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신비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마르 10,8).
1
생식 기관으로 또렷하게 표출되고
새 생명의 산출을 통해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하게
그 기능을 발휘하는 성(性, sex)은
너무도 오묘해서
그 신비로움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을 것이다.
잉태되는 순간 성이 결정되고
그 순간부터 결정된 성에 따라 몸이 발달되며
근육이나 골격, 체모, 외형이 성장할 뿐만 아니라
여기에 맞추어 느낌과 정서 또한 형성되니,
성은 인간의 정체성을 전인격적으로 현시하는 그 무엇이리
DNA 같은, 현대의 첨단 과학으로도 규명되지 않는
정교하고 심오하기 이를 데 없는 신비로 가득 찬,
정자와 난자를 생산하는 인간의 생식 기관은
거대한 우주의 신비가 요약되어 있는 지성소 아닐까!
감미로운 사랑 안에서
지성소와 지성소가 입을 맞추며
날카로운 전율을 일으킨다.
천지가 요동치고
우주가 황홀하게 멈춘다.
아모르(amor)의 신비이다.
2
관상 체조를 하니, 온 몸에 아모르의 신비가
은은하고 감미롭게 흐른다.
온 몸이
신비의 씨앗을 생산하는 고환이 되고
발기를 통해 그 씨앗을 우주에 흩뿌리는 성기가 된다.
온 몸이 우주로 팽창하며
드넓은 초월의 신비와 아모르를 유희한다.
나의 온 존재가 신비의 지성소가 되고
지성소의 지성소와 하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