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1.07.20 21:11

잠자리 묵상?

조회 수 2821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지난 두 주간은 고통의 날들이었다.
한 번이 아닌 두 번씩이나 벌에 쏘인 것이
병원엘 가도 소용이 없었고,
오히려 민간 요법인 부황을 떠 독을 뽑아 내어
겨우 심했던 부기가 가라앉았던 것.

장마가 지나간 자리에 대신 연일 찾아오는 무더위!
한낮 더위를 피해 연못가 그늘에 좌정하여 책을 읽기로 했다.
시원한 물소리와 유영하는 물고기를 듣고 보는 것 만으로도
싹 가셔버린 무더위!
그런데 좀 있으려니 뭔가가 얼굴을 스쳐 벌인 줄만 알고 소스라치게
놀랬는 데, 알고 보니 잠자리 한 마리가 펼쳐진 책 위에
얌전히 앉아 이렇게 말을 건네는 거였다.
하기사 여기 잠자리들은 평소 조금도 무서운 기색 없이
어깨 위에도 머리 위에도 살짝 앉기를 얼마나 즐기는지!

"아저씨, 좋은 글 혼자만 보지 말구요, 나도 함께 보면 안돼나요?
독서삼매에 빠질 정도면 내용이 좋은 가 봐요."

"응, 지금의 내 삶의 자리가 가장 최선이란 내용-
現今卽時更無時節(현금즉시경무시절)
지금이 바로 그 때, 다른 시절이 있지 않다
즉, 하느님 계신 곳이 어디인고 하면,
現今生死卽時(현금생사시절)
지금 그대가 서 있는 바로 그 자리!"

"그래, 어쩌면 네가 읽고있는 책에 앉아 그렇듯 꼼짝을 않으니,
또 살짝 건드려 보아도 눈망울만 요리저리 굴 릴 뿐...
책 읽기를 아예 포기하고
친구하자는 너의 예쁜 모습이나 감상해야 겠다.

어쩌면 두 날개가 그리도 정교한 그물처럼 잘 짜여졌을꼬!
또 여섯개의 가녀린 다리하며 잘룩한 허리,
머리엔 예쁜 장난감 투구를 쓰고 있 듯, 굴리는 왕방울
두 눈이 가히 보석같아 보이는구나.
하느님의 완벽한 피조물인 너를 만나 참으로 즐거운 이 시간!"

그렇게 한 30여분 동안 잠자리와 얘기하는 동안,
연못의 고기들 또한 우리 대화에 귀울이나 하 듯
곁을 배회하는 모습이 마냥 한가로와 보인다.

지금 내가 앉아있는 이 자리,
신선의 경지가 어디에 따로 있을까?
  • 영희 2011.07.23 18:43
    귀여운 잠자리 녀석!
    따로 집이 없으니 아무데나 쉬어가는 곳이 집이요,
    따로 숨겨둔 꿀이 없으니 도둑이 들까 염려할 이유가 없고,
    따로 책임질 가족이 없어 언제고 훌훌~ 떠날 수 있으니
    오호라~
    잠자리가 작은 형제였군요~^^
  • 2011.07.23 18:43
    T 오호라, 작은 형제!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8 포르치운쿨라 행진 6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구간거리ᆢ영전성당~신정성당(22km) 보나벤뚜라성인의 삼중도. 정화.조명.일치와 뒤엉켜 오늘도 순례의 길을 걷는다ㆍ순례 6일째이지만 아직... 2 file 홈지기 2015.07.23 2413
467 포르치운쿨라 행진 5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구간거리ᆢ땅끝성당~ 영전공소(22km) 도보순례 5일째... 아침 6시, 땅끝공소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1 file 홈지기 2015.07.22 2166
466 포르치운쿨라 행진 4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오늘의 순례장소ᆢ해남 땅끝마을 감추어진 에고가 서서히 고개를 드는가 보다. 우리의 순례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향해 가는 딱 그... 1 file 홈지기 2015.07.21 2054
465 포르치운쿨라 행진 3일째 소식 나눔 도보순례 목적ᆢ기억과 회개 도보순례 장소ᆢ고당공소~ 마명리 아름다운 고당공소... 공소 신자들과 함께 주일미사를 드렸다. 신자수가 40명쯤 ... file 홈지기 2015.07.21 1670
464 포르치운쿨라 행진 2일째 소식 나눔 도보순례 2일째 순례목적ᆢ기억과회개 순례방향ᆢ진도성당에서 해남 사교 마을까지(18km) 아침에 일어나 보니 (진도성당 여행자 숙소) 바나나랑 귤이 박스 채 배... file 홈지기 2015.07.21 1793
463 포르치운쿨라 행진 1일째 소식 나눔 포르치운쿨라 도보 순례단! 각 지방에서 모인 형제 자매들 20명(ofm4명포함)은 순례의 첫 시작을 팽목항에서 하기로 했다 슬픈 팽목항... 아이들... file 홈지기 2015.07.21 1551
462 포르치운쿨라 행진 15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구간거리ᆢ궁항 마을회관~ 덕산공소(20km) 이스라엘 광야 여정이 지금 우리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모압 벌판에서 가나안 땅을 바라보... 1 file 홈지기 2015.08.01 2119
461 포르치운쿨라 행진 14일째 소식 나눔 * 순례 대장 신부님의 훈시말씀 오늘로 도보 순례(14일째)입니다. 우리의 순례는 라베르나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제 성심원까지는 안병호 베드로 ... 1 file 홈지기 2015.07.31 1993
460 포르치운쿨라 행진 13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구간거리ᆢ화개장터~ 라베르나 수도원 도보순례 13일째다. 오늘은 라베르나 수도원에서 새신부님(김명겸 요한) 미사가 있어 일찍 출발 하기... 2 file 홈지기 2015.07.30 2117
459 포르치운쿨라 행진 12일째 소식 나눔 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순례구간ᆢ구례성당(산동공소)~ 화개장터(22.64km) 산동공소는 청정지역으로 산수유 고장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구경에 나서는... 1 file 홈지기 2015.07.29 194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