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04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만물의 근원이 불'이라고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기원 전 6-5세기경)가 주장했다던가요.

아마도 지구가 태양이라는 불과 함께 약 46억년 전에 태어났고, 인류가 있어 온 후 불에 대한 효용성을 두고

그렇게 간파한 것은 어쩌면 지당한 결과라고 여겨집니다.

 

예전에 접한 것중에 '배화교'라는 종교가 생각납니다.

불과 태양과 별을 신으로 숭상한 '조로아스터교'라고도 한 이 종교는 1,300년이라는 오랜 세월(고대 페르시아- 이슬람교-

중국 선교에까지)을 두고 융성했었다는 것을...

 

위의 예가 아니더라도 불의 효용성은 원시 인류에서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삶과 불과분의 관계에 있어, 늘 형이상학적인

기쁨과 더불어 하루라도 불 없이는 살아가지 못합니다. 삶고 볶고 튀기거나 조리며 덖거나 찌고 굽거나 데치며 지지고 끓임,

데침, ...등 불과 관련된 조리만 하더라도 얼마나 다양한지요.

 

'불'과 관련되어, 저는 의례이 '동재기' 어린 시절의 할머니가 떠오릅니다.

부엌엔 커다란 솥단지가 서너개 있어, 밥을 할때면 광에 잔뜩 쌓여진 나무로 아궁이에 불을 지피시던 할머니!

그림자처럼 할머니를 따라다닌 저는 "할머니, 제가 불 땔께요."하며 도우미로 나서 곤 했지요.

그런데 부지깽이 들을 때마다 매쾌한 연기로 코눈 바꿔 뜰새없이 온통 눈물을 흠쳐야 했던 기억!

아궁이 속에서 활활 타오르던 불꽃과 그 화덕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어린 소년의 자화상이 연기 속에

아련히 떠오릅니다.

어쩌면 그 불꽃은 우주 창생에서 태양계 탄생까지 연이어 가능케 한 원초의 불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감지하게 됩니다.

 

그렇듯 나무로 불을 지펴 지은 솥단지 밥- 그 시절의 쌀밥은 고실고실하니 제 생애 단연 최상의 꿀맛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지요.

세월에 따른 숱하게 거듭된 쌀 종자의 변형 탓도 있겠지만, 맛과 질에 있어서 요즘의 쌀밥맛은 할머니가 지어주신 그 때의

맛을 전혀 따라잡을 수가 없다고 감히 단언합니다.

그리고 뜸드릴 때 앉혀놓는 할머니 특유의 계란 찜은 그 어느 요리와도 비견할 수 없는 단연 최고의 맛!

식구들이 계란찜을 다 먹은 후 남은 것에 밥을 비벼먹는 것도 항상 할머니가 허락해 주신 나 만의 일품!

 

불은 이렇듯 할머니와 함께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뜻하고 평화로운 나의 형제!

그리운 할머니의 손길을 거친 따끈따끈한 아랫목처럼 세상의 온기를 한아름 안고 옛 이야기를 꽃피우는 고향 자매!

특히 추운 겨울이면, 온 식구들의 평온한 안식처가 되어 준 사랑의 근원!

 

온갖 피조물을 하느님 찬미에로 초대한 그 유명한 성 프란치스코의 '태양의 노래'에서

심금을 울리는 불에 관한 귀절을 떠올려 봅니다.

 

"내 주님! 당신의 모든 피조물 그 중에도,

언니 햇님에게서 찬미받으소서.

그로 해 낮이 되고 그로써 당신이 우리를 비추시는,

그 아름다운 몸 장엄한 광채에 번쩍거리며,

당신의 보람을 지니나이다, 지존이시여!

 

아리고 재롱피고 힘세고 용감한 언니 불의 찬미함을

내 주님 찬미를 받으옵소서.

그로써 당신은 밤을 밝혀 주시나이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8 성거산 피정집에서... 그대는 아침부터 시름없이 내리는, 저 처마밑 낙슷물 소리를 듣는가? 어릴적, 역시 오늘처럼 내리던 빗소리에 귀기울이던 동지기 시절이 생각나고, 이승이 아무리... 김맛세오 2020.09.04 789
487 영지버섯 그리고 야생란에 대한 오랜 추억 T 온 누리에 평화를 빌며... "아이고마, 기여코 고 예쁜 영지버섯을 뉜가 캐어가고 말았네!" 뭔 말인고 하면, 내가 자주 산책을 가는 경희궁 내에 웬 작은 영지버... 김맛세오 2020.08.25 727
486 작음에서 느끼는 기쁨 온 누리에 평화 하루의 일과 중에 느끼는 기쁨은 얼마나 될까?  하기사 기쁨을 양적으로 느낄 수는 없는 법이지만, 자주 의식만 한다면 나의 기쁨은 깨알처럼 많... 김맛세오 2020.08.10 706
485 참으로 감사드릴 은총의 봉사 T 평화와 선 작년 3월부터였으니, 주민셴터 주변에 담배 꽁초 줍기나 잡다한 쓰레기를 청소해 온지도 1년 3개월째 지나고 있다. 흔히들 65세 이상의 고령이 되면,... 김맛세오 2020.06.10 765
484 최근에 내게, '세상에 이런 일이...' T 평화와 선 요즘엔 오랜 기간 볼 기회가 없는 T.V의 프로그램중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프로를 꽤나 선호해 시청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내 최근 내 신상에 ... 김맛세오 2020.03.29 834
483 복에 겨운 소원 T 평화가 온 누리에‥ 이 겨울, 거의 눈 보기가 힘들어 못보나싶더니어제 제법 많은 함박눈이 내렸다. 물론 서울 중심지에 자리한 정동엔 좀 높은 기온이어선지, ... 김맛세오 2020.02.17 865
482 정동의 작은 정원 평화와 선 꼭 11개월의 평창동 생활을 접고 다시 정동으로 돌아왔다. 리모델링 공사가 깔끔히 마무리되지않은 채 입주하니, 모든 게 어수선! 허나 감사할 일이, ... 1 김맛세오 2020.02.12 868
481 상선사란 절을 향해 걸었던‥ 성탄날 낮. 북한산 비봉 아래에 위치한 상선사를 향하여 걸었죠. 지난 봄, 한창 벚꽃이 만개할 무렵에 갔던 곳이고 아기자기한 비구니 사찰. 수도원에서부터 꼭 7... 김맛세오 2019.12.27 786
480 상선사란 절을 향해 걸었던‥ 성탄날 낮. 북한산 비봉 아래에 위치한 상선사를 향하여 걸었죠. 지난 봄, 한창 벚꽃이 만개할 무렵에 갔던 곳이고 아기자기한 비구니 사찰. 수도원에서부터 꼭 7... 김맛세오 2019.12.27 745
479 평창동 수도원에서의 생활 T 평화와 선 평창동 수도원은 북한산, 보현봉 자락에 위치하여 정동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공기가 맑아 좋은 곳이다. 한가지 예로서- 정동에서 지냈을 땐, 수도... 김맛세오 2019.12.11 111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