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9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하필이면 추운 이맘 때면 어린 강아지를 곁에 두게 되는지...

쌓이는 눈이 좋아 강아지와 함께 밖엘 나가면,

강아지 발이 시려울까 무척이나 안스러워하던 어린 시절!

 

어릴 때부터 강아지를 무척 좋아해 할아버지가 가끔 구해다 주셨지만

그토록 애지중지하였어도 왜 그리 크기도 전에 죽어버렸는지...

그 시절엔 가가호호 쥐약을 많이 놓았던게 그 원인이었을 겝니다.

제대로 클때까지 키워본 적이 한번도 없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제 생애에 '진우'처럼 각별했던 개도 없을 겝니다.

'진우'는 예전에 성거산에서 3개월 동안 안식년을 지내면서 만났던 진도개이지요. 

오죽하면 제 엘범에 그 녀석의 사진이 2장이나- 사진 찍기를 몹시 싫어해 간신히 몰래 찍은- 끼어 있으니까요.

한들거리는 가을 코스모스가 핀 들녘에서 찰칵한...

 

손님이라도 와 산 넘어 '''진우'야,성지에 함께 가겠니?"하면,

눈치빠른 녀석은 꼬리를 치며 벌써 저만치 앞장서서 신나게 안내를 해 주던 녀석!

그 뜨거운 여름...밖에서 일이라도 할라치면 심심하다 함께 놀자고 자꾸만 부비대던 귀여운 놈!

아랫 동네 사나운 개 2마리가 올라 와 제가 키우던 염소를 물어뜯던 어느 날,

곁에서 구경만 하던 그 녀석이 하도 밉살스러워,

"주인이 되어 옆에서 구경만 하는 넌 도대체 뭐야!"하며 막 야단을 쳤더니

그만 풀이 죽어 며칠간 밥을 먹지 않아, 살살 달래고 달래어 겨우 먹게 하였던 일.

어쩌다 서울이라도 갈려고 나서면,

아무리 따라오지 못하게 하여도 저 아래 저수지까지는 꼭 배웅을 하고서야 돌아서던 녀석의 늠늠한 모습!

한밤중 싸우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 다음 날 밖엘 나가보면 덩치 큰 오소리를 잡아다가

보란 듯이 대로 한가운데다 척 놓아두곤 했지요.

하루는 마루 앞 햇볕 뜨거운 곳에서 혀를 내밀고 몹시 더워하는 모습을 보곤,

"아이고, 진우야!  저 뒷곁 시원한 곳을 놓아두고 무슨 청승인고?  이리 와 보련." 

그렇게 응달진 시원한 곳으로 데려갔더니, 이후로는 영락없이 그 곳에 터를 잡고 더위를 피했지요.  

 

무엇보다도 영민한 녀석의 동작을 보노라면...

함께 걷다가도 숲 속 어딘가에서 미세한 소리만 나도

정확한 지점이 어딘가를 알아내려 올린 한 발인 채 몸 동작은 물론 숨을 죽이고 있는 그 모습에서

녀석의 뛰어난 사냥 본능을 읽을 수가 있었구요.

 

함께 지냈던 3개월 후 성거산을 떠나는 바람에 진우와 헤어졌고,

안타깝게도 어느날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니, 아마도 못된 개장수가 약을 먹여 끌고간 것으로 추측.

3개월, 짧은 동안의 만남이었지만,

제 생애 잊을 수 없는 '진우'..!!!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8 가을아, 안녕! T 평화가 온 세상에... 곱게 차려입은 성거산의 가을, 마지막 단장이라도 하 듯 소소한 바람에도 샛노란 은행잎이 한껏 찬란한 춤사위로 한창이다. 가을이 어디 ... 2 2007.11.10 2151
477 각자가 걸어가는 걸어가는 길.. 걸어가는 길이 모두가 한 방향이더라도, 우리는 걸음걸이도 다르고, 지나치며 보는 것도 다릅니다. 걸어가면서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가치관의 우선 순위도 다르... 1 honorio 2006.02.18 2296
476 간밤 꿈에 초롱초롱한 수많은 별을 보았더이다 T 평화와 선. 눈을 떠보니 꿈. 어쩜 그리도 맑고 초롱초롱한 별들이 끝없이 펼쳐졌을꼬...? 예사롭지 않은 꿈을 꾸는 날엔 절로 기분이 좋아 모든 것이 잘 될 것 ... 2006.03.08 2648
475 간장과 계란 후라이 오랜만이다. 며칠이 된 밥에 계란 후라이와 중국시장에서 구입 한 중국제 사나이 간장(중국 연변쪽에서 수입 된 간장 상표)에 밥을 빕여먹는것이... 어릴 적 어머... 1 로제로 2008.11.17 2432
474 감기와 함께 여행을... T 평화/ 선 서원식과 회의가 있던 정동에서의 몇날, 첫날부터 얇은 이블 덕으로 홈빡 감기에 들고 말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콧물과 재채기,가벼운 기침... 그... 1 2007.01.22 2160
473 감사...!!! T 온 누리에 평화 성거산을 떠난 지 며칠 되었습니다. 제 마음과 가슴에 한아름 아름다움을 간직해 준 성거산! 못내 아쉬움에 앞서, 거기서 정들었던 자연 사물들... 5 김맛세오 2012.02.21 2580
472 감사해야 할 추억들 T 온누리에 평화가. 지난 17일, 내 영명 축일에 값진 편지 한 통을 받았다. 하기사 요즘엔 메일을 쉽게 주고 받는 세상이라 편지 따위는 어쩌면 구시대의 유물처... 2 2006.11.24 2183
471 강 따라 걸으면서...(2) T 평화와 자비 비가 오는 창 밖을 물끄럼히 내다보노라니 떨어지는 낙숫물처럼 상큼하게 떠오르는 가까운 추억들...  며칠 전 저희 5명의 형제들이 걸었던 ... 김맛세오 2016.05.03 1452
470 강화도 글라라회 수녀님들 T 평화/ 선 배요셉 신부님과 약속이 되어 4년 만에 간 강화도 창후리 길은, 이미 벚꽃 따위가 다 저버린 서울과는 달리 지나는 곳마다 개나리며 진달래, 벚꽃이 ... 김맛세오 2012.04.25 2895
469 강화도 글라라회 수녀님들 T 평화/ 선 배요셉 신부님과 약속이 되어 4년 만에 간 강화도 창후리 길은, 이미 벚꽃 따위가 다 저버린 서울과는 달리 지나는 곳마다 개나리며 진달래, 벚꽃이 ... 김맛세오 2012.04.25 2730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