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3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예기치 않게 얻어진 것을 일컬어 '행운'이라고들 하지요.

그러나 알고보면 그 행운의 밑바탕엔 하느님 안배하심이 깔려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세월을 거슬러 1985년 5월의 까마득한 기억을 되살려 봅니다.

저는 그 때 이태리, 아씨시뽀르치운꿀라(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의 못자리)라는 곳에서 6년에 한번씩 개최되는

총회에 참석중이었습니다.

각 국의 프란치스칸 관구장들과 대표자로 이루어진 총회의 멤바 중에 유일하게 오세아니아 지역 대표로서 제가

참석하게 된 것이니, 그 자체가 행운이었던 겁니다.

 

사전 아무런 예고나 준비도 없이 총회에 참석하라는 통고를 받은(당시 성청 성심원이라는 나환우 마을에 1년 3개월 근무중)지

일주일만에 그 멀고 낱선 곳에 던져졌으니, 그때의 알량한 제 외국어 실력으로는 완전 벙어리 신세나 다름없었고- 매번 들어야

하는 발표나 거듭되는 토론에- 갑짜기 바뀌어진 음식 또한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쉬는 시간 잠깐 밖에 나가 구미에 당기는 체리나 빠나나...와 같은 과일을 사먹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게다가 제 방에만 들어가면 전혀 문외한인 신학과 철학에 관한 새로운 용어들을 일일이 사전을 찾아봐야 했던...

그러기를 2달여 반복하다보니, 제 생애 단시일 그렇게 많은 단어를 암기할 수 있었던 것에 저으기 놀랠 밖에요!

 

 

참, 네 잎 클로바는 무슨 얘기냐고요?

그렇듯 반복되는 시간이 너무 힘들어 어쩌다 하늘을 올려다보노라면

파아랗고 평화로운 아씨시의 하늘에 멀고 까마득히 떠지던 고향의 그리움들!

그리곤 발밑을 보니 지천으로 깔려있는 클로바가 눈에 띄어, 자연스레 그 속의 네 잎 클로바를 찾아 보았습니다.

하나, 둘, 셋,...사뭇 눈에 띄는 네 잎 클로바의 재미에 아이들처럼 책갈피에 넣기도 하고...^^

 

네 잎 클로바가 왜 행운을 의미하는지...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야 "아∼하!"하고 점오(漸悟)의 미소를 짓게 되거든요.

 

애시당초 프란치스코 성인의 고향인 아씨시에 그렇듯 가 있으리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때의 심심풀이 네 잎 클로바가 결코 우연이 아닌

일생의 필연으로 엮어졌다는 것을 지금에야 알게 되니요.

 

마치 샘물- 계곡- 시냇물- 강물이 휘돌며 감돌아 흐르듯이

제 인생도 어렷을 적의 가족관계며 신앙, 자라온 자연환경...만남과 별리를 거듭하여 온 여러 요인들...

그렇게 흘러흘러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끊임없는 흐름의 와중에 생긴 자정(自淨)의 결실들!

느닷없이 생소한 아씨시에 가게 된거나 그렇듯 힘든 상황에서 향수에 목말라 네 잎 클로바를 따게 된거나

내가 알지 못하는 이면에 하느님의 안배하심이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너에게 자비를 베풀 만한 때에 네 말을 들어주었고 너를 구원해야 할 날에 너를 도와주었다."<2고린 6,2>는 말씀이,

어쩌면 제게 내려진 것이었고, 거저 줒어담은 행운이 아니라

"지금이 바로 그 자비의 때이며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임을 깨닫게 한 네 잎 클로바였던 것입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8 올레길에서의 바닷 '게'와 정원에서 만난 '족제비' T 평화와 선     &quot;얘(게)야, 어디라고 겁도 없이 땡볕에 여기 나와 있는 거니?&quot;     해녀 아줌마, 할머니들과 헤어진 직후 화순이라는 마을을 향해 땡볕 속 ... 2 김맛세오 2015.07.05 1519
137 "하늘 나라가 가까이..." 산다는 것의 의미 T 평화를 빌며...     최근 산청, 성심원에서 3일간의 연수가 있어 다녀왔다.   3일 내내 그곳은 북상하는 태풍의 영향으로 시원한 해갈의 시간을 마주할 수 ... 김맛세오 2015.07.09 1658
136 포르치운쿨라 행진 1일째 소식 나눔 포르치운쿨라 도보 순례단! 각 지방에서 모인 형제 자매들 20명(ofm4명포함)은 순례의 첫 시작을 팽목항에서 하기로 했다 슬픈 팽목항... 아이들... file 홈지기 2015.07.21 1554
135 포르치운쿨라 행진 2일째 소식 나눔 도보순례 2일째 순례목적ᆢ기억과회개 순례방향ᆢ진도성당에서 해남 사교 마을까지(18km) 아침에 일어나 보니 (진도성당 여행자 숙소) 바나나랑 귤이 박스 채 배... file 홈지기 2015.07.21 1796
134 포르치운쿨라 행진 3일째 소식 나눔 도보순례 목적ᆢ기억과 회개 도보순례 장소ᆢ고당공소~ 마명리 아름다운 고당공소... 공소 신자들과 함께 주일미사를 드렸다. 신자수가 40명쯤 ... file 홈지기 2015.07.21 1673
133 포르치운쿨라 행진 4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오늘의 순례장소ᆢ해남 땅끝마을 감추어진 에고가 서서히 고개를 드는가 보다. 우리의 순례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향해 가는 딱 그... 1 file 홈지기 2015.07.21 2057
132 마음 아팠던 성지순례길 T 평화를 빕니다.     며칠 전 약속이 되어 안양의 수리산 성지를 다녀왔지요.  창박골이라고 하고 병목안(병의 목처럼 좁혀진 지형이라 하여 지어진)이라는 곳... 김맛세오 2015.07.21 1641
131 포르치운쿨라 행진 5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구간거리ᆢ땅끝성당~ 영전공소(22km) 도보순례 5일째... 아침 6시, 땅끝공소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1 file 홈지기 2015.07.22 2170
130 포르치운쿨라 행진 6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구간거리ᆢ영전성당~신정성당(22km) 보나벤뚜라성인의 삼중도. 정화.조명.일치와 뒤엉켜 오늘도 순례의 길을 걷는다ㆍ순례 6일째이지만 아직... 2 file 홈지기 2015.07.23 2414
129 포르치운쿨라 행진 7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구간거리ᆢ신전공소~보성성당(17km) 도보순례 7일째. 오늘도 주님은 내리고 싶은 비를 꾹 참으시며 종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셨다. 그 옛날 ... file 홈지기 2015.07.24 2001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