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61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가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까지 제가 살아오면서, 진정한 제 친구들이자 이웃은 뉘(무엇)일까?"

 

사람일 수도 있고 사람이 아닌 어떤 대상일 수가 있을텐데,

사람은 서로가 스치면서 좋아도 하고 때로는 상처를 받고 주기도 하여 늘 그 관계가 변화무쌍합니다.

과연 나를 지탱해 주는 믿을 만한 존재가 있다면...?

 

늘 인간관계 속에서 떠날 수는 없지만,

어쩌면 제게는 사람들이 아닌 작은 사물들과의 일상적 교류가 더 충족함을 가져다 줍니다.

방 안에 있는 몇 가지 친숙한 대상들이 그런 것들이죠.

늘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작은 사물들이니까요.

또 복도와 식당에 있는 여러 화분들,

그리고 정원에 오래된 나무며 일년초, 텃새인 직박구리...와 같은 생명들은 위의 사물들보다 더 가까이 제 삶 속에서

살아있는 것들- 매일 물을 주고 거름을 주며 풀을 뽑는 따위의 보살핌을 게을리 할 수 없는 것들이지만,

주는 것 이상으로 저에게 풍요로움을 가져다 주는 이런 생명들이야말로

제 삶을 지탱해 주는 썩 믿을 만한 존재들임을 부인할 수가 없는 거지요.

 

엊그제 오랫만에 다녀 온 '성거산'만 하더라도,

제가 지내왔던 6년지기 진한 우정인을 느낄 수 있었지요.

거기엔 성지 내의 다양한 야생화들이 반기고 있었고 우거진 술 속의 새들이며

예 그대로인 작은 계곡과 '천흥리' 저수지와 산의 비단같은 흐름들!

그런데 수도원 내 군락지를 이루고 있던 귀한 구절초며 용담, 타래 난...들은 모조리 제초기에 잘려버려

마치 무명 순교자들의 순교처럼 전혀 볼 수가 없어 마음이 짠했답니다.

역시 사람의 지나간 흔적은 자칫 깊은 상처의 골을 남기는 것처럼 말입니다. 

 

 

자주 정원의 친구들과 교감을 나누노라면, 계절에 따라 그 친구들이 가져다 주는 속삭임이 달라

여름인 오늘만 해도 화려한 꽃을 선사해 주는 무궁화며 인동꽃, 나팔꽃과 백일홍, 채송화, 수국, 샛노란 오이꽃, 몇 그루의 장미,...

그리고 빗방울이나 겨울에 하늘거리며 쌓이는 눈도 마찬가지.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이나 열매, 과일, 자연의 모습을 선사해 주는 이런 친구들!

오죽하면 하느님의 계시라고 까지 할까요!

 

하느님의 고독 속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머무르는 한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는

나의 이웃들, 나의 친구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8 포르치운쿨라 행진 6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구간거리ᆢ영전성당~신정성당(22km) 보나벤뚜라성인의 삼중도. 정화.조명.일치와 뒤엉켜 오늘도 순례의 길을 걷는다ㆍ순례 6일째이지만 아직... 2 file 홈지기 2015.07.23 2413
137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T 평화/ 선 "모든 것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화엄경의 말씀으로 평소에 무척이나 선호하는 글귀입니다. 어쩌면 이 말씀은 하느님 경지에로의 경계를 넘나드는 ... 2 김맛세오 2012.03.20 2421
136 실로 오묘한 자연의 법칙 T 평화/ 선 마당 화단에 물을 주다 보니 장미의 여린 잎마다 진디물이 일사불란한 군대의 호령에 맞추 듯 맛나게 진액을 빨아먹고 있습니다. 장미에 진디물이 많... 김맛세오 2012.05.01 2425
135 사랑스런 물매화꽃 T 온누리에 평화가... 갑짜기 기온이 뚝 떨어져 온 천지가 냉냉하다. 덕분에 늦더위가 계속이라던 아우성도 쑥 들어가버리고 성큼 가을이 짙어감을... 방에서 서... 2008.09.27 2426
134 성 프란치스코 대축일 아침에 T 평화/ 선 보통 큰 공동체에선 이런 날이면 여러 형제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라 웬지 설왕설래하는 들뜬 마음이기 쉽다. 이곳 성거산 같은 작은 공동체의 분위... 3 2010.10.04 2426
133 가을 야생화- 용담(龍膽) T 평화가 하늘처럼. 며칠 전까지 선배님들 무덤가에 구절초가 물결처럼 피어나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구절초도 여러 종류려니- 예 피어난 구절초를 내 나름대로 '... 2007.10.12 2427
132 자연과 동반한 살구 T 온 누리에 평화   잘 익은 살구의 맛을 보았는지요? 살같이 보드랍고 공처럼 동그란 모양이어서 '살구'라 했는지는 몰라도 농익은 살구의 맛을 보면 그 어... 김맛세오 2014.07.15 2427
131 '돐' 잔치에 다녀 오면서. T 주님의 평화. 어제, 세째 외삼촌의 첫 손녀 돐잔치가 있었다. 요즘 세상이 그러하듯이 어느 유명 음식점을 빌려서 했는데, 그야말로 조촐함과는 거리가 먼 거창... 2007.11.25 2428
130 김장은 했누...? T 평화/ 선 지난 김장철이었다. 김프란...형제, 왈: "형제님, 오늘 김장독 좀 함께 씻을라요? 맛..형제: "우리 김장은 언제 할껀대요...!?" 김프: "헛,허..., 김... 1 2007.02.05 2431
129 내 인생의 네 잎 클로바 T 평화/ 선   예기치 않게 얻어진 것을 일컬어 '행운'이라고들 하지요. 그러나 알고보면 그 행운의 밑바탕엔 하느님 안배하심이 깔려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 김맛세오 2014.03.23 2431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