니지만, 제 가정을 작은 또 다른 주님께 봉헌된 수도원으로 여기며 어머님이나 남편을 그리고 제 아들을 장상으로 여기며 참! 열심히 기쁘게 살아내야 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엄마 없는 그 꼬마아이...보진 않았지만, 가슴에 자꾸 밟힐 것 만 같아요...그 아이...
    제 아들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으니, 같은 반이 될 수도 있고, 친한 벗이 될 수도 있고, 같은 군대 침상을 쓰게 될지도 모르고, 어떤 식으로든 함께 이 세상을 떠 받치는 사람들이 될겁니다...
    내 아이만 끼고 잘 기르려고 애를 쓰기보단, 열린 마음으로(프란치스칸 답게) 기도로! 물질적인 내어놓음으로! 제가 만나게 되는 또 다른 그 응암동 아이와 같은 "하느님♥"을 섬겨야 겠다고 다짐하고 이 마음을 늘 "간직하고" "바라볼 수 있도록" 주님♥함께 해 주시기를 기도 할 겁니다...
    무수한 훌륭한 결심들도 주님♥ 도움 청하지 않으면 절대 실행이 안 된다는 걸 절감!!합니다..
    저를 엄마! 될 수 있게 여성으로 빚어주신 하느님♥은 찬미 받으소서!!
    제게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주시어 작아지게 해 주시는 주님♥은 찬미 받으소서!!!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8 나날이 좋은 날! T 평화를 빌며...   혼자 잘 놀 줄 아는 사람은 외로울 새가 없다는 것이 나의 평소 지론.     평생 결혼 생활을 하며 배우자가 곁에 있어도 결국 혼자일 수... 김맛세오 2017.02.21 1217
87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내 '인생의 의미' T 평화와 선   2017년 설 연휴 기간, 이렇듯 하이얀 눈발이 날리는 것은 귀성객들에게는 좀 힘들겠지만 심한 가뭄 끝 해갈의 대지에 어쩌면 축복의 의미일런... 김맛세오 2017.01.30 1229
86 꿈과 알로에 T 평화와 선   참으로 희한한 꿈이로고!   간밤 꿈에 유일한 수련 동기인 '황도마' 형제가 보였다.  성거산 수도원 배경으로, 두 형제가 하느님 품으로 가 영... 김맛세오 2017.07.03 2020
85 꿈-열정-도전 T 평화와 선 예전, 30대 초반이었다. 먼 여행에서 돌아 와, 런던의 빅토리아 스테이션에 도착한 시각이 예정보다 넘 늦은 밤 11시쯤이었으니, 그 시간에 수도원이... 2 김맛세오 2011.07.26 2634
» 꼬마야, 널 만나 가슴이 찡한 걸! T 평화가 강물처럼... "아저씨, 뭐해요...?" 향나무를 다듬고 있는 내 곁에 그렇게 한 남아 꼬마가 다가와 묻는다. "응, 너 가끔 머리 깍지? ...그럼 예쁘지 않니... 1 2006.11.22 2389
83 까치 이야기 T 평화와 자비   '까치'하면 농가 과수에 많은 피해를 주어, 그 이미지가 좋지 않습니다만, 오래 전 저희 정원에 더럽기 짝이없는 길고양이들을 다른 곳으로 ... 김맛세오 2016.03.14 1577
82 까맣게 잊혀졌던 수녀님. T 평화의 그리움 담아... 그 이름은 수녀님. 복자회 수녀님으로...30년은 족히 되었으리. 신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 학년은 달랐어도 참으로 내게 관심을 많이 ... 2007.12.02 2240
81 까만 밤, 하이얀 길 T 평화가 강물처럼... 어제는 정말 하루 종일, 언덕 길 눈을 쓸었다. 쓸지않음 해빙기까지 겨울 내내 빙판길이 될 것이기에... 아래 성거읍 동네만 하더라도 여기... 3 김맛세오 2006.12.18 2326
80 깊은 산 속 친구들과 함께 T 온 누리에 평화를... 조용하기 이를데 없는 환경을 '절간'같다고들 한다. 어제 이곳 '성거산 수도원'으로 내려와 첫 하루를 묵었다. 복잡다단한 도시에서의 삶... 2 2006.09.12 2081
79 깊어가는 가을 산 T 온누리에 평화 하루가 다르게, 아니 조석(朝夕)으로 다르게 짙은 단풍 빛갈로 변해가는 산을 바라보면,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순간의 찬란함에 생을 마감하는 ... 3 2009.10.17 2255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