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3.07.16 15:04

장마철 이맘때면...

조회 수 21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가 시냇물처럼

 

고향 마을 한가운데로 흐르는 작지도 크지도 않는 고향의 시냇물!

더우기 요즘같은 장마철이면,

그 시냇물을 중심으로 온갖 생명들이 내 가슴에 팔딱팔딱 되살아나,

요즘도 시간만 나면 곧잘 찾는 곳이 바로 내 고향 '동재기'이기도 합니다.

 

주로 붕어, 메기, 미꾸라지, 게,...등 제법 굵직한 녀석들이 큰비가 내린 후 개울과 연결되는 논배미 웅덩이에

어김없이 들어 있어, 어린 소년의 맘을 한껏 들뜨게 하였지요.

물고기 넣을 통이 없어 신발짝에다 물을 가득 채워 잡아 넣고는 마치 보물이라도 되는 양

마냥 신기하게 들여다 보던...

 

예흐르던 그 시냇물은 삼복 더위 여름날의 좋은 놀이터이기도 해서,

발가숭이 동네 아이들이 깔깔대며 물장구를 치던 모습이 어제련듯 아련합니다.

 

지금은 꼭대기 '화장사'('지장사'로 개칭했음)란 절에서부터 흘러내리는 시냇물 주변이 정리가 잘 되어

(시냇물 보호의 목적으로 시멘트를 발라 정갈하게 보이는...)

바로 가엔 걷기에 좋은 오솔길도 만들어져 있지만,

제 어릴 적 흐르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오히려 폭은하게 다가옵니다.

거기에 살던 모든 생명들에게도 자연을 거스른 지금보다는,

오염되지 않은 그때의 깨긋한 물과, 깨꼬 아이들과 함께 바람과 햇빛과 더불어 재잘거리며 흐르던

자연의 흐름이 분명 더 좋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동네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버들치'라고 하는 작고 색갈이 고은 물고기가 많아 햇볕에 반사되는 지느러미의 색이 유난히 예뻤습니다.

그 많던 '버들치'들은 모두 어데로 사라졌을꼬...!?

 

또 한가지 빼어 놓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동네 꼭대기에 위치해 있는 우리 집이어선지,

장마철이면 오르막 길이 소나기에 심히 패어지면서 여기저기에 작은 물길들이 생겼고

그 경사진 흐름에 풀물레방아를 만들어 돌아가는 모습은

장난감이 귀했던 시절에 여간 재밋는 놀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이에 빠져있다가,

찾으시는 할머니의 음성이 들리고서야  밥 때임을 알았던...

 

아마도 고적한 자연과 벗삼아

하느님 음성에 귀기울이는 습성은 벌써 그때부터 주어진 은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8 삶과 죽음은 결국 하나 T 온 누리에 평화   "거리에 비가 내리 듯 내 마음 속에 눈물이 흐른다."   특히 가을 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이런 날에는, 위의 유명 싯귀가 떠오른다.   ... 김맛세오 2017.10.11 1281
307 삶을 아름답게 하는 이웃들 T 평화/ 선 사노라면 제 주변에 몇 안되는 친밀한 이웃들이 있습니다. 인간관계가 친밀해지면 당연히 행복지수도 높아짐을 분명히 의식하게 되니, 그런 이웃들이... 김맛세오 2012.07.03 3103
306 상선사란 절을 향해 걸었던‥ 성탄날 낮. 북한산 비봉 아래에 위치한 상선사를 향하여 걸었죠. 지난 봄, 한창 벚꽃이 만개할 무렵에 갔던 곳이고 아기자기한 비구니 사찰. 수도원에서부터 꼭 7... 김맛세오 2019.12.27 745
305 상선사란 절을 향해 걸었던‥ 성탄날 낮. 북한산 비봉 아래에 위치한 상선사를 향하여 걸었죠. 지난 봄, 한창 벚꽃이 만개할 무렵에 갔던 곳이고 아기자기한 비구니 사찰. 수도원에서부터 꼭 7... 김맛세오 2019.12.27 786
304 상호적 관계 T 평화/ 선 제 방엔 늘 작은 화분의 꽃이 있어 그 자라고 피고지는 화초에 자연스레 물을 주고 때로는 거름을 주기도 하며 수시로 사람에게처럼 대화를 ... 김맛세오 2013.01.02 3951
303 새 가족들이 생겨...이 아니 즐거우랴!? T 평화가 샘물처럼 우리 원내엔 큰 연못 2, 작은 연못 3개나 있으니 요즘처럼 시도때도 없이 폭우가 쏟아지는 때면, 연못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는 크고 작은 폭... 3 2010.08.31 2182
302 새날 아침 * 새해 새벽 4시 50분... 최민순 신부님의 글을 책상 앞에 놓고 묵상해 봅니다. 새해의 기원 님께야 어제 오늘이 따로 있으리까마는 찰나의 틈 사이를 살아야 하... 로제로 2009.01.01 1948
301 새들과의 교감 T 온누리의 평화 이곳 성거산은 새들의 천국이다. 특히 봄철인 이맘때면, 그 춥고 긴 겨울을 어디서 지내다 오는건지 새들의 짝을 찾는 지저귐과 숲 속 여기저기... 2010.05.08 2014
300 새벽 이슬같은 이웃들 T 온누리에 평화 지난 주, 관할 본당의 토마, 요셉씨가 오랫만에 찾아 오시어 간만에 조촐한 식사를 함께 하자는 거였다. 작년에 내 (음력)생일을 기억해둔 분이-... 2009.10.27 2020
299 새하얀 구절초 꽃이 만발했네요!!! T 평화와 선. 새벽 동이 틀 무렵이면 제일 먼저 이미 하늘 품으로 가신 형제님들의 무덤가를 찾는다. 주변에 별을 뿌려놓으듯 새하얗게 만발하기 시작한 구절초 ... 2 2006.10.04 2313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