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5.05.01 11:55

엄마의 달, 5월이면...

조회 수 13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화창한 5월이면 뇌리에 떠지는 것들이 많다.  특히 엄마와 관련된...

1년 열 두달에 어쩌면 이렇듯 따뜻하고 폭은하며 화창한 5월을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셨을꼬!

 

  곧 있으면 하이얀 아까시아 꽃이 온 천지에 반발해 그야말로 코끝 향기가 절로 그윽할 터.

아마도 대부분 "고향 땅이 여기서 몇 리나 되나..."하는 동요를 입가에 되뇌이면서 향수에 대한 그리움을

한 두번쯤은 흥얼거렸을 싶은 그런 달이기도 한 5월일 게다.

 

  6년(중∼고교 시절)간 전차를 타기 위해 흑석동에서 한강변 고개길을 넘어 노량진역으로 매일 학교를 오가며,

특히 5월의 그 아까시아 진한 향기가 지금도 온 누리에 번져 올 것만 같다.

그리고 그 길에 이어서 동작동 마을에서부터 한강대교를 건너 용산까지 걸어서 출퇴근 하시던

엄마의 단아한 모습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예부터 있었을 아까시아 향기에 취해 엄마도 5월의 그 고갯길을 오가셨을 테고, 우리 가족과 두 형제를 위해서 심신의 고달픔도 잊으신 채 그렇듯 멀고 먼 길(족히12∼15Km 정도는 되었을싶은)을 걸으셨을 터이다. 

  아마도 얼음이 꽝꽝 얼어붙은 겨울이면,

그 넓은 한강 백사장을 거쳐 두터이 얼어버린 한강으로 도강을 하셨을 테니, 평소보다 훨 짧은 거리가 되어 다소 발걸음이 가벼우셨으리라.

        *   *   *

 

  5월에 관한 좀 다른 추억이지만,

1985년 5월∼6월, 꼬박 두 달 동안엔 프란치스코 성인의 고향인 아씨시(Assisi)에 체류하고 있었다.

6년마다 열리는 '작은형제회 성령 강림 총회'에 어줍짢은 내가 오세아니아 1인 대표로 참석한 것이니,

하느님 빽이 아니고서야 어찌 그런 일이 내게 주어진 것일까!

  암튼 5월 초가 되면 그 아씨시의 뽀르치웅꼴라 수도원을 잊을 수가 없다. 

  7∼8백년 이상이나 되는 고도시의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평화롭고 자그마한 아름다운 도시!  시가지

사이사이로 펼쳐진 푸르고 넓은 평원에 부드러운 5월의 바람에 하늘거리며 노랗고 하이얀, 그리고 빨알간

'들양귀비?'가 지천으로 피어있어, 절로 하느님의 품이 가슴에 와 닿는 그런 아름답고 부드러운 작품을...화가는 아니더라도 어찌 상기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런 와중에 음식이 통 입에 맞지않아 식당에서 나오는 이태리 음식은 대충 건너뛰고, 쉬는 시간이면

밖에 나가 체리며 빠나나...등의 과일을 사먹곤 하며 버티었으니, 아무리 좋다는 환경이어도 고향 생각이 절로

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두 달이었다.  정원에 소복히 자라고 있는 클로바가 눈에 들어와 향수를 달래며 자세히 들여다 보니, 네 잎 클로바가 얼마나 많던지!  어쩌면 내 존재 자체가 행운이었음에도, 그 땐 눈에 잘 뛰는 네 잎

클로바 만이 행운이고 싶은 마음이었으니...그렇게 향수를 달랬다고나 할지!

  아씨시의 맑고 푸른 하늘이, 매년 5월이면 이렇게 오버 랲 되는 것이다. 

    *   *   *

 

  또 이렇듯 5월이면 무엇보다도 내 마음과 가슴엔 하늘 엄마(성모님과 하늘에 계신 내 엄마)가 파아란 하늘과

민들레 씨처럼 하늘거리며 날아 와 앉는다.

  여한없이 듬뿍 받고 자랐으며 지내고 있는 하늘 엄마의 사랑이, 이렇듯 아까시아 향기처럼 온 누리에

번지노라면 여전히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가시지 않은 채 사쁜히 내려와 앉는다.    

  

  "성모 성월이여!...5월은 성모님의 달...제일 좋은 시절..."

  성모님의 작은 상본을 들여다 보며 성가를 부르노라면, 행복에 겨운 눈물 방울이 그냥 맺히는 것이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동심이 발동하여... T 평화와 선. 얼마 전이었다. 점심을 한 후 바로 옆 능선 넘어로 산책을 나갔다. 멀리 정상에 자리잡은 레이다 기지가 한 눈에 보이고 계곡을 따라 조금만 걷다 ... 3 2007.03.19 2000
222 포르치운쿨라 행진 14일째 소식 나눔 * 순례 대장 신부님의 훈시말씀 오늘로 도보 순례(14일째)입니다. 우리의 순례는 라베르나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제 성심원까지는 안병호 베드로 ... 1 file 홈지기 2015.07.31 1998
221 나목(裸木) T 자연과 함께 평화를... 방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는 창밖을 보노라면, 거기엔 늘상 담장 밖 연못가에 느티나무가 보인다. 지난 가을 잎들을 훌훌 벗어 버렸기에 ... 1 2010.03.22 1997
220 이렇듯 함박눈이 내리면... T 온 누리에 평화   이렇듯 함박눈이 쏟아지면 무엇보다 꼬물꼬물 기뻐서 뛰는 강아지가 떠집니다. 왜 하필이면 항상 추운 엄동설한에 쪼맨한 강아지를 키... 김맛세오 2013.12.12 1996
219 "박승룡"이란 고교 동창녀석 T 평화와 선. 가끔 이처럼 불면의 밤을 지내노라면,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이 된다. 낮동안 일하는 데 지장은 되지만... 어제 '산청 성심원'에서 가정사 축복식이 ... 1 2008.10.09 1995
218 피터에 관한 추억 오늘은 베드로 사도좌 축일이다. 베드로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필리핀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몇 년전 안식년 기간에 잠시 필리핀에 머물렀었다. 당시에 우리 ... 김요한 2006.02.22 1995
217 마음 씀씀이에 달려있는 것을... T 평화/선 평소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을 좋아한다. '모든 것이 마음에서 만들어진다'라는 의미이니, 똑같은 일, 상황에서도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느냐... 2010.01.28 1991
216 자연 친구들과의 바쁜 나날 T 온누리에 평화 하기사 내 처지에 바쁜다는 건 표현상 그럴 뿐, 유유자적하다 함이 더 적절하겠다. 아무튼 하루의 일과가 그렇듯이 늘 기도하고 일하고...모두가... 2 2009.07.04 1989
215 소녀같으신 어른들 T 평화/ 선 며칠 전 L.A 로 이민 가시어 살고계신 호데레사 자매님이란 분이 다녀 가셨다. 자매님을 알고 지낸지도 20년은 족히 넘었으리. 단짝 친구 분인 이프란... 3 2007.11.09 1982
214 일상의 만남들 T 각 가정의 평화를 빌며. 그젠 등촌동의 율리에따 할머니가 따님과 함께, 그리고 어젠 3회원이신 두 자매님이 위령성월의 끝자락에 연도를 하시러 이곳을 다녀 ... 2007.11.29 197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