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0.06.08 15:26

"나, 가요!"

조회 수 22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누리에 평화가...

얼마 전 산청에서 일주일 연피정이 있었다.
오랫만에 흐르는 경호강을 대하니
그렇듯 흐르는 시퍼런 물만큼이나 세월의 깊고 긴 이야기들이
무심히 흐르는 듯 하면서도 감회가 새로와짐은 왠 일일까
.
분다 할머니 수녀님이나 안나 수녀님이라도 계셨으면
오랜만에 얼마나 반가와 하셨을꼬.
하지만 요양원엘 노크해 보니 면식이 있는 '마리나' 할머니가
"누구고?" 하시며 보진 못하시지만 음성을 감지라도 하시 듯
연신 귀를 기울이신다.
"저, 모르시겠어요?"하며 꼬옥 안아 드리니,
넘 송구스러워 어쩔줄을 몰라 하시며 반기신다.

마을 중앙의 옛 성당 바로 옆엔 그동안 영면하신
나환우 분들의 납골묘가 있다.
매일 새벽 5시경이면,
의례히 한 할머니가 휠체어에 몸을 실으시며
기도를 하시고 헌화도 하시는 걸 보면,
아마도 짝이신 할아버지를 그곳에 모셨나보다.
새벽의 일상을 다 마치시고는 늘상 하시는 인사-
"나, 가요!"
살아계신 할아버지를 대하듯
그 한 마디 인사는 온 생애를 함축이라도 하듯,
손 다리가 뭉글어진 할머니일지언정
사랑과 정이 담뿍 담긴
흐르는 저 경호강 만큼이나
잊을 수 없는 길고 깊은 사연이리...

"나, 가요!"
할머니의 이 한 마디 매일의 인사는
삶과 죽음이 하나가 되는 친밀함과 통교의 장.
'마음이 깨끗한 이는 복되리니, 하늘 나라가 그의 것...'
할아버지에 대한 저 그리움이야말로,
깨끗한 할머니의 순수한 천국이 아니겠는가.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 게으름의 변명 T 평화를 빌며... 혼인이 많은 주말이면 늘상 수도원 정원으로 와 2-3일씩 묵어가는 행려자가 있습니다. 30대 중반쯤으로 겉보기엔 체격이 아주 건장해 보이는 사... 김맛세오 2012.06.27 3810
7 할아버지의 손자 사랑 T 온 누리에 평화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10여년을 살았던 흑석동보다는 초교 3학년 까지의 어린 시절을 보낸 지금의 '현충원' 자리를 단연 내 고향이라 하겠... 김맛세오 2012.07.03 3853
6 예루살렘의 안베다 신부님 T 평화를 빌며. 예루살렘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안신부님! 매년 부활과 성탄 즈음엔 카드를 보내드렸고 또 신부님께서도 저를 위해 특별히 미사 ... 1 김맛세오 2012.12.15 3901
5 소철 이야기 T 평화/ 선 제 방 창가엔 '사랑초'와 '(종류 이름?)키작은 란', 그리고 작은 '소철'- 세 종류가 있어 모두가 키우기에 그리 까다롭지 않답니다. 세 종... 김맛세오 2013.03.25 3914
4 상호적 관계 T 평화/ 선 제 방엔 늘 작은 화분의 꽃이 있어 그 자라고 피고지는 화초에 자연스레 물을 주고 때로는 거름을 주기도 하며 수시로 사람에게처럼 대화를 ... 김맛세오 2013.01.02 3951
3 너무 늦은 밤, 혹은 이른 새벽에 너무 늦은 밤, 혹은 이른 새벽에 시간을 보고 자야겠다 싶었습니다. 항상 다음 날이 걱정이기에 해야 할 의무처럼 침대에 누워 스피노자의 사과나무처럼 자명종을... 1 honorio 2006.01.23 4082
2 한사랑공동체 윤석찬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신문기사 평화와 선 행려자를 위하여 봉사하고 있는 작은형제회 윤석찬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기사를 나눕니다. 기사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file 홈지기 2013.01.30 4459
1 <공지> 생활단상 게시판 사용 이곳은 생활 단상 게시판입니다. 이름은 거창하나, 특별한 목적을 지닌 게시판은 아닙니다.^^ 생활 속에서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이곳에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 ... 관리형제 2006.01.19 455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