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0.10.05 08:26

물매화를 보셨나요?

조회 수 255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벌써 몇년째 성거산에 살다 보니,
이곳 토양에 무엇이 잘 자라는지 확연히 알게 되었다.
주로 소나무, 참나무, 영지,더덕, 도라지, 취나물, 밤...등
그래선지 먹거리가 풍부해 야생 동물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이맘때면 빼어 놓을 수 없는 몇몇 야생화 군락지도 있어
꽃을 좋아하는 내 마음엔 덩달아 예쁜 가을 꽃들이 수놓아지고.

천흥리 저수지를 휘돌아 옆 계곡으로 가면
아마도 지금쯤 '물매화'들이 그 곱고 새초롬한 자태로
하이얀 군락을 이루기 시작했을 테니,
수일 내로 갸들과 데이트를 하러 가야겠다.
봄에 피는 하이얀 매화꽃을 닮았지만
습지 계곡에서 피어나는 꽃이기에
그 이름, '물매화'라고 했나보다.
물매화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쪽진 머리에,
젊었을 때의 청초한 엄마 모습이 아련하다.
그리고 어쩌면 이곳 성거산 자락에 순결한 피로 물들었던
거룩한 순교자들이 '물매화'로 환생했는지도 몰라
하이얀 눈물을 찍어내게도 되니...!!!

또 얼마 후면 장관을 이룰
먼저 가신 선배님들의 묘지의 '구절초'도 빼어놓을 수가 없다.
어디 그 뿐이랴! 구절초가 질 무렵이면
차례를 기다리기라도 하 듯 짙은 쪽빛 바다 빛갈을 닮은
'용담(龍膽)'이 피어나게 된다.
'용의 쓸개'처럼 쓴 뿌리여서 약재로도 사용한다는 용담!
그 용담을 대하며, 옛날 얘기로 손자 사랑이 지극하셨던
할머니가 무척이나 그리워진다.
그 할머니의 '용왕님과 거북이 토끼 이야기...'에
턱을 괴고 빠져들게 초롱초롱하던 눈망울!

가을은 그렇게 할미의 사랑에 깊어가는 그윽한 계절!
아랫집 앞마당에 가득 핀 코스모스가 하늬 바람에 살랑이고
새하얀 취꽃들이 질 이맘때면,
여기저기 짙어가는 하늘 빛 속,
갖가지 색갈의 싱그러운 꽃들이 빚어져
더욱 푸르른 그리움이 묻어나는 사랑의 계절!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8 서울 토박이...? T 평화를 빌며... 경희궁 앞 길을 걷노라니 도로가에 전차(電車) 한 대가 전시되어 있고 그 안에 기관사와 통학을 하려는 학생의 모습이 참으로 재밋는 표정으로 ... 김맛세오 2012.02.26 2356
357 바람처럼 꽃처럼 T 온 누리에 평화 코끝에 스치는 새벽 바람이 참으로 신선합니다. 가진 것 없이 자유롭게 부는 바람을 의식할 때 보이지 않는 바람이기에 더 신선하게 느껴지고 ... 김맛세오 2012.05.08 2350
356 오호, 춘삼월 백설! T 강같은 평화 하루가 지났습니다만, 어제 4층 제 방 창가에서 내다 본 세상은 참으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늦은 춘삼월에 난분분(亂紛紛) 백설(白雪)이라니요!... 김맛세오 2012.03.25 2345
355 한겨울 개구리라니...!? T 평화와 선. 계곡이라야 비가 많이 올 때나 계곡 구실을 할까? 간헐적으로 어쩌다 물이 고여있는 수도원 옆 계곡. 신기한 것이 다른 계곡엔 빙판이 졌는데도 그... 1 2007.01.25 2342
354 소박한 삶이 얼마나 좋은지...!!!| T 평화와 선    얼마 전 평창동 청원소 담당자로부터 이틀간 피정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사실 이런 경우, 예전에 써먹었던 강의록 만으로도 거의 준... 김맛세오 2013.06.03 2335
353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T 평화/ 선 "모든 것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화엄경의 말씀으로 평소에 무척이나 선호하는 글귀입니다. 어쩌면 이 말씀은 하느님 경지에로의 경계를 넘나드는 ... 2 김맛세오 2012.03.20 2333
352 까만 밤, 하이얀 길 T 평화가 강물처럼... 어제는 정말 하루 종일, 언덕 길 눈을 쓸었다. 쓸지않음 해빙기까지 겨울 내내 빙판길이 될 것이기에... 아래 성거읍 동네만 하더라도 여기... 3 김맛세오 2006.12.18 2326
351 별 밤 이야기 T평화가 온 누리에... 낮동안 업무로 진종일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날들...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 밤 산책을 나갔더랬지요. 새까만 밤... 김맛세오 2012.03.13 2325
350 참을 수 없는 아픔이여, 고통이여! T평화/ 선 그러니까 정확히 1996년도, 을 기해 예루살렘의 성서 코스를 밟던 해, 성주간 바로 전 주였다. 나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예수님의 수난 체험을 톡톡히 ... 2 2010.03.14 2324
349 인왕산(仁旺山) 길 T 평화와 선 치통으로 마지막 씹을 수 있는 이를 뽑아 근 2주 정도 죽 만을 먹고 지내는 힘든 요즘입니다. 꼭 사순시기에 맞추어 이런 일이 생기는 걸 보면 어지... 김맛세오 2012.03.11 2322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