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28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T 평화를 빌며.

어제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웬 낯선 조그만 강아지 한마리가 주인도 없는 집에
혼자 집을 차지하고 있다.
외눈박이 점에다 삐쩍 마르고 뻐덩니를 드러낸 녀석의 몰골에서
이쁜 구석이라곤 한군데도 찾아 볼 수 없지만,
워낙 강아지를 좋아하는 나는 이 적막 산중을 찾아 준 손님이라 생각하니 반갑기도 했고, 넘 불쌍하게 보인 행색에
먼저 먹을 것부터 주었다.
굶주렸는지 허겁지겁 게 눈 감추 듯 싹 먹어 치웠다.

"화요일, 찾아 갈 것임'이라 써 놓은 칠판 글씨를 보니,
필시 세라.. 형제의 아는 분이 맡겨놓은 강아지인가 보다.

그런데 처음엔 짖지도 않고 끽 소리도 없어
벙어리인줄 만 알았는데,
웬걸 기운을 차렸는지, 걸핏하면 짖어대는 게
일하느라 조금만 멀어져도 가지 말라고 짖어대고
부스럭 소리만 나도 짖으니,
벌써 하루만에 이 녀석은 주인 반열에 오른게라
온통 조용했던 산야를 시끄럽게 뒤흔들어 대고 있다.
내일 모레면 찾아 갈 강아지이게 망정이지
오래오래 함께 지내다간
성거산 야생 친구들의 귀에 혼란이 오겠다.

아무튼 못생긴 나그네 강아지야,
며칠 네가 함께 있는 동안
쫌은 부산스럽겠지만, 좀 더 좋은 주인 곁으로 가서
사랑 많이 받고 편히 지내렴.
너를 보니,옛적에 몇 달 같이 지냈던
'진우'(진도개 이름)가 생각난다.
그녀석은 사냥의 귀재여서 성거산 동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단다.
걸핏하면 큰 덩치의 오소리를 잡아다가 큰 길가에
버려두질 않나, 숲 속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어찌나 민감했던지,
날짐승 조차도 얼씬도 할 수가 없었다.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별난 식성에 나처럼 된장이면 빠져죽을 정도였지. 나무 숲 속에서 일하는 날 찾아와 심심하다 비벼대던 그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산 속 친구들이 놀라지 않게,
있는동안 조용조용 지내면 좋겠다.
참 못생긴 너지만,
짧은 만남 긴 여운이 함께 하겠지.
청정 공기도 실컷 마셔두렴.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8 <공지> 생활단상 게시판 사용 이곳은 생활 단상 게시판입니다. 이름은 거창하나, 특별한 목적을 지닌 게시판은 아닙니다.^^ 생활 속에서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이곳에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 ... 관리형제 2006.01.19 4556
487 <서로 사랑하여라> &lt;서로 사랑하여라&gt;&quot;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quot;(요한 15,12). 탓 없이 억울하게 십자가에서 처형 당하신 그리스도! 죄가 없으면서도 한... 고파울로 2024.05.05 62
486 <재의 수요일> &lt;재의 수요일&gt;&quot;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quot;(2,13).          1이마에 재를 받으며마음에도 받는다.부드럽고 고운 재를 얹으며말씀의 재로내 마음의 바리사이... 고파울로 2024.02.14 94
485 T 평화와 선 「평화와 선'에 관하여...」  엄격한 규율에 맞추어 십자가를 따르는 기존의 오래 된 엄격한 수도회의 수도자들에 비해, 형제애를 바탕으로 십자가의 삶을 살았던... 김맛세오 2020.10.04 1012
484 [re] 깊어가는 가을 산 http://blog.daum.net/god-nim맛세오 수사님, 저는 수사님께서 제가 정동회관에서 결혼할 때 사회를 봐 주셨던 사람입니다. 벌써 28 년이란 세월이 흘렀군요. 그 ... 아녜스 2009.10.24 1685
483 가슴 저미게 하는 이 가을!!! T 평화/선 샛노란 국화가 성거산의 가을을 알리는 신호탄인 양, 선배님들 묘지엔 구절초와 용담이 내일이면 꽃망울을 터뜨릴 새라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는 시간... 3 2009.09.16 2281
482 가슴으로 키우는 '보나' T 평화가 함께...   보통 평범하다고 하는 만남이나 이야기들이 저에겐 늘 범상치 않은 내용으로 다가 오니, 아마도 그만큼 매사 민감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1 김맛세오 2013.08.27 2443
481 가을 야생화- 용담(龍膽) T 평화가 하늘처럼. 며칠 전까지 선배님들 무덤가에 구절초가 물결처럼 피어나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구절초도 여러 종류려니- 예 피어난 구절초를 내 나름대로 '... 2007.10.12 2427
480 가을 하늘과 구름 T 온 누리에 평화 조석으로 선선하니 완연한 가을입니다. 간밤에 쏟아진 비로 덕수궁 돌담길에 떨어진 무수한 은행들을 보니 어김없는 결실의 계절임을.... 김맛세오 2012.10.24 3014
479 가을...! T 온 누리에 평화 휘영청 달이 무척 밝은 걸 보니 '한가위' 명절이 지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나 보다. 저렇듯 온 누리에 형광등처럼 달 빛이 밝은 날 밤에는, 한... 3 2010.10.23 2584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