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815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평소에 늘 평화와 선을 지향한다 하면서도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사랑과 미움의 관계가 얼키고 설킨 실타래처럼 꼬여 있음을 알게 된다.


  수시로 나가보는 정원만 하더라도, 가끔 만나는 한 마리의 노랑 고양이가 있다.

그런데 이 녀석을 대할 때마다 미운 마음이 불같이 일어나 언제부턴가 보기만 하면 쫒아버리면서

자못 주인 행세를 마다하지 않으며 텃세를 부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 사연인 즉은, 그 녀석이 가끔 성모상 앞에서 비둘기나 여타 새들을 잡아먹은 털 흔적을 남긴다는 것.  그래서 보이기만 하면 밉상이고 우리 정원을 다니지 말라고 쫒아버리는 거다.

그랬더니, 요 녀석 좀 보게...더욱 미운 짓을 하니, 간혹 정원 한가운데다 "엿먹으라!"는 뜻이 똥을 바가지로 싸놓는 게 아닌가!?  영물이요 요물처럼 보이니 이제는 나와 철천지 원수가 되어 눈에 띄기만 하면 소리소리 지르며 쫒아버리기 일쑤...


  누군가나 무엇을 "미워! 미워!"하기 시작하면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은 요원하고 미움과 증오 만이 자꾸만 쌓여져간다는 것을...그래서 예수님은 그런 것의 해법으로 "원수를 사랑하라."하신 게 아닌가? 사랑해야 하는 마음엔 사실 어떤 이유나 토를 달아서는 아니되는 것이어서 대중 가요의 가사처럼 "무조건, 무조건이야!"일 뿐인 걸...


  "그래, 노랑 고양이야, 자연 이하의 것도 이상의 것도 아닌 너에게 나의 잣대를 들이대어 볼 때마다 미워했으니, 참으로 미안하구나.  이 글을 올리면서 너에 대한 증오는 이제 뚝해야 겠다.


     *    *    *


  가끔 현관문을 내다보면 밖으로 보이는 화단의 여러 식물들이 보이고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주목나무 앞 커다란 빈 화분에 채송화랑 나팔꽃을 심어, 한낮 채송화의 화사한 꽃을 볼 수 있어 좋고, 그러나 나팔꽃 줄기는 주목을 칭칭 감으며 만파로 자라기만 할 뿐 영 꽃 필 생각을 안한다.  그러니 주목의 답답해 하는 모습이 역역...무수히 줄기를 뻗는 나팔꽃과 주목의 관계가 마치 심한 애증의 실타래같아 더 이상 보기에 안스러운 게다. 


  그리고 건너편 회관 쪽의 화단엔, 담쟁이 넝쿨이 갑짜기 기세를 얻어 건물벽 여기저기를 덮어가고 있다.  그 왕성한 뿌리의 생육은 필히 다른 식물들과의 공존을 불가능케 하겠으니, 저를 어쩌겠는가?  회관장에게 귀뜸을 주었지만, 식물의 세계를 잘아는지 모르는지...그저 일부러 심어놓은 거라면서 묵묵부답이다.     


  나팔꽃 줄기나 담쟁이 넝쿨이나, 볼 때마다 얼키고 설킨 애증의 관계만 같아, 인위적으로라도 결단을 내려 풀어야 겠다는 것이 나의 지배적인 요즘의 생각이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4 소박한 삶이 얼마나 좋은지...!!!| T 평화와 선    얼마 전 평창동 청원소 담당자로부터 이틀간 피정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사실 이런 경우, 예전에 써먹었던 강의록 만으로도 거의 준... 김맛세오 2013.06.03 2343
313 맛나게 무쳐먹는 봄! T 평화/ 선   며칠 전 심어놓은 쑤세미 씨앗이 싹을 터 귀엽게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하나의 작은 생명도 세상에 나와 온 우주를 품으니 그 자체가 신비롭고... 김맛세오 2013.06.03 2102
312 동작동 '현충원'의 사진 전시관을 보면서... T 평화를 기원하면서     걸핏 '현충원'엘 가면서도 동측면 입구에 자리해 있는 '사진 전시관'을 둘러 보지 않았기에 모처럼 호기가 발동하여 저곳엔 무엇이... 김맛세오 2013.04.30 2173
311 작은 모험들의 꿈과 현실 T 평화와 선   저는 꿈을 잘 꾸는 편이고 꿈 속에서도 현실에서처럼 생전 가보지 못한 곳을 여행하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꿈을 꾸는 날이면 그 꿈이 생생... 김맛세오 2013.04.30 2217
310 한강의 잃어버린 보석들 T 평화가 강물처럼...   내 고향 '동재기'에서 내려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한강이랍니다. 그리곤 웬지 마음 한구석 허전해지는... ... 김맛세오 2013.04.30 2227
309 어린 소나무들과의 재회 T 평화가 온 누리에   며칠 전 짜투리 시간을 내어 성거산엘 갔었습니다. 성모상 주변이 너무 허전하여 소나무를 한 그루 심으면 좋겠다 싶어 지천에 자라... 김맛세오 2013.04.30 2225
308 할머니와 샘 T 평화가 샘물처럼...   어린 시절, 세상에 대해 처음으로 제 의식에 자리잡은 것은 다름아니 '동재기 능말'(4-5살 무렵)이라는 곳의 할머니와 샘터이지요. ... 김맛세오 2013.04.30 2028
307 정원을 가꾸며... T 온 누리에 평화 요즘엔 제 마음이 자꾸만 정원으로 달려나가지요. 어젯 밤 사이 내리는 비로 식당에 있는 화분들을 모두 밖으로 내어 놓았고요. 집 안... 4 김맛세오 2013.03.25 2794
306 소철 이야기 T 평화/ 선 제 방 창가엔 '사랑초'와 '(종류 이름?)키작은 란', 그리고 작은 '소철'- 세 종류가 있어 모두가 키우기에 그리 까다롭지 않답니다. 세 종... 김맛세오 2013.03.25 3926
305 불과 불을 지피시는 할머니 T 온 누리에 평화 '만물의 근원이 불'이라고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기원 전 6-5세기경)가 주장했다던가요. 아마도 지구가 태양이라는 ... 김맛세오 2013.03.11 3047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