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2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얼핏 지나간 옛 일이 떠집니다.

천안 근교 깊은 산 속, 성거산 수도원에서 지냈을 때(2006∼2012년)의 일이죠.

 

어느 할아버지가 손뼘만한 크기의 작은 무궁화 묘목을 적잖이 가져다 주셨습니다.

수도원 건물을 리모델링한 직후라 무엇이든 심을 수 있는 공지 면적이 많아,

피정집에서 수도원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다 가로수처럼 1m 정도의 간격으로 심었죠.

땅이 기름져서 무엇이든 심으면 잘 자라는 그곳이라, 어린 무궁화들이 하루가 다르게 잘 자라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크게 자라면서부터, 어디서 생기는 건지 손가락만한 크기의 징그런 송충이들이

어린 무궁화 잎을 갉아먹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냥 두었다간 며칠 새로 무궁화를 요절낼 듯한 기새여서, 눈에 띄는 족족 잡아주었지요.

 

하지만 매일 새벽에 무궁화의 근황을 살피러 나가면 어김없이 또 다른 녀석들 서너 마리가 달라붙어

연한 어린 잎들을 맛나게 갉아 먹고있겠지요.

아마도 무궁화 잎은 송충이가 먹기에 연하고 맛있는가 봅니다.

그런 송충이들과 무궁화의 관계를 물끄러미 보노라면, 때로는 열강에 둘러쌓인 조그마한 땅덩이

우리 나라에 비견이 되어 자못 안스러워지는 겁니다.  왜 하필이면 우리 나라 국화가 무궁화일까...!???

 

그렇게 매일 잡아주어도 끊임없이 생기는 송충이들!

그때는 잡아주기에 급급했을 뿐 그다지 의문을 갖지 않았습니다.

 

시간과 거리를 멀찌감치 떼어놓은  지금에 와 생각해 보면,

"자연의 신비!"라고 일축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의문나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제가 잡아준 송충이들의 근본 존재는 무었일까?

수많은 종류의 아름다운 나비들 전신이 바로 징그러운 송충이라는 것- 그렇다면 저는 송충이 만을 해한 것이 아니라

나비들 세계의 개체수 줄이기에 일조한 격이 아닙니까.

그리고 그 잡아죽인 송충이의 종류가 어떤 나비였을까...꼬리에 꼬리를 문 의문을 갖다보면,

호랑나비일 수가 있고 태극나비, 아니면 부전나비...아름답고 눈부신 나비의 세계가 가히 신비로움 그 자체인 겁니다.

 

어쨌거나 매일 새벽마다 잡아 준 송충이들 덕분에

반대로 어린 무궁화들은 무럭무럭 튼실하게 잘 자라주어 갖가지 빛갈로 지금은 제 키보다 훨씬 크게 자라고 있답니다.

그렇게 자란 무궁화들이, 어쩌다 그곳엘 가면 "하∼이, 맛...님!"하며 반가히 인사를 건네  겠지요?

 

그렇습니다. 

자연과학자도 아닌 제가 어찌 그런 신비의 관계를 알겠습니까.

다만 우리 주관의 잣대로 자연을 쉽게 판단하여 자칫 그르치는 일은 없어야 겠다는 것.

 

다음엔 도룡농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8 어쩜 이런 인연도 있네! T 평화가 강물처럼... 6월도 되기 전에 선뜻 다가온 성하(盛夏)의 계절이런가! 짙푸르러진 성거산 골짜기 마다 이름모를 풀과 나무들이 번갈아 꽃을 피우고 너무... 1 2007.05.28 2033
447 성하(盛夏)의 계절에... T 평화/선 공용 컴퓨터에 이상이 생겨, 개인용이 없는 나로서는 부지하 세월...기다릴 밖에... 하기사 신문을 대한지 오래요 TV에도 관심 끊은지가 퍽 되었건만 ... 11 2007.07.09 2563
446 영지(靈芝)야 반갑다 T 늘 평화가 함께 하시길... 버섯을 보면 역시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동작동(현 현충원 자리) 우리 집 뒷산엔 이렇듯 장말철이나 우기엔 소쿠리 하나 들고 뒷 산... 2007.08.05 2405
445 9월의 끝자락에 T 온누리에 평화를... 다시금 선배님들 묘소에 구절초가 새하얗게 피어나고 있다. 새로 고쳐진 인터넷과 함께 그동안 아픔과 기쁨을 함께 했던 사람들과 일들을 ... 2 2007.09.29 2004
444 시나브로 가을 비가 내림은... T 평화가 강물처럼. 올해는 가을인데도 참 비가 자주 온다. 이럴 때 아마도 가을겆이 하는 과수원에나 농심들의 타는 애간장을 어찌할까...!!! 비가 한번 내릴 때... 1 2007.09.30 2175
443 안성을 오가며... T 평화가 강물처럼. 매월 한번씩 어김없이 안성을 다녀온다. 남다른 인연으로 그곳 재속 형제 자매님들과 만나기 위해서다. 안성하면 무엇보다도 몇 년 전에 하느... 2 2007.09.30 2065
442 10월은요...!? T 평화를 빌며. 오늘 가리봉동, 우슬라 할머니 수녀님의 장례미사에 다녀왔다. 우술라 할머니는 2년 전 돌아가신 분다 할머니와 산청, 나환우 마을에서 친 자매지... 2007.10.09 2116
441 가을 야생화- 용담(龍膽) T 평화가 하늘처럼. 며칠 전까지 선배님들 무덤가에 구절초가 물결처럼 피어나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구절초도 여러 종류려니- 예 피어난 구절초를 내 나름대로 '... 2007.10.12 2427
440 만남- 워싱턴 D.C T 평화가 강물처럼... 갑짜기 쌀쌀해진 날씨 탓일까... 작년 여름에 있어던 따스한 만남이 떠올려진다. 하기사 절기상 24일이 상강(霜降:서리가 내림)이려니 추수... 2007.10.21 2022
439 루까 수사님 축일에... T 평화가 수사님과 함께. "쩌,쩌,쩌...맛..!" 루까 수사님의 불호령과 함께 쥐구멍이라도 찾아야 했던, 까마득한 지원기 시절...수사님은 철없어 길들여지지 않은... 2 2007.10.21 2950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