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0.05.19 04:16

곤즐박이 새 부부

조회 수 2536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샘물같은 평화

한 차례 새하얀 산벚꽃이 지나간 봄의 자리에
연초록 봄의 이야기도,
어느덧 짙푸러져만 가는 성거산의 모습!
쥐방구리 드나들 듯
유리 문을 여닫을 때마다,
곧바로 건너다 보이는 후원의 기와 담장에
알에서 깨어나온 곤즐박이 아기 5마리가
인기척만 나도 어미인 줄 아는지 입을 짝짝 벌리 곤 한다.

오랫만에 시원히 내리는 비를 대하면서
먹이를 구해야 하는 새 어미들이 심히 걱정스러워졌지만,
곧 나의 기우(忌憂)였을 뿐...
우중(雨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먹이를 물어 나르는
어미 새들의 부지런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 온다.

알에서 깨어 나온지 벌써 일주일이 넘어
며칠 후면 곧 날개짓을 할 새끼들이니,
그만큼 많은 먹이를 구해야 하는 어미들의 노고가
참으로 가상스럽기만 하다.

* * *

갑짜기 측은지심(惻隱之心)에 대한 회상이 떠오른다.
오래 전 산청, 성심원에서 잠깐 지낼 때였다.
카나리아 한 쌍을 길렀는 데,
어찌나 부지런하고 금슬이 좋던지
쉼없이 알을 낳아 깟고 새끼를 잘 길렀다.
같은 무렵 밖의 처마 밑엔 굴뚝 제비가 둥지를 틀어
새끼를 품고 있었지만,
뭔 연고인지 그 중에 한 마리를 자꾸만 밀쳐내어 땅바닥에
떨어뜨리곤 했으니,
오가는 길에 여러번 다시 둥지에 넣어주어도
어김없이 땅바닥에서 바둥거리는 불쌍한 새끼!

그래서 혹시나 하며 비숫한 또래의
카나리아 새끼들 틈에 넣어 주었다.
제 새끼가 아닌 카나리아 어미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제비 새끼는 배가 고파 바둥거리다 지쳐버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그런데 기적처럼 카나리아 어미는 제 새끼도 아닌
제비 새끼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버려졌던 굴뚝 제비 새끼는
카나리아 어미 품에 길러져 건강하게 잘 자랐다.

측은지심은,
만물의 영장인 사람 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교훈을...
회상처럼 잊혀지지 않는 카나리아 어미들!
  • 변마르타 2010.10.31 09:07
    동물도 자기 새끼도 아닌 것을 그리 잘 보살피는데.
    인간이...자기 새끼들도 제대로 못 보살피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요.
    저 역시도 아주 좋은 교육을 시켜주지 못한..
    제 기분에 좌우되어 자식들을 양육하던 젊은 시절이 떠 올라서
    조금은 아쉽던 마음이 들던 새벽이었는데 이런 글을 접하게 되네요. ㅎㅎ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관악산 이야기

  2. 관악산 둘레길의 사모곡(思母曲)

  3. 공존의 법칙

  4. 공감(共感) 이야기

  5. 곤즐박이 새 부부

  6. 고향이 서울이면서도 시골스럽게 자란 덕분에...

  7. 고향의 미루나무

  8. 고향마을 소묘

  9.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 비

  10. 겨울 새들아, 춥지않니!?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