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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3 08:39

봄나물의 수난

조회 수 1706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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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

오래 전 유학 시절의 일이다.
같은 동네에 한국인 신자 가족이 있어
주일이면 우리 수도원으로 미사를 오 곤 했다.
미사를 마치고 '고사리' 얘기가 나와,
혹 그곳 주변 숲 속에도 고사리가 많이 자라리라는 예측을...
아니나 다를까 관심 밖이었을 때는 전혀 있을것 같지 않더니만,
눈씻고 잘 찾아보니 보이느니 고사라 밭이었다.
우리는 환성을 올리며 순식간에 엄청 많은 고사리를 땄다.
그것도 손가락 굴기 만큼 통통히 살이 오른 고사리들.

그런데 얼마 후 신문에 기사가 났다.
한국 부인들이 도시 근교 공원에서
사슴 먹이인 고사리를 싹쓸이 하는 통에
급기야는 그곳 정부에서 금지령이 내렸다는...

그 기사를 대하고는,
"참, 한국 부인들의 못말리는 극성이라니...'
쓴 웃음이 나왔다.

* * *

이곳 성거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봄철 이맘때면 산나물을 뜯으려
마을 아줌씨들이 삼삼오오 온통 산을 휘젖고 다니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그런데 문제는 새싹 나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채취해 간다는 것.
이 땅에 씨조차 남어 나지도 못하게 말이다.
공해 물질의 오염 만이 이 땅을 황폐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심 수심의 욕심을 채우려
여린 봄나물까지도 싹쓸이 하는 봄의 여인들!

봄나물들이 자라 예쁜 야생화를 꽃피워
숲 속 사랑스러움이 예서제서 넘쳐나는 시절,
극성 아줌마들이여,
제발 지나친 산나물 체취는 자제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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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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