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순례 2일째
순례목적ᆢ기억과회개
순례방향ᆢ진도성당에서 해남 사교 마을까지(18km)
아침에 일어나 보니 (진도성당 여행자 숙소) 바나나랑 귤이 박스 채 배달 되어 있었다. 우리는 그저 성당에서 아이들 캠프 가나보다 했었는데 글쎄 일행 중 정정님(아네스) 사돈께서 하루종일 먹고도 남을 만큼의 찰밥이랑 과일을 그 이른 아침에 가져온 것이다. 거기다가 아침대접까지 하시겠단다.
(강론)
부러진 갈대도 꺾지 않으신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부모님과도 같으십니다. 자식이 아무리 속을 썩인다 할지라도 부모님께서는 내치지않으시지요.
자연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은 아무도 차별하지 않고 품어주니까요. 내 안에서 혼란이 일고 판단이 생길 때면 그 현상을 가만히 바라보세요.
그럼 고요가 파괴되지 않습니다. 그냥 바라보세요.
도보순례 그 둘째날을 시작하며 구호를 외친다.
신부님ᆢ하느님의 이름으로
순례자ᆢ행진
점심시간이다. 어제는 서로가 양보하다 보니 배부르게 먹고도 남았지만 오늘은 정말 하느님의 천사가 보내주신 음식들로 배부르게 먹고도 열 두 광주리가 남았다. 그 유명한 우수영 울둘목에서 우리 일행은 느긋히 점심을 즐기고 있다. 40도가 넘는 콘크리트 지열로 숨이 턱에까지 올라왔는데 마침 순례 대장께서 한낮의 땡볕을 피해 쉬어가자신다. 야호! 울둘목 바람이 어찌나 시원한지 천국인가 싶었다.
이틀을 걷고 보니 발에 물집이 생겼다. 원 베드로 수사님께서 즉시 진료소를 차리시어 수술로 들어가셨다. 수술도구는 실하고 바늘 그리고 알콜솜... 물집 환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진료소 앞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우리는 수련 동기
우수영 성당 신부님께서 저희 순례자들을 위해 고당 공소를 사용하도록 허락해주셨다
영화배우처럼 잘 생기신 신부님과 수녀님들 그리고 신자분들이 친히 찾아오시어 이렇게 반겨주시다니 정말 감동이다
치킨이랑 캔맥주를 사들고...
오늘은 들어온 음식이 너무 많아 탁발을 하고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남기면 상하니까~^^
(나눔)
1. 최남숙 요셉피나
첫 날 너무 배가 고팠다. 어지럽고 현기증이났다. 갑상선이 있어 심장이 터질것 같았다. 굶는다는 게 겁이났다. 그래서 회계 자매한테 의논도 없이
빵을 사왔다. 하느님께 맡기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온 내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 이제는 하느님께 모든걸 맡기고 살아가고 싶다.
2. 곽영란 마리아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여기에왔는가?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면서 참여하게 되었다. 걸으면서 만나는 공기 들꽃을 보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충만함을 느낀다.
3. 이영옥 데레사
오기 전 부터 몸 상태가 좋지않았다. 병원에 갔더니 퇴행성 관절이란다. 그래도 참여하기로 했다. 일단 하루만 잘 해보자 했는데. 어제 하루를 무사히 마치다니 기적 같았다. 너무 힘이나고 용기가 난다. 좋은 자리 마련해 주심에 하느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