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810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평소에 늘 평화와 선을 지향한다 하면서도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사랑과 미움의 관계가 얼키고 설킨 실타래처럼 꼬여 있음을 알게 된다.


  수시로 나가보는 정원만 하더라도, 가끔 만나는 한 마리의 노랑 고양이가 있다.

그런데 이 녀석을 대할 때마다 미운 마음이 불같이 일어나 언제부턴가 보기만 하면 쫒아버리면서

자못 주인 행세를 마다하지 않으며 텃세를 부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 사연인 즉은, 그 녀석이 가끔 성모상 앞에서 비둘기나 여타 새들을 잡아먹은 털 흔적을 남긴다는 것.  그래서 보이기만 하면 밉상이고 우리 정원을 다니지 말라고 쫒아버리는 거다.

그랬더니, 요 녀석 좀 보게...더욱 미운 짓을 하니, 간혹 정원 한가운데다 "엿먹으라!"는 뜻이 똥을 바가지로 싸놓는 게 아닌가!?  영물이요 요물처럼 보이니 이제는 나와 철천지 원수가 되어 눈에 띄기만 하면 소리소리 지르며 쫒아버리기 일쑤...


  누군가나 무엇을 "미워! 미워!"하기 시작하면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은 요원하고 미움과 증오 만이 자꾸만 쌓여져간다는 것을...그래서 예수님은 그런 것의 해법으로 "원수를 사랑하라."하신 게 아닌가? 사랑해야 하는 마음엔 사실 어떤 이유나 토를 달아서는 아니되는 것이어서 대중 가요의 가사처럼 "무조건, 무조건이야!"일 뿐인 걸...


  "그래, 노랑 고양이야, 자연 이하의 것도 이상의 것도 아닌 너에게 나의 잣대를 들이대어 볼 때마다 미워했으니, 참으로 미안하구나.  이 글을 올리면서 너에 대한 증오는 이제 뚝해야 겠다.


     *    *    *


  가끔 현관문을 내다보면 밖으로 보이는 화단의 여러 식물들이 보이고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주목나무 앞 커다란 빈 화분에 채송화랑 나팔꽃을 심어, 한낮 채송화의 화사한 꽃을 볼 수 있어 좋고, 그러나 나팔꽃 줄기는 주목을 칭칭 감으며 만파로 자라기만 할 뿐 영 꽃 필 생각을 안한다.  그러니 주목의 답답해 하는 모습이 역역...무수히 줄기를 뻗는 나팔꽃과 주목의 관계가 마치 심한 애증의 실타래같아 더 이상 보기에 안스러운 게다. 


  그리고 건너편 회관 쪽의 화단엔, 담쟁이 넝쿨이 갑짜기 기세를 얻어 건물벽 여기저기를 덮어가고 있다.  그 왕성한 뿌리의 생육은 필히 다른 식물들과의 공존을 불가능케 하겠으니, 저를 어쩌겠는가?  회관장에게 귀뜸을 주었지만, 식물의 세계를 잘아는지 모르는지...그저 일부러 심어놓은 거라면서 묵묵부답이다.     


  나팔꽃 줄기나 담쟁이 넝쿨이나, 볼 때마다 얼키고 설킨 애증의 관계만 같아, 인위적으로라도 결단을 내려 풀어야 겠다는 것이 나의 지배적인 요즘의 생각이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8 인생... T 평화와 선 유난히도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이 겨울! '살아간다는 의미'가 더욱 절실해지는 까닭에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예민해 지기도 한다. 예년 ... 2011.01.09 2542
307 성거산- '순례길' T 평화와 선 며칠간 회의차 산청(성심원)에 내려 와 있다. 그런데 한창 자고 있어야 할 시간(3시?)에 '한밤중 자다가 봉창 두둘기는 식의 내면의 소리'에 떠오른 ... 2 2011.01.26 2970
306 자매 물에 대한 한 생각 T 평화와 선 "쓰임 많고 겸손하고 값지고도 조촐한 누나 물에게서 내 주여 찬미를 받으시옵소서." 성 프란치스코는 '태양의 노래'에서 물에 대하여 위와같이 노래... 김맛세오 2011.04.05 2472
305 소나무 예찬 T 평화/ 선 아마도 소나무에 대한 애정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이곳 성거산에 내려와 살기부터라고 하여도 과언은 아니리. 예전엔 어딜 가나 어렵지 않게 만나서였는... 김맛세오 2011.04.05 2996
304 비단 잉어 T 온누리에 평화... 이곳 큰 연못엔 작년에 어느 지인이 넣어 주신 비단 잉어 5마리와 향어 2마리가 있어, 늘 대문을 오갈 때마다 그 유영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2 김맛세오 2011.04.12 2917
303 하,참! 고 녀석! T 평화/ 선 불과 1시간 전에 곁을 떠나지 않고 졸졸 따라 다니던 진도개 강아지가 다른 집으로 떠나 버렸다. 3일 전에 3마리의 진도개 새끼를 어느 지인이 가져다... 3 김맛세오 2011.04.17 2677
302 존재의 의미 T 알렐루야!!! 자못 무겁게만 여겨지는 제목이지만, 지극히 조용히 보낸 이었다. 어제 이곳 정동에 올라 와 부활대축일 전야 미사에 참례했고,,, 단 세 식구 뿐인... 김맛세오 2011.04.24 2435
301 이렇듯 비가 오는 날이면...!? T 평화가 온누리에. "춘래이화백(春來梨花白)" 이라 했던가! 성거읍 마을을 지나치다 보니, '하얗게 핀 배나무 꽃을 보며 역시 봄은 꽃의 계절이로고!' 감탄을 하... 1 김맛세오 2011.04.26 2619
300 앵초의 계절 T 평화가 온누리에... 진달래, 산벚꽃, 철쭉,...순으로 산을 수놓더니 지금은 바야흐로 '앵초'의 계절이라! 이곳 담장 바로 밖으로 자연 습지가 조성이 되어 있어... 2 김맛세오 2011.05.11 2554
299 엄마의 달 T 평화/ 선 어젯 밤 한밤중 단잠을 자다가, 성거산 등걸 휘영청 걸려있는 보름 달 빛에 더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으니... 인류가 존재해 온 이후 얼마나 ... 2 김맛세오 2011.05.18 2497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