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6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어릴 적부터 강아지나 개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오죽하면 멋모르고 어른들을 따라 잘 먹던 보신탕을
수도원에 입회한 이후 절대로 입에도 안대었을 정도니 말입니다.

인왕산 산책길에 오며가며 꼭 두 번씩은 만나는
잘생긴 진도개가 있습니다.
예전에 성거산에서 함께 잘 지냈던 영리한 '진순이'
- 아랫 마을 개들에게 물어뜯긴 우리 집 염소 사건으로 나의
호된 질책을 받고는 며칠간 곡기마저 끊었던- 를 닮아선지
더욱 호감이 가,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고 꼭 몇 마디 말을 건네는데
요놈이 벌써 몇달째 얼굴은커녕 전혀 눈도 맞추지 않는
무심한 표정인거 있지요.
그런데 며칠 전, 어느 아가씨가 지나치다 아는 채를 하니
꼬리를 치며 반색을 하는 게 아닙니까.
물어보니 그 개와는 낯선 처지라나요.
그렇다면 저 개가 사람 차별을 하는 게 여실한 겁니다.

그 후 마침 집문깐에서 청소를 하는 주인 아저씨를 만나
그간의 자초지정을 이야기하며 '미래'라는 이름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미래'와 사귀기 위해 맛난 멸치를 한옹큼 가져 갔더랬지요.
제 이름도 불러주겠다 맛난 멸치도 주겠다...조금 꼬리를 쳐,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가 있었으니
사귐의 진전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때로는 정원에서 일을 하다보면
이름모를 새들이 내려다 보며 아는 척을 합니다.
그 흔한 참새일지라도 곁에서 짹짹거리면
세상이라는 공간이 더없이 훈훈해집니다.

만일 나무나 새, 고양이나 개들...이 전혀 없는
사람들 만의 세상이라면 얼마나 삭막한 세상이겠습니까.
한 마리 참새의 짹짹임조차도 얼마나 소중한 삶의 동반인지...
프란치스코 성인이 건성으로 형제 자매라 부르지 않은 건,
더불어 살아감이 얼마나 평화로운 세상인지를
진작부터 깨닫게 하신 소치가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 곤 합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8 소화(小花) 데레사 성녀를 생각하며... T 온누리에 평화가. "작은 꽃"이란 별명이 붙을만큼, 하느님께 당신의 어린이같은 작은 영성을 꽃피우셨던 성녀, 생각만해도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예쁘셨을꼬... 2008.10.01 1951
117 사랑스런 물매화꽃 T 온누리에 평화가... 갑짜기 기온이 뚝 떨어져 온 천지가 냉냉하다. 덕분에 늦더위가 계속이라던 아우성도 쑥 들어가버리고 성큼 가을이 짙어감을... 방에서 서... 2008.09.27 2427
116 구절초의 계절이 돌아 왔군요! T 평화가 강물처럼... 어제, 서울 제기동에서의 지역회의가 있어 모처럼의 외출을 하고 새까만 밤에 돌아왔다. 날씨가 흐려서 걸어 올라오는 길이 매우 깜깜했지... 2008.09.25 1661
115 자연과 인간의 기막힌 조화 T 평화와 선 참으로 오랫만에 컴 앞에 앉아 본다. 그동안 지난 3월 8일부터 시작한 공사로 정말 공사다망했거니와 낡은 콤퓨터가 시도 때도 없이 고장을 일으켰으... 3 2008.09.05 1812
114 성거산 다람쥐 T 온 누리에 평화가. 손자 사랑이 많으셨던 할아버지는 가끔 쳇바퀴 돌리는 다람쥐를 사다 주시곤 하셨다. 신나게 쳇바퀴를 돌리는 다람쥐를 보노라면 어린 눈에 ... 1 2008.06.29 1913
113 늘 하늘 엄마께 감사를...! T 평화와 선. 며칠 전 카메라가 고장이 나 마침 휴일을 택해 남대문 수리점엘 갔었다. 그런데 처음 수리비가 6-7만원이라 안도했었는데 내 분수엔 맞지 않는 거금... 1 2008.06.27 1869
112 퐁퐁 샘솟는 연못 T 평화가 샘물처럼... 요즘 성거산엔 리모델링 작업으로 무척 조용하던 주변이 어수선하기 짝이 없고, 덩달아 해야할 일이 많아 코눈 바꿔 뜰 새가 없다. 그런던... 1 2008.06.22 1661
111 연약함과 십자가 T 평화가 강물처럼 공사가 한창 마무리 단계에 있는 이곳, 비는 별로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부터 철철 내리는 빗소리...! 농사짓는 분들에겐 ... 1 2008.06.05 1672
110 내면의 아름다움 T 평화/선 여기 성거산에서 살면서 가끔 천안이나 서울...멀리 외출을 하게 되면 오가며 이런저런 사람들을 스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때로는 측은지심에 ... 2 2008.06.03 1929
109 할머니와 어린 손자 T 평화와 선. 며칠 전 어린이 날, 천안행 지하철에서였다. 탈 때부터 내 곁에 할머니와 4-5살쯤 되어보이는 손자가 있어, 손을 꼭 잡고 나들이를 가는 그 다정한 ... 2008.05.09 188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