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0.05.19 04:16

곤즐박이 새 부부

조회 수 2542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샘물같은 평화

한 차례 새하얀 산벚꽃이 지나간 봄의 자리에
연초록 봄의 이야기도,
어느덧 짙푸러져만 가는 성거산의 모습!
쥐방구리 드나들 듯
유리 문을 여닫을 때마다,
곧바로 건너다 보이는 후원의 기와 담장에
알에서 깨어나온 곤즐박이 아기 5마리가
인기척만 나도 어미인 줄 아는지 입을 짝짝 벌리 곤 한다.

오랫만에 시원히 내리는 비를 대하면서
먹이를 구해야 하는 새 어미들이 심히 걱정스러워졌지만,
곧 나의 기우(忌憂)였을 뿐...
우중(雨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먹이를 물어 나르는
어미 새들의 부지런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 온다.

알에서 깨어 나온지 벌써 일주일이 넘어
며칠 후면 곧 날개짓을 할 새끼들이니,
그만큼 많은 먹이를 구해야 하는 어미들의 노고가
참으로 가상스럽기만 하다.

* * *

갑짜기 측은지심(惻隱之心)에 대한 회상이 떠오른다.
오래 전 산청, 성심원에서 잠깐 지낼 때였다.
카나리아 한 쌍을 길렀는 데,
어찌나 부지런하고 금슬이 좋던지
쉼없이 알을 낳아 깟고 새끼를 잘 길렀다.
같은 무렵 밖의 처마 밑엔 굴뚝 제비가 둥지를 틀어
새끼를 품고 있었지만,
뭔 연고인지 그 중에 한 마리를 자꾸만 밀쳐내어 땅바닥에
떨어뜨리곤 했으니,
오가는 길에 여러번 다시 둥지에 넣어주어도
어김없이 땅바닥에서 바둥거리는 불쌍한 새끼!

그래서 혹시나 하며 비숫한 또래의
카나리아 새끼들 틈에 넣어 주었다.
제 새끼가 아닌 카나리아 어미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제비 새끼는 배가 고파 바둥거리다 지쳐버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그런데 기적처럼 카나리아 어미는 제 새끼도 아닌
제비 새끼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버려졌던 굴뚝 제비 새끼는
카나리아 어미 품에 길러져 건강하게 잘 자랐다.

측은지심은,
만물의 영장인 사람 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교훈을...
회상처럼 잊혀지지 않는 카나리아 어미들!
  • 변마르타 2010.10.31 09:07
    동물도 자기 새끼도 아닌 것을 그리 잘 보살피는데.
    인간이...자기 새끼들도 제대로 못 보살피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요.
    저 역시도 아주 좋은 교육을 시켜주지 못한..
    제 기분에 좌우되어 자식들을 양육하던 젊은 시절이 떠 올라서
    조금은 아쉽던 마음이 들던 새벽이었는데 이런 글을 접하게 되네요. ㅎㅎ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포도철과 보나의 어머니

    T 온누리에 평화 '성거읍' 하면 거봉으로 유명- 이맘 때 포도철이 오면, 청포도와 거봉이 그야말로 주저리 주저리 열리는 신나는 고장이라. 무엇보다도 큰이모(부)께서는 어쩌다 전화 통화라도 하면 인사말처럼 "얘, 그 동네 거봉이 참 맛있더라! 어케 사러갈 ...
    Date2010.08.31 By Reply0 Views2474
    Read More
  2. No Image

    정들었던 카메라와의 별리(別離)

    T 평화/ 선 예전, 고문(古文)중 '조침문(弔針文)'이란 글이 떠오른다. 오래 함께 써왔던 바늘이 못쓰게 되어 그동안 정들었던 관계성을 의인화해서 조문처럼 써내려간 글이란 기억이 난다. 취미로 카메라 엥글에 사진을 담아 온 지도 족히 20년은 넘었으리... ...
    Date2010.08.13 By Reply3 Views2017
    Read More
  3. No Image

    이보다 더 좋을 수가!

    T 온누리에 평화 전망 좋은 방 앞 의자에 앉아 이렇듯 책을 읽고 있노라니, 세상의 행복이 다 내 것인 양 한껏 감사지정에 푹 젖는다. - 물론 존재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며칠 연이은 폭염 속에, 이열치열이라고 철철 흐르는 땀을 흘리며 넓디 넓은 잔디밭 풀 ...
    Date2010.08.06 By Reply2 Views2053
    Read More
  4. No Image

    산책 겸 운동

    T 평화/ 선 올해 70세가 되시고 오래 전 이민의 삶을 선택하신 롱아일랜드의 작은엄마가 가끔 좋은 메일을 주신다. 지난 봄이었나싶다. 연락도 없이 갑짜기 학교 동창 모임에 참석하시려 인천 공항에 도착하셨는데, 원인모를 급복통에 병원 응급실로 직행하시...
    Date2010.07.18 By Reply1 Views2151
    Read More
  5. No Image

    임종이 가까운 고종 사촌의 소식!

    T 온누리에 평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 평소 느끼지 못하며 살다가도 주변 가까운 이들이 하나 둘 떠날 때마다, 영육간(靈肉間)의 별리를 무척이나 아쉬워하며 삶과 죽음을 회자에 떠올린다. 최근 가까이도 아닌 먼 미국 땅에 이민을 가신 숙모님한테 분당에 ...
    Date2010.07.11 By Reply0 Views2644
    Read More
  6. No Image

    설악산 다람쥐

    T 온누리에 평화 한 10년은 되었을 게다. 나를 포함한 5명의 형제들이 3박 4일, 설악산 '서북능선' 코스를 탄 적이 있다. 그렇듯 험한 코스라는 걸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결코 따라가지 않았으리라. 끝나는 날, 상봉동 터미널에 내렸을 때의 그 기분은 얼마나...
    Date2010.07.01 By Reply3 Views2158
    Read More
  7. No Image

    외로움과 고독...!?

    T 평화와 선 눈을 뜬 새벽 5시, 라디오서 흘러나오는 선율과 가사가 솔깃 귀를 간드린다: "그댄 외롭고 쓸쓸한 여인, 끊임없이 방랑을 하는... 밤에는 별 따라 낮에는 꽃 따라 먼 길을 떠나가네. 그댄 고독에 묻혀 있다네 하염없이 눈물 흘리네. 밤에는 별 보...
    Date2010.06.29 By Reply1 Views2192
    Read More
  8. No Image

    "나, 가요!"

    T 온누리에 평화가... 얼마 전 산청에서 일주일 연피정이 있었다. 오랫만에 흐르는 경호강을 대하니 그렇듯 흐르는 시퍼런 물만큼이나 세월의 깊고 긴 이야기들이 무심히 흐르는 듯 하면서도 감회가 새로와짐은 왠 일일까 . 분다 할머니 수녀님이나 안나 수녀...
    Date2010.06.08 By Reply0 Views2277
    Read More
  9. No Image

    곤즐박이 새 부부

    T 샘물같은 평화 한 차례 새하얀 산벚꽃이 지나간 봄의 자리에 연초록 봄의 이야기도, 어느덧 짙푸러져만 가는 성거산의 모습! 쥐방구리 드나들 듯 유리 문을 여닫을 때마다, 곧바로 건너다 보이는 후원의 기와 담장에 알에서 깨어나온 곤즐박이 아기 5마리가 ...
    Date2010.05.19 By Reply1 Views2542
    Read More
  10. No Image

    새들과의 교감

    T 온누리의 평화 이곳 성거산은 새들의 천국이다. 특히 봄철인 이맘때면, 그 춥고 긴 겨울을 어디서 지내다 오는건지 새들의 짝을 찾는 지저귐과 숲 속 여기저기에 둥지를 트는 부산함을 감지할 수가 있고, 작고 큰 새들의 종류만 해도 엄청 많아 신비스럽기까...
    Date2010.05.08 By Reply0 Views202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