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61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가 온누리에.

"춘래이화백(春來梨花白)" 이라 했던가!

성거읍 마을을 지나치다 보니, '하얗게 핀 배나무 꽃을 보며 역시
봄은 꽃의 계절이로고!' 감탄을 하게 된다.

오늘처럼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날이면,
늘 하던 밖의 일(나무 작업...등)을 접어두고
방콕에서 재속 회원분들께 해 드릴 강의 준비로 여념이 없게 된다.

언뜻 창 밖을 내다보면,
시야에 들어오는 자연의 봄 풍경에
자못 철인(哲人)처럼 넋을 잃고 인생, 행복,...등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작은 생각들로 감상에 젖기 마련.

과연 내 자신의 위치는 어디에 있는가?

며칠 전 한창이던 진달래, 매화, 앵두, 히야신스,...들은
슬그머니 제 자리를 비끼고, 이제는 불꽃처럼 번지는 산벗꽃이
산허리에까지 하이얗게 절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곤 연초록 산 빛갈은 하루가 다르게 짙은 초록으로
파도처럼 변해가고 있다.

이렇듯 자연을 대하고 있노라면,
"은총은 자연을 전제로 한다."고 한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말씀이
스쳐간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과 같은 은총!
최고의 선생인 자연을 이렇듯 가까이 벗 삼고 살아가니,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가!!!

알고 보면 자연의 본성은 어떤 경우에든 거부하지 않음이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가.
언젠가는 가장 가까운 이들과 이승을 하직해야 할 이별(離別) 이
닥치면, 막상 자연의 본성을 거슬러 언제 그랬냐는 듯이
회자정리(會者定離)요 생자필멸(生者必滅)인 당연함을
모르쇠로 일관하기에 애고데고 애통해 하기가 일쑤요
심지어는 하느님을 원망하기까지 하잖는가.
하기에 평소 가장 사랑하는 이와도
항상 별리를 준비해야 그 아픔이 덜할 것인 데도 말이다.

흔히들 원하는 걸 성취해야만 행복(幸福)한 존재로 착각한다.
본질을 벗어난 모든 것이 덧없음에도 말이다.
그래서 시간에 쫒기듯 살아가고,
꽃 한송이 앞에서도 그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고
허덕이면서 여유없는 삶을 살아간다.
행복은 내가 요구하거나 추구하는 것- 실상은 평온이나 안정...을 찾아야 하는데- 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주어지는 은총이 아닐런가.

자연을 멀리하고 거부할수록 쌓여가는 건 욕심일 뿐,
절에 가면 대웅전의 <심우도(尋牛圖)>란 벽화를 볼 때마다
잃어버린 소를 찾아 헤메는 목동의 모습에서,
욕심을 버리고 본심을 추구하라는 교훈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배우게 된다.

이 꽃 시절, 자연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알량한 지식이 자신의 전부인 양
툭 하면 거절이나 하고 교만을 사뭇 고고함인 양 간직하기 보다는
타인의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고 배려하고 이해해야겠다는
신앙이 앞서게 된다.

훌훌 꽃 잎이 떨어질 때마다
그리 떨어져야 열매라는 결실을 맺게 된다는 것,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질서에 맡기는 것이
행복의 첩경임을 깨닫게 된다.
  • 호아네스 2011.05.26 17:13
    아름다운성거산에 미바회원들과 1박2일 피정을하기로했습니다 수사님의 아름다운시의세계로 생각만하여도 행복합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8 무지 바빴던 어제 하루이야기. 주님을 찬미합니다~!!! 제가 어제(9월12일)는 제11회 대전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완주했습니다. 오전8시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5km(건강코스), 10km(미니코스), 2... 2 김성호 2010.09.13 2271
357 물고기 형제 자매들 T 평화/ 선 여기 막바지 길가엔 작은 계곡이 있어 오르내릴 때마다 심심치가 않습니다. 우선 조잘거리는 계곡물이 늘 가던 길 멈추게 하며 곧잘 말을 건넵니다. &quot;... 김맛세오 2011.12.13 2584
356 물매화를 보셨나요? T 평화/ 선 벌써 몇년째 성거산에 살다 보니, 이곳 토양에 무엇이 잘 자라는지 확연히 알게 되었다. 주로 소나무, 참나무, 영지,더덕, 도라지, 취나물, 밤...등 ... 2010.10.05 2559
355 미국으로 살러 간 조카녀석 T 평화와 선 얼마 전, 둘(남매) 밖에 없는 조카애들중 여자 조카애가 미국으로 영영 가버렸다. 그것도 우연찮게 내가 다리를 놓아... 젊은이의 꿈과 야망이 가득... 2008.03.12 1880
354 미루나무 위, 맴돌던 '솔개'를 떠올리며... T 온 누리에 평화   얼마 전 현충원에 갔다가 7,80십년 고령의 미루나무 위 창공을 배회하던 늠늠하고 평화로운 '솔개'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 김맛세오 2014.01.23 2074
353 바람처럼 꽃처럼 T 온 누리에 평화 코끝에 스치는 새벽 바람이 참으로 신선합니다. 가진 것 없이 자유롭게 부는 바람을 의식할 때 보이지 않는 바람이기에 더 신선하게 느껴지고 ... 김맛세오 2012.05.08 2350
352 바람처럼 꽃처럼 T 온 누리에 평화 코끝에 스치는 새벽 바람이 참으로 신선합니다. 가진 것 없이 자유롭게 부는 바람을 의식할 때 보이지 않는 바람이기에 더 신선하게 느껴지고 ... 김맛세오 2012.05.08 2432
351 바보 有感 바보는 바보다. 내가 보매, 암만 생각해도 예수는 바보다. 그는 그렇게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대제사장 앞에서, 빌라도 앞에서 그는 챤스가 많았다. 근데, 그는... idiot 2008.10.04 1763
350 반갑다, 가재 형제 자매 ^*^ T 졸졸 흐르는 시냇물 평화 어젠 진종일 이슬비가 내려 나무 솎아내는 작업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밤들이 알암을 터뜨리며 후두득 소리를 내는 걸 보니 추석... 김맛세오 2009.09.22 2073
349 반갑다, 하이얀 인동초야! T 평화와 선. 아마 부산, 봉래동 성당엘 가본지는 3회 형제회를 위한 강의 때문이었으니 족히 10 수년은 넘은 것 같다. 평소 &quot;왜, 한번도 오지 않느냐?&quot;는 최아오... 1 2006.06.18 193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