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3.10.21 10:12

동창 녀석!

조회 수 219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가 그대와 함께

 

요즘 가을 밤 하늘엔 별꽃이 쏟아져 내려오 듯 가득 피어

매일 새벽 하늘을 올려다 보는 즐거움 또한 일상의 여간한 기쁨 중에 하나가 아니랍니다.

그리고 꽃들 만이 꽃이 아니란 걸 실감하면서 새벽마다 실컷 '별꽃'을 감상하는 겁니다.

그토록 무덥고 오래이련 듯 여름을 뒤로하고,

서울 하늘이 저토록 맑고 높다니!...'오염'이라든가 '공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가을은 분명 가을인가 봅니다.

 

어쩌면 저 하늘의 수많은 별들도 저절로 생겼다는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으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하느님이 지어주신 생명(生命)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가 봅니다.

별꽃 생명들이 저토록 드높은 밤하늘에 수없이 맺혀있으니,

광대무변의 하늘에 날벼락이 아닌 하느님이 수놓으신 꽃들이니 더없이 소중할 밖에요.

 

최근 저는 강릉에서의 지역회의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가까운 '오색'에서 암투병중에 있는 초교 동창을 만나고 왔지요.

위 제목에 느낌표를 곁들인 바로 그 이유랍니다.

녀석은 벌써 1-2년 전부터 임파선 암으로 투병을 하면서도

건강할 때의 평소처럼 잘 먹고 잘 다니고...그래서 아내와 함께 전국 100산을 누비노라 자신있게 지내왔답니다.

그러나 최근 암근이 여러 곳으로 전이가 되어 그동안의 모든 걸 접어두고 자연치유할 요량으로

공기좋은 '오색'에서 민박을 하고 있는 거랍니다.

 

함께 짧은 등산을 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녀석은 '자유 여행가이자 공적으로 등단한 문인'으로서 그동안의 삶과 자신의 현처지에 대하여

아직 아버지가 건강하심에도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신심이 투터운 가톨릭 집 안에서 지내 온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 우리는 '생명(生命)'에 관한 많은 얘기를 나누었죠.

헤일수 없는 별꽃들이 밤하늘을 수놓는 것은 아마도 어떤 의지가 있어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신앙이 없는 분들은 그냥 '자연현상'으로 돌리겠지만,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우주 한 귀퉁이에 먼지처럼 던져진 생명이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상상을 초월한 넓은 우주의 별에 비하면

태양이나 지구조차도 그에 비하면 창해일속(蒼海一粟: 바다 속 조알갱이)에 불과할 뿐,

우리의 생명 또한 그렇게 세상에 태어난 먼지이면서도 숨이 불어넣어진 신비한 존재이니까요.

생명(生命)에 대한 존귀함을 깊이 생각해 보면,

'살아있는 명줄'을 뉜들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지요.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생명이기에, 그동안 이 세상에 살아 온 것 만으로도 감사할 따름,

더도 덜도 늘이거나 줄일 게재가 아니리라 봅니다.

 

뻐스에 몸을 실려 오면서, 아니 지금까지 내내 기도 중에 잊혀지지않는 그 녀석!

한 순간이라도 살아있다는 고마움에 그저 감사드려야 할 생명일 밖에요.

영원히 스러지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다시금 영원한 생명으로 태어날 그 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 세상 소풍을 왔던 것"에 지극히 감사드리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고향의 미루나무

    T 평화/ 선   전에 얼핏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내 고향 '동지기'(현 동작동 현충원 자리)엘 가면 공작의 날개 형상으로 펼쳐진 지형 전체의 한가운데로 흐르는 작은 냇물이 있습니다. 현충원이 자리잡은 이후로 '현충천'이라 부르게 되었지만, 원래의 ...
    Date2014.05.13 By김맛세오 Reply0 Views1938
    Read More
  2. No Image

    하이얀 목련(木蓮)

    T 온 누리에 평화 봄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어제 오늘 거리에 비가 내리듯 이 가슴, 아니 우리 모두의 가슴마다 슬픔이 내린다. 불과 얼마 전 따스했던 봄날, 앵글에 유난히도 눈부시게 잡혔던 새하얀 목련이 바로 너희들일 줄이야!!! 여리디 여린 봄잎들...
    Date2014.04.28 By김맛세오 Reply0 Views1382
    Read More
  3. No Image

    뉘 종지기를 하랴!

    T 평화가 온 누리에...   얼마 전, 사순시기를 깃점으로 각자가 맡고있는 직책에 작은 변동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1년여 '종지기'라는 직분을 저희들 수호자(* 원장: 이 명칭이 자못 권위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서)가 형제가 맡아 왔었지요. 아마도 지금까...
    Date2014.04.01 By김맛세오 Reply2 Views2103
    Read More
  4. No Image

    내 인생의 네 잎 클로바

    T 평화/ 선   예기치 않게 얻어진 것을 일컬어 '행운'이라고들 하지요. 그러나 알고보면 그 행운의 밑바탕엔 하느님 안배하심이 깔려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세월을 거슬러 1985년 5월의 까마득한 기억을 되살려 봅니다. 저는 그 때 이태리, 아씨...
    Date2014.03.23 By김맛세오 Reply0 Views2445
    Read More
  5. No Image

    봄은 봄이로고!

     T 평화가 온 누리에   앞 건물, 교육회관에 증축 및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되어 가는 중이라 가히 어지럽기 짝이 없는 요즘의 주변이랍니다. 가뜩이나 한겨울을 나느라 황량해진 정원에 폐기물 자재들이 쌓이고 널려있어 볼 때마다 심란해지는 마음을 ...
    Date2014.03.10 By김맛세오 Reply0 Views1967
    Read More
  6. No Image

    내 고향, 구(舊)교우촌

    T 평화와 선     「기도를 굶으면 밥을 굶겨라」는 마르가리타 지기님의 글을 대하면서 늘 잊혀지지 않던 옛 고향의 정황이 그림처럼 그려집니다.    가끔 그 동네가 자리했던 (현 현충원 자리) 공작봉 오른 쪽 날개에 해당하는 곳엘 가보면 마치 새벽 ...
    Date2014.02.24 By김맛세오 Reply2 Views2229
    Read More
  7. No Image

    첫 순례(예루살렘)에서 생긴 일

    T 온 누리에 평화   공부하던 도중 1986년도 여름방학이었습니다. 상주 학생들은 거개가 다 경험을 쌓기 위하여 다른 지방이나 나라로 파견되는 게 관례였죠. 외국인인 저는 혼자 수도원에 남아 있을 수가 없어 예루살렘으로 순례를 가기로 맘 먹었답니...
    Date2014.02.17 By김맛세오 Reply1 Views2393
    Read More
  8. No Image

    기적이 아닌 기적 이야기

    T 평화와 선   제목부터가 웬 묘한 뉴앙스를 풍긴다구요? "기적이면 기적인 게지, 아닌 기적은 또 뭐람."...!?   그러게요! 그러니까 꼭 9년 전 뜨거운 한여름이었네요. '안식년'을 지내던 그 해에, 롱아일랜드에 이민가서 사시는 막네 숙모(부)님...
    Date2014.02.11 By김맛세오 Reply0 Views2371
    Read More
  9. No Image

    미루나무 위, 맴돌던 '솔개'를 떠올리며...

    T 온 누리에 평화   얼마 전 현충원에 갔다가 7,80십년 고령의 미루나무 위 창공을 배회하던 늠늠하고 평화로운 '솔개'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제 어릴적에도 솔개는 그렇게 같은 모습으로 고향 산하를 누볐지요. 닭이나 병아리를 채어가기 ...
    Date2014.01.23 By김맛세오 Reply0 Views2082
    Read More
  10. No Image

    하느님의 촌지(寸志)

    T 평화와 선   원래 ‘촌지(寸志)’라 함은,「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주는 작은 선물(돈)」의 뜻이 담겨있는 좋은 말이지만, 오늘에 와서는 뇌물의 성격에 가까운 부정적인 의미로 희석되어 쓰여지는 감이 없지 않지요.   그런데도 느닷없이 저의 뇌리...
    Date2014.01.20 By김맛세오 Reply0 Views198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